엔화 초강세 진정…원·달러 환율 영향은 ?
엔화 초강세 진정…원·달러 환율 영향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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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서지희 기자] 초강세를 보였던 엔화가 주요7개국(G7)의 공동개입으로 약세로 전환했다. 일본 지진사태 여파로 엔·달러가 한 때 76엔 까지 하락(엔화 가치 상승)하며 부각됐던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심리도 한 풀꺾였다.

◆ 엔화가치 하락…원화 강세로 이어지나

G7은 18일 긴급화상회의를 열고 일본 외환시장을 주시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과도한 외환시장 변동성과 무질서한 환율 움직임은 경제와 금융시장의 안정을 해칠 수 있다는 게 공조 개입의 배경이었다.

이후 엔화는 강세에서 벗어났고, 전날 뉴욕외환시장에서 78.89엔까지 내렸갔던 엔·달러는 81엔 대까지 올랐다.

같은 날 원·달러 환율도 하락전환하며 1120원 대로 내려 앉았다. 일본 사태 이후 지난 17일 장중 1144원까지 고점을 올렸던 점을 고려할 때 예전 레벨로 되돌아간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 전문가들은 G7의 공동개입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심리가 완화된 만큼 원·달러 환율이 하락압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한다.

환율 급등이 실수요가 아닌 일본 사태에 대한 막연한 불안심리가 주요인이었던 만큼, 시장의 심리가 안정화되면 원화가치 상승 분위기가 조성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조재성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엔·달러가 급락하면서) 일본이 해외에 가지고 있던 자산을 매각해 본국으로 가지고 올 경우 금융시장이 흔들릴 것이라는 우려감이 있었다"며 "이러한 불안심리가 사라지면서 시장이 안정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원·달러 환율이 하락압력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오석태 SC제일은행 이코노미스트도 "G7의 공조가 엔화 강세에 대한 개입이지 달러화에 대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원·달러 환율에 미치는 여파가 직접적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나, 글로벌 시장이 심리적으로 안정을 되찾은 점이 원화가치 상승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용준 국제금융센터 부장은 "G7 개입이 엔화를 비롯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며 "시장이 안정화되면 상대적으로 양호한 경제 펀더멘털을 가지고 있는 원화는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 엔화 초강세 또 오나 ?

G7의 공동개입으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안정을 찾았지만, 엔화 강세 재부각 가능성은 전혀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현재 실질적인 엔화 역송금이 시작되지 않았을 뿐더러 일본 원전 관련 피해규모가 확산될 경우 엔화가 강세로 다시 전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G7의 개입이 버티고 있기 때문에 최근과 같은 엔·달러 환율 급락세는 억제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조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엔화강세는 실질적인 수요로 인한 것이 아니라 고베지진 학습효과로 인한 영향이 컸다"며 "장기적으로 일본이 추가 피해 없이 복구를 시작한다면 경제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되살아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 이코노미스트는 "G7이 공조개입을 결정한 것은 그 만큼 일본 상황이 급박하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라며 "역송금도 있지만 문제는 투기자본인데 G7이 개입한 상황에서 투기자본이 나올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 부장은 "일본사태가 없었더라도 3월은 회계연도로 엔화가 강세를 보이는 시기인데, 일본사태가 나면서 엔화가 더욱 강세를 나타낸 측면이 있다"며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결된 것도 아니고, 투기적인 심리가 꺾였다고 볼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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