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대지진] '재난의 역설' 韓증시도 통할까?
[日 대지진] '재난의 역설' 韓증시도 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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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 강세ㆍ유가 하락 전망에 美 다우지수 상승
투자심리 위축 '복병'…"글로벌 경기흐름 더 중요"

[서울파이낸스 강현창기자] 일본 동부 해안가를 초토화 시킨 대지진이 국내 증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아직 정확한 피해 집계가 어렵다는 상황을 전제한 뒤 이번 일본 지진이 글로벌 증시의 추세를 바꾸는 대형악재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일본에서 발생한 대지진이 한국 증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놓고 시장 안팎에서 손익계산이 조심스럽게 이뤄지고 있다. 이른바 '재난의 역설'에 근거해 한국증시 전망도 긍정론이 우세하다.

유럽 재정위기, 중동 정정불안에 이어 글로벌 불안 요인이 추가됐다는 점에서 부정론이 나오기도 하지만 대지진 직후 엔화와 유가 움직임을 보면 증시 전반에 긍정적인 효과가 예상된다는 관측이다.

오히려 일본 지진보다는 국제유가 및 유럽 제정위기, 미국의 통화정책 등과 같은 글로벌 경기 전반의 흐름이 더 중요하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다만,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은 고려해야할 변수라는 지적이다.

현대증권 배성영 연구원은 "이번 지진으로 올해 일본GDP가 1% 정도 하락할 것으로 보이지만 일본 경제의 글로벌 경기 성장 기여도가 크지 않다"며 "주식시장은 천재지변에 따른 재산피해보다는 경제 시스템의 중단여부인데 아직 지진으로 인해 일본 경제 시스템 중단 움직임은 없다"고 분석했다.

이어 "오히려 피해 복구 및 재건 과정에서의 경비 부양 효과로 하반기 이후 일본GDP 성장이 빨라진 수도 있다"며 "이런 이유로 주말 미국 증시는 오히려 상승 마감하는 흐름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실제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59.79포인트(0.5%) 상승한 1만2044.40에 마감했고 S&P500지수와 나스닥종합지수도 각각 0.71%와 0.54% 올랐다.

일본 주식시장은 당분간 약세가 불가피하고 국내 증시도 전반적인 강세를 실현하기에는 어려운 형편이지만 일본의 석유화학, 철강, 자동차, 전기전자 공장이 피해를 본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 이와 경쟁하는 국내 업체들이 일시적인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 김재중 연구원은 "이번 지진으로 일본 정유시설의 가동차질이 심각한 수준인 반면 석유화학설비 피해는 미미해 보인다"며 "SK이노베이션, S-Oil, GS칼텍스 등 국내 정유회사들이 일본 원전 및 정유공장 가동 중지의 수혜를 입을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반면 PTA업체와 필름업체, 도료 및 파생 화학제품 제조업체 등은 원가부담 증가로 단기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받겠다"고 말했다.

이창목 연구원은 "아시아 지역에 고급 철강재를 공급하던 일본 업체들이 생산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며 "또 복구 시 많은 양의 철강재가 소요돼 철광석, 원료탄 등 원료가격 하락으로 이를 사용하는 국내 업체들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자동차 산업도 국내 업체들의 반사이익이 기대되고 있다. 도요타와 혼다, 닛산 등 일본 완성차 업체들 대부분이 생산중단 사태를 맞았기 때문이다.

우리투자증권 조수홍 연구원은 "지난해 도요타의 대규모 리콜 파문 이후 일본 자동차 기업은 미국 시장에서 소비자 신뢰도 하락 및 인센티브 확대에 따른 중고차 가치 하락 등 악재가 겹쳐있던 상황이었다"며 "이번 지진으로 향후 손실규모 확대 가능성을 고려할 때 일본 자동차업체들의 경쟁력 회복에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에 따라 글로벌 시장에서 일본 자동차 기업과 경쟁관계에 있는 한국을 포함한 경쟁 기업의 반사이익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호텔과 레저업체들도 수혜를 볼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신영증권 한승호 연구원은 "호텔과 카지노 업체들은 중국인 관광객을 두고 일본과 경쟁하던 경합관계였다"며 "여진과 방사능 누출 가능성을 고려하면 중국인들이 일본을 대체하는 관광지로 한국을 고려할 가능성이 있어 시장 확대의 기회가 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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