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화 대신 위안화?…"턱도 없는 소리"-WSJ
달러화 대신 위안화?…"턱도 없는 소리"-W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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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이지은 기자] 중국의 경제 규모가 거대한 인구와 풍부한 자원을 바탕으로 빠르게 성장하면서 위안화가 달러화의 기축통화 지위를 거머쥘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중국은 미국의 위안화 절상 압박에 맞서 워싱턴의 정책 변화에 따라 가치가 좌지우지되는 달러화는 기축통화로서의 자격이 없다며 '달러 흔들기'에 앞장서 왔다.

특히 도이체방크, JP모건, 골드만삭스 등 세계 유수 투자은행들은 지난해 일본을 제치고 세계 2위 경제대국으로 부상한 중국이 2020~2027년께엔 미국도 압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위안화의 폐쇄성과 중국의 정치적 불안 등을 근거로 위안화가 세계 기축통화로 등극하는 것은 요원하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셴 홍 다우존스뉴스와이어 중국 책임자도 같은 시각이다. 그는 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서 "중국이 20년 안에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 경제대국으로 부상할런지는 몰라도 위안화가 달러화를 들어내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무엇보다 위안화의 국제화 수준이 낮다는 것을 문제 삼았다. 국제 무역 결제에는 주로 달러나 유로화가 쓰이고 투자피난처로 흘러들어가는 자금 역시 달러나 유로화 표시 자산이라는 것이다.

세계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외환보유고 역시 달러와 유로화 비중이 절대적이다. 중국의 법제와 정치시스템에 장기적 안정성이 결여돼 있어 위안화를 국부로 삼기가 불안하기 때문이다.

셴은 위안화가 각국 중앙은행의 외환보유고에서 비중을 늘리려면 중국 정부가 정치적 안정을 통해 예측가능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최근 중국에서는 정치개혁과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 움직임이 확산되는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물론 긍정적인 신호도 포착되고 있기는 하다. 특히 중국의 무역결제 통화 중 위안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미미한 수준이지만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 지난해 중국의 위안화 무역 결제 비중<단위:10억위안/출처: WSJ=인민은행>
중국 인민은행에 따르면 위안화 무역결제액은 지난해 1분기 183억5000만위안에서 같은해 4분기 3126억5000만위안으로 1700% 증가했다. 2009년 7월부터 위안화 무역결제 파일럿 프로그램 덕분이다.

스탠더드앤드차타드은행은 현재 1%에 못 미치는 위안화의 수입 결제비중이 2015년이면 20%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중국이 금융허브로 육성하고 있는 홍콩도 위안화의 국제적 입지를 강화하는 데 큰몫하고 있다. 특히 홍콩에서 발행되는 위안화 표시 채권인 딤섬본드의 발행 규모도 최근 몇달간 급증세를 띠고 있다.

지난해 홍콩에서는 보험과 증권사의 위안화 표시 금융상품 판매가 허용됐고, 일부 금융기관은 중국 채권시장에도 참가할 수 있게 됐다.

중국 정부는 올 초 인민은행이 미국지점에서 위안화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허용하기도 했는데 셴은 이를 위안화 국제거래 활성화의 상징적인 조치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중국이 자국 및 외국기업들의 위안화 결제 비중을 더 늘려야 하며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좀 더 많은 위안화 표시 자산을 외환보유고에 편입시키도록 장려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 통화 규제 수위를 낮추고 역외 위안화의 대중국 재투자를 활성화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패트릭 페렛-그린 씨티그룹 아시아지역 외환 투자전략가는 "위안화의 태환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외국인 투자자에게 중국 채권시장을 개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지난해 8월 일부 외국인 투자자를 대상으로 중국 내 은행간 채권시장을 개방했지만 개방수위는 아직 낮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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