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정책당국과의 조율-협상력도 중요.
차기 국민은행장 선임이 임박해 오면서 자격요건에 대한 의견들이 분분하다.
최근 행장추천위원장을 맡고 있는 정동수 상명대 석좌교수는 현재 국민은행이 당면해 있는 주요과제로 ‘경영성과의 획기적인 개선, 세계 30대 국제은행으로의 도약, 실질적인 은행 통합’을 제시하며 차기 국민은행장의 선임요건으로 ‘위기상황을 극복할 강력한 리더쉽’, ‘주주가치 극대화를 위한 능력과 의지’, ‘이질적인 조직간 통합을 이끌 수 있는가’를 주요한 잣대로 삼고 있다고 밝혔다.
정동수 위원장의 열거한 자격요건대로라면 차기 국민은행장 선임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게 평가되는 부분은 실적향상을 견인할 수 있는 경영능력이 될 공산이 커 보인다.
반면 국민은행 내에서는 차기 행장에 무엇보다 필요한 자질은 ‘내부통합을 이끌 리더쉽’을 꼽는 목소리가 높다.
이 같은 주장은 현재의 경영악화의 주 원인중 하나가 내부갈등에서 표출됐다는 시각을 대변한다.
국민은행 일각에서는 통합이후 대두된 경영상의 어려움 또한 경기불안 등 외부적 요인 외에도 내부갈등이 주요한 원인이라며 차기 경영진에서는 반드시 이에 대한 해결책을 마련해야만 경영실적 개선과 글로벌 뱅크로의 도약도 가능하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국민은행의 한 전직 임원은 “통합이후 국민은행에서 부각된 가장 큰 갈등 요소중 하나는 현장과 본부간의 괴리감”이라며 “영업방식을 두고 구 국민출신 인사들과 주택출신, 외부영입 인사들간의 견해차가 워낙 커 사사건건 마찰을 빗었다”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 한 현직 영업점장은 “현장에서는 영업점장의 권한 강화, 가계와 기업금융의 유기적인 결합 등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현재 외부영입 인사들이 주축이 돼 추진하고 있는 영업방식은 일선과 후선간의 분리, 리스크 관리 강화를 이유로 한 본부의 심사기능 전담 등”이라며 “상당수 점포장들은 현 경영진과 지원부서장 대부분이 현장 경험이 없는 본부부서나 외부영입 출신이어서 일선 영업점의 고충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불만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현 경영진은 현재의 점포전략이 단기적으로 영업 위축을 가져올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리스크를 최소화할 뿐만 아니라 수익성을 극대화 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국민은행의 한 임원은 “현재의 영업방식이 일부 고객의 이탈을 불러 올 수 있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재무구조와 수익기반을 견고히 하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행내에서는 이 같은 현장과 본부간의 괴리감과 구 주택, 외부영입인사와 구 국민 출신간의 영업전략에 대한 견해차 등으로 발생하는 내부알력을 해소할 수 있는 ‘현명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 국민은행 관계자는 “내부알력이 단순히 세력 다툼이 아닌 은행의 경영전략에 대한 입장차에서 기인하는 부분이 상당한 만큼 반발을 찍어 누르는 식의 ‘카리스마형 리더십’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며 “양측의 입장을 조율할 수 있는 ‘인화력 있는 리더십’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국민은행의 현황 및 내부상황에 대한 이해와 정부와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절실하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와 관련 정동수 행추위장은 국민지부 노조에서 요구한 은행 내부에 밝은 ‘통합국민은행’ 출신 인사의 행장 선임주장을 ‘참고’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하기도 했다.
현재 국민은행은 구 국민, 주택, 국민카드 3개 조직이 통합하면서 점포망, 전산시스템, 인사조직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수차에 걸친 조직개편에도 불구, 여전히 효율적인 조직구성에 대한 해답은 얻지 못한 상황이다.
또 우리, 신한, 하나 등 맹추격해 오는 2,3,4위 은행들이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증권, 자산관리부문에 대한 진출여부, BII은행을 시작이자 끝으로 중단상태에 처해있는 ‘팬아시아’전략의 계속여부와 방안 등 은행업과 국민은행의 성장전략에 대한 이해가 부족할 경우 향후 경쟁은행의 추월을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아울러 서민금융기관이자 국책은행으로 시작한 구 국민, 주택의 조직 특성과 리딩뱅크이자 최대은행으로써 금융산업에 미치는 영향력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함게 금융정책당국과의 조율 능력이 필요하다는 견해도 제기되고 있다.
한 금융계 고위 관계자는 “국민은행이 금융산업에 미치는 영향력은 일반은행 수준을 넘어선지 오래”라며 “이번 회계부정사태에서 비춰진 바와 같이 금융정책당국과의 커뮤니케이션도 차기행장의 중요한 덕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 국민은행 관계자는 “통합 이후 매번 주요사안마다 정책당국과 마찰을 빗으면서 경영에도 어려움이 컸던 만큼 일부에서는 차라리 ‘관’출신 인사가 행장에 선임되는게 낮지 않겠냐는 주장도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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