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이양우 기자] 구제역이 좀처럼 근절되지 않고 있다. 이번엔 일반 가축농가가 아닌 소와 돼지의 품종 개량, 품질 개선 등을 연구하는 축산연구소에서 구제역 의심소가 발생했다.
축산연구소는 일반 농가보다 훨씬 엄격한 관리와 방역이 이뤄지는 곳이어서 방역 당국엔 비상이 걸렸다. 특히, 정부 수립 후 발생한 네 차례의 구제역 사태 가운데 축산연구소에서 구제역 의심 신고가 나오기는 처음이다.
농림수산식품부는 30일 오후 충남 청양군 정산면 학암리 축산기술연구소에서 기르는 어미돼지 1마리가 젖꼭지에 물집이 생기고 발굽이 빠지는 등 구제역 의심 증상을 보이는 것으로 신고됐다고 밝혔다.
이 연구소는 여덟 번째로 구제역이 발생한 충북 충주시 신니면 용원리의 돼지 농장에서 남서쪽으로 96㎞ 떨어져 가축방역 당국의 방역대를 완전히 벗어난 곳이다.
강화발(發) 구제역 사태 이후 충남에서 들어온 첫 신고여서 확진 판정이 날 경우 구제역이 다시 창궐하는 분깃점이 될수도 있다는 점에서 방역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이 연구소는 돼지와 한우를 합쳐 1천540마리를 기르며 품종.품질 개량 등을 연구하는 곳이다. 씨돼지(종돈), 정액 등도 보관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태평 농식품부 장관은 이날 밤 대책회의를 주재하고, 충남도지사와 직접 전화를 통해 철저한 방역 등을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립수의과학연구원은 의심 돼지로부터 시료를 채취해 정밀검사를 실시할 예정이며, 결과는 5월 1일 오전 중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가축방역 당국은 또 이 연구소의 모든 우제류(구제역에 걸리는 발굽이 2개인 동물)에 대해 예방적 살처분을 실시하기로 했다.
한편, 강화발 구제역으로 인한 의심 신고는 모두 18건으로 늘었다. 9건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나머지 8건은 구제역이 아닌 것으로 판명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