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가이드] 넷플릭스가 디즈니+에 밀린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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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올해 백상 영향력 약화···디즈니+ '무빙' 주요 부문 후보
'마스크걸'·'D·P2' 등 화제성 불구 백상서 외면···"대중성 더 챙겨야"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더 글로리'. (사진=넷플릭스)
지난해 백상예술대상 TV부문 드라마 작품상을 수상한 '더 글로리'. (사진=넷플릭스)

[서울파이낸스 여용준 기자] 제60회 백상예술대상이 다음달 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D홀에서 열린다. 백상예술대상은 TV와 영화, 연극 등 3개 부문으로 나눠 그 해의 대표적인 예술인과 작품에 상을 수여한다. 국내에서 넷플릭스를 중심으로 OTT 붐이 일어난 이후 최근 몇 년 간 백상예술대상 TV부문은 넷플릭스의 독무대였다. 그런데 올해는 분위기가 조금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백상 TV부문 드라마 작품상 후보에는 '나쁜 엄마'(JTBC), '무빙'(디즈니플러스), '악귀'(SBS), '연인'(MBC),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넷플릭스)가 이름을 올렸다. 예능 작품상 후보에는 '나는 솔로'(ENA, SBS플러스), '사상검증구역: 더 커뮤니티'(웨이브), '최강야구'(JTBC),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2'(MBC), '핑계고'(뜬뜬)가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백상 TV부문에서는 '더 글로리'가 드라마 작품상 후보에 이름을 올려 수상까지 거머쥐었다. 예능 작품상에서도 '피지컬100'이 후보에 이름을 올렸으나 '피식쇼'에 자리를 내줬다. 심지어 지난해에는 교양 작품상 후보에도 '나는 신이다: 신이 배신한 사람들'을 후보에 올렸다. 올해 교양 작품상 후보에는 OTT 작품이 단 하나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올해 백상 TV부문에서는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가 넷플릭스의 체면을 지키는데 기여했다. 그러나 화제성을 고려한다면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의 작품상 수상은 쉽지 않아 보인다. 드라마 부문에서는 '무빙'과 '연인'이 화제성에서 크게 앞서간 만큼 이들 두 작품 가운데 작품상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넷플릭스가 예년보다 작품 공개 수가 줄어든 것도 아니다. 지난해 백상 이후 넷플릭스에스는 '마스크걸', '도적: 칼의 소리', '경성크리처', 'D.P2', '선산', '살인자ㅇ난감', '닭강정', '스위트홈2' 등 수많은 드라마가 공개됐다. 이들 가운데 지난해 '더 글로리'와 같은 압도적인 영향력을 행사한 드라마가 올해는 없었다는 의미다. 

이 같은 추세는 배우상 후보에서도 드러난다. 지난해에는 송혜교가 '더 글로리'로 여자 최우수 연기상을 수상했고 여자 조연상도 '더 글로리'의 임지연이 수상했다. 당시에는 남자 조연상도 '수리남'의 조우진이 수상하면서 남녀 조연상 모두 넷플릭스가 독식했다. 앞서 2022년 58회 백상예술대상에서도 'D.P'의 조현철과 '지옥'의 김신록이 남녀 주연상 모두 수상해 넷플릭스가 독식하는 성과를 거뒀다.  

올해 백상에서는 남녀 최우수 연기상에 넷플릭스 작품이 단 하나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여자 조연상에서는 '마스크걸'의 염혜란이, 남자 조연상에서는 '선산'의 류경수와 '마스크걸'의 안재홍, '살인자ㅇ난감'의 이희준이 이름을 올렸다. 

이 같은 상황이 넷플릭스의 부진이라고 단정짓기는 어렵지만, 일각에서는 넷플릭스가 너무 다작을 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하고 있다. 지난해 넷플릭스는 국내에서 13편의 드라마를 공개했다. 올해도 공개 예정인 작품을 포함해 약 15편의 드라마를 공개할 예정이다. 

넷플릭스는 백상 시상식 직전인 4월 26일 '종말의 바보'를 공개하고 5월 17일에는 '관상' 한재림 감독의 드라마 연출자 '더 에이트 쇼'를 선보인다. 이어 올해는 '하이라키'와 '돌풍',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 등 새로운 드라마를 대거 선보인다. 이와 함께 '스위트홈3'과 '지옥2', '오징어 게임2' 등 기존 성공작의 차기 시즌도 공개를 앞두고 있다. 

2019년 한국 첫 오리지널 드라마 '킹덤'을 공개한 이후 넷플릭스의 한국 콘텐츠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일각에서는 작품수가 늘어나면서 상대적으로 완성도를 챙기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마블스튜디오는 디즈니플러스 공개 이후 영화에 드라마까지 더해 작품수를 2배 이상 늘렸다. 이 때문에 하나의 작품에 대한 완성도를 챙기지 못했다는 지적이 이어졌으며 실제로 작품의 수준이 이전보다 떨어지는 결과를 낳기도 했다. 

넷플릭스 입장에서는 한국 콘텐츠가 글로벌 시장에서 여전히 영향력이 큰 만큼 콘텐츠 제작 규모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오징어 게임'이나 '지금 우리 학교는'과 같은 흥행 콘텐츠는 후속 시즌까지 연이어 제작해 탄탄한 IP 기반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올해 백상예술대상 주요 부문 후보에 이름을 올린 드라마 '무빙'. (사진=디즈니+)
올해 백상예술대상 TV부문 드라마 작품상을 포함해 주요 부문 후보에 이름을 올린 드라마 '무빙'. (사진=디즈니+)

올해 백상에서 넷플릭스가 침체를 걷는 사이 디즈니플러스의 '무빙'이 성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무빙'은 드라마 작품상 외에 연출상(박인제), 극본상(강풀), 예술상(이성규. VFX), 남자 최우수 연기상(류승룡), 여자 신인 연기상(고윤정), 남자 신인 연기상(이정하)에 이름을 올렸다. 

디즈니플러스는 2021년 11월 국내 진출 이후 '너와 나의 경찰수업'을 시작으로 오리지널 드라마를 꾸준히 제작해왔다. 현재 국내에서는 넷플릭스, 티빙과 함께 드라마에 가장 공격적으로 투자하는 OTT 플랫폼이다. 

2022년 말 '카지노'를 시작으로 '형사록', '최악의 악', '비질란테' 등이 지난해 성과를 거뒀으며 올해도 '킬러들의 쇼핑몰', '로얄로더'를 선보였다. 지난 10일부터 '지배종'이 공개를 시작했고 배우 송강호의 첫 드라마 주연작 '삼식이 삼촌'도 다음달 공개를 앞두고 있다. 

한편 한국영화감독조합에서 지난 3월 개최한 디렉터스컷 어워즈 시리즈 부문에서는 넷플릭스 '마스크걸'이 감독상(김용훈)과 올해의 여자배우상(염혜란), 올해의 남자배우상(안재홍), 올해의 새로운 여자배우상(이한별)을 수상했다. 이어 올해의 새로운 남자배우상 역시 'D.P2'의 문상훈이 받으면서 주요 부문을 모두 넷플릭스가 쓸어담는 성과를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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