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투게더] "인구소멸 위기 대응"···기업銀, 다문화 2세 무역전문가로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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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국제금융연수원과 맞손···7월부터 교육 프로젝트
국제무역사 자격증 취득·취업 연계 등 다각도 지원
"ESG 넘어 EPG 논의"···100만 다문화 가정서 답 찾아
(사진=IBK기업은행)
(사진=IBK기업은행)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유례없는 저출생으로 대한민국 소멸 우려가 커지자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넘어 'EPG(환경·인구·지배구조)'에 대한 논의를 본격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기업의 사회적·윤리적 책임을 의미하는 ESG 중 'S(사회·Social)' 부문을 보다 해결이 시급한 'P(인구·Population)'로 변경해 저출생, 고령화 등 인구소멸과 인구구조 변화에 즉각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S부문의 경우 넓은 의미에서 '인구' 개념을 포함하고 있지만 객관적인 측정이 어렵고 모호한 탓에 실질적인 문제 해결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지적이 계속됐다. 이런 흐름 속에서 IBK기업은행과 한국국제금융연수원이 '다문화 가정'에 주목, 인구소멸 문제 해소를 위해 뜻을 모았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국제금융연수원과 기업은행 산하 IBK행복나눔재단은 오는 7~8월 두달간 결혼이주민과 다문화 2세를 대상으로 '무역 전문인력 양성 프로젝트'를 시행한다.

프로젝트는 국제무역사 자격증 취득, 국제무역 실무, 취업 컨설팅 등의 커리큘럼을 제공한다. 교육은 총 132시간으로 구성되며 무료로 진행된다. 커리큘럼을 모두 이수한 교육생은 한국국제금융연수원으로부터 국제무역 전문가로 인정받을 수 있는 인증서를 받게 된다. 프로그램 수료 졸업생에게는 인턴 근무 기회도 제공한다.

커리큘럼은 국제무역사 교육 노하우를 보유한 한국국제금융연수원이 전담한다. IBK행복나눔재단은 수업료 등 사업비를 제공하고 기업은행의 외국인 근로자·다문화 네트워크망을 활용해 참여자 모집·대상자 선정, 중소기업 취업 연계 등을 다각도로 지원한다.

애초 이 프로젝트는 한국국제금융연수원의 기획에서 출발했다. 김상경 한국국제금융연수원장은 수출 중심의 우리나라 경제가 보다 지속가능한 형태로 발달하려면 원자재, 금융, 유통, 통신 등 전 영역에서의 무역 전문인력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 과정에서 김 원장은 이중 언어를 구사할 수 있는 다문화 가정 2세들에 주목했다. 언어적 소통 능력이 충분한 다문화 2세들의 경우 무역 전문지식만 갖추면 '고급 인력'으로서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역할을 충분히 해낼 수 있지만, 네트워크 부재 등의 이유로 이러한 기회에서 소외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대한민국 국적인 이들 다문화 가정 2세를 사회 구성원으로서 무역인재로 양성하는 동시에 장기적으로 우리나라 인구소멸 문제 해소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란 게 김 원장의 설명이다.

김 원장은 "다문화 가정의 인구가 이미 100만명을 넘어섰는데, 이중 언어를 구사하기 때문에 무역 부문에서 특별한 이점이 있다"며 "이들이 전문성과 재능을 겸비하면 국가와 다문화 가정 모두에게 윈-윈(win-win)인 상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이 프로젝트의 장기적인 운영을 위해 민·관과 협력할 방안을 찾던 중 기업은행으로부터 동참하고 싶다는 연락을 받았다. 올해 초 김 원장이 여러 은행들을 대상으로 해당 프로젝트 PT를 진행했고, 이 중 인구문제 해결을 위해 다문화 가정에 주목하고 있던 기업은행이 응답을 한 것이다.

특히, 기업은행은 수많은 중소기업들과 거래를 하는 과정에서, 인력난을 호소하는 현장의 애로사항을 접할 일이 많았다. 기업은행이 보유한 네트워크망을 활용해 중소기업의 인력난을 해소하면서 취업 기회를 보장받기 어려운 다문화 가정에도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던 중 한국국제금융연수원의 프로그램을 알게 됐다는 설명이다.

IBK행복나눔재단 관계자는 "이주민 여성이 한국 남성과 결혼해서 거주하기 시작했던 게 20년 정도 지났고, 그러다 보니 그 자녀들이 성장해서 성인이 됐는데 취업에 어려움을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중소기업 인력난 문제에 대해서도 고민이 많아 함께 연계해서 지원할 방안을 모색하던 중이었기 때문에 이번 연수원 프로그램을 적극 검토하게 됐다"고 했다.

특히, 기업은행은 중소기업 전문 취업포털 '아이원잡(i-ONE JOB)'을 통해 교육 이수자에게 일자리를 연결해주는 방안도 계획하고 있다. 교육 프로그램부터 일자리까지 안정적으로 제공해 실질적인 무역 전문인력으로 양성하는 게 목표다.

한편, 이번 프로그램 수업은 오는 7월 1일부터 8월 2일까지 명동 한국국제금융연수원에서 하루 6시간씩 진행된다. 참가를 희망하는 사람은 오는 6월 14일까지 한국국제금융연수원 홈페이지에서 신청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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