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수출 호조에도 맥 못추는 원화···환율 상승세 어디까지
[초점] 수출 호조에도 맥 못추는 원화···환율 상승세 어디까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환율, 1356원 '5개월 만에 최고'···수출 호조에도 원화 약세 여전
견조한 美 경기지표와 주요국 피벗 기대감···강달러 재료로 작용
"올해 2분기 중 1420원까지 오를수도" vs "상승여력 많지 않아"
2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가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가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최근 원·달러 환율의 오름세가 심상찮다. 지난달 1310원대로 떨어졌던 환율이, 한달새 1356원까지 상승하며 연고점을 경신한 것이다. 견조한 미 경기지표와 주요국 금리인하 전망에 달러 강세흐름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마저도 고점이 아닐 수 있단 전망이다. 고용지표 발표를 앞두고 소폭 둔화됐지만, 저평가된 미 장기금리를 감안하면 추가 상승여력이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2분기 중 1400원을 돌파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환율, 강달러 여파에 1356원 터치···5개월 만에 최고치

지난 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장중 1356원을 기록, 연고점을 경신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1일(1358.7원, 고가) 이후 약 5개월 만에 최고치다.

지난달 12일 원·달러 환율이 장중 1308원까지 떨어졌음을 감안하면, 약 3주 만에 50원 가량 오른 셈이다. 10개월 연속 무역수지 흑자, 생산·투자 회복세 등 호재를 감안하면 이같은 상승세는 다소 이례적이라는 평도 나온다.

달러 강세의 원인은 견조한 미 경기지표다. 지난 1일(현지시간)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가 발표한 3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0.3으로, 시장 예상치(48.5)를 크게 웃돌았다. 제조업 PMI가 기준치(50)를 상회한 것은 지난 2022년 10월(50.9) 이후 17개월 만이다.

같은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이 집계한 제조업 PMI의 경우 51.9로 예상치(52.5)를 밑돌았다. 다만 3개월 연속 기준치를 웃돌며 확장국면에 있음을 시사했다.

직후 시장내 확산된 금리인하 기대감이 위축됐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선물시장에 반영된 5월 금리인하 가능성은 전일 0%로 떨어졌으며, 6월 인하 가능성도 50% 초반까지 하락했다.

주요국 금리인하 관련 기대감도 달러 강세를 밀어올렸다. 스위스 중앙은행이 지난달 21일 기준금리를 전격 인하하면서, 글로벌 금리 인하 흐름에 물꼬가 트였기 때문이다.

직후 유로존, 영국, 스웨덴 등 주요국 중앙은행이 2분기 중 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기대감이 부상했고, 그 결과 유료와 파운드를 비롯한 주요국 통화가 일제히 약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지난달 102.2선까지 떨어졌던 달러인덱스는 현재 104.5선까지 올라왔다.

◇고용지표 발표 앞둔 외환시장···또 한번 달러 밀어올릴까

이번주 대거 발표를 앞둔 고용지표 역시 변수다. 현지시간 기준 오는 2일 JOLTs의 구인구직보고서(2월)를 시작으로 3일 3월 ADP 민간 고용보고서, 4일 신규실업수당청구건수, 5일 노동통계국의 3월 민간 고용보고서 등이 예정됐다.

현재 시장에선 미국의 비농업 민간고용이 3월 한달간 16만명 증가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2월(22만3000명) 대비 6만3000명 가량이 축소된 수치다. 이 같은 전망이 반영되며 3일 기준 원달러 환율은 1349원대로 전장 대비 소폭 떨어진 상태다.

문제는 제조업 지수의 서프라이즈로 3월 고용 역시 예상보다 높을 것이란 관측이다. 통상 경기지표가 호조를 보일 경우 시장금리 상승 압력으로 작용한다. 특히 ADP 민간고용지표의 경우 14만8000명으로, 전월 대비 8000명 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저평가 영역에 위치한 미국 장기금리 역시 변수다. 미국채 10년물 금리의 경우 현재 4.356%로, 2년물 금리(4.69%)와 정책금리(5.25~5.5%) 대비 크게 낮은 수준이다.

통상 장단기 금리 역전현상은 경기침체 시그널인데 반해, 현재 미국 경기지표는 시장 예상을 크게 웃돌고 있다. 이를 감안하면 추후 미 장기금리의 반등 가능성이 충분하며, 달러 강세압력으로도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다.

◇환율 상승세는 어디까지···"2분기 1420원까지 vs 상승여력 많지 않아"

이 때문에 원·달러 환율이 1360원을 돌파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4월 기준 원·달러 환율 상단을 1370원으로 제시했으며, 2분기 전체로 봤을때 1420원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그는 "올해 미국과 한국 GDP 전망이 뒤집히면서, 원·달러 환율의 상승 위험이 계속 누적되고 있다"며 "반도체 수출 개선에도 성장과 자산성과 모두 원화가 달러에 우위를 점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상반기까지 달러 강세 기조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반면 원·달러 환율의 추가 상승 여력이 제한적인 만큼, 1360원에 진입하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우혜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경제성장률 기대감이 다른 선진국보다 압도적으로 높아졌고, 이를 시장 컨센서스가 지지한다는 점에서 달러 강세 현상은 이해할 수 없는 변화가 아니다"라며 "다만 2분기 기준으로 판단했을 때 달러인덱스 상승 여백이 크지는 않다. 1350원 수준을 상회할 가능성은 열어 두고 있지만, 추세적으로는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관련기사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