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메리츠證, 법 개정 3년만에 기관전용 부동산 펀드 '개시'···왜?
NH·메리츠證, 법 개정 3년만에 기관전용 부동산 펀드 '개시'···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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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 없던 곳···부동산 PF 한파로 신사업 시도
업계 "좋은 자산·관리 노하우 확보가 관건"
아파트 건설 현장.(사진=서울파이낸스DB)
아파트 건설 현장.(사진=서울파이낸스DB)

[서울파이낸스 이서영 기자] NH투자증권과 메리츠증권이 최근 기관 전용 부동산 사모펀드 운영을 시작했다.  

관련 자본시장법이 개정된 지 3년만으로, 최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시장이 얼어붙으면서 브릿지론 등으로는 수익을 내기 어려워지자 방향 전환을 시도한 것으로 분석된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지난해 11월 업계에서는 처음으로 기관 전용 부동산 사모펀드(PEF)를 설립하고 2000억원 규모로 운용을 시작했다. NH투자증권이 직접 딜 소싱에서부터 기획, 금융조달, 운용, 매각까지 전 사업 과정을 운용한다.

메리츠증권도 3000억원 규모로 기관 전용 PF 대출 펀드를 조성한다. 메리츠증권은 NH투자증권보다 규모가 1000억원 정도 크지만, 사업 전 과정에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부동산 본PF에만 주로 참여한다.

기관 전용 사모펀드는 2021년 4월 자본시장법 개정을 통해 프라이빗에쿼티(PE)들도 부동산자산운용업을 할 수 있게 되면서 출시된 상품이다. 다만, 자산운용사에서 블라인드 펀드 형식으로 진행돼 그동안은 기관 수요가 없었다.

3년여간 없던 수요가 갑자기 발생할 리가 없는데도 '지금' NH와 메리츠가 문을 두드리는 건, 딜 소싱에서 좋은 자산을 확보할 수 있다면 사업 성공을 담보할 수 있는 시장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실 최근 부동산 시장이 좋지 않는데, 대체 어느 자산을 구했는지 궁금할 따름"이라며 "NH투자증권 같은 대형사가 괜찮은 자산 없이 해당 사업을 시작 했을 리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은 현재 5~6개 투자자산을 검토 중이다.

업계에서는 기존 부동산 자산운용업계가 이미 장악하고 있는 사업이라 '관리' 측면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부동산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이 호황일 때는 투자만 잘하다가, 엑시트(Exit)하면 되는데 불황일 때는 5~6년 이상 관리가 필요하다"며 "NH투자증권은 전 사업과정을 운용하는 형태인데, 조단위로 굴리는 부동산자산운용사에 비하면 '관리'를 해나갈 수 있는 노하우는 거의 없는 상태라 노하우를 어떻게 확보할 지가 해당 사업 성공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부동산PF 사업의 어려움 인해 해당 펀드를 통해 운신의 폭을 넓히는 의미로 봐야한다고 분석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PF사업을 하고 싶으나, 시장이 얼어붙어 있으니 쉽지 않다"며 "사모펀드는 구성을 49개로 쪼갤 수 있고, 이걸 분산해서 돈을 끌어오는 구조며, 대주단 구성보다는 수수료를 적게 받겠지만 수익은 창출할 수 있기 때문에 이같은 사업을 진행한다고 보는 게 맞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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