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부실 우려 해외부동산 2.5조···석달새 1조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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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투자 규모 56.4조···원금 대비 손실률 5.9%
보험-은행-증권 순···금감원 "감내 가능한 수준"
김병칠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는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해외 부동산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박조아 기자)

[서울파이낸스 박조아 기자] 국내 금융회사의 해외 부동산 투자 금액 중 손실 우려 금액이 2조5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금융권의 해외 부동산 대체투자 잔액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56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금융권 총자산(6800조9000억원)의 0.8% 수준이다.

금융권별로 살펴보면 보험이 31조9000억원으로 전체 투자 잔액의 56.6%를 차지했다. 이어 은행 10조1000억원(17.9%), 증권 8조4000억원(14.9%), 상호금융 3조7000억원(6.6%), 여전 2조2000억원(0.5%), 저축은행 1000억원(0.2%)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북미가 34조5000억원(61.1%)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유럽이 10조8000억원으로 19.2%, 아시아가 4조4000억원으로 7.9%의 비중을 차지했다. 오세아니아와 남미, 아프리카 등 기타 지역과 복수지역 투자는 6조6000억원(11.8%)이다.

만기별로는 올해 중 만기가 도래하는 규모가 12조7000억원(22.5%), 2025~2026년 15조2000억원(26.9%), 2027~2028년 11조2000억원(19.9%), 2029~2030년 4조6000억원(8.2%) 등이다. 2031년 이후 만기도래 금액은 12조7000억원(22.5%)이다.

투자 대상별로는 부동산 개발이나 임대 사업 목적으로 개별 부동산에 투자해 사업장 파악이 가능한 '단일자산' 투자가 35조8000억원, 복수의 부동산 자산에 투자하며 주로 블라인드 펀드, 재간접 펀드에 투자해 사업장 파악이 불가한 '복수자산' 투자가 20조5000억원이다.

복수자산의 경우 투자 대상이 분산돼 있어 손실률이 낮은 만큼, 개별자산에서 발생한 손실률이 1.5배 정도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금감원은 복수 자산(복수의 부동산 자산에 투자하는 블라인드 펀드 등) 투자액 20조5000억원까지 포함한 원금 대비 손실률을 5.9%로 집계했다.

지난해 9월 말 금융회사가 투자한 단일 사업장(부동산)의 35조800억원 중 2조3100억원(6.46%)에서 기한이익상실(EOD) 사유가 발생했다.

지난해 6월 말 기준으로 금융감독원이 공개했던 자료에 따르면 EOD 사유가 발생한 규모는 1조3300억원(전체 사업장의 3.7%)으로 석 달 새 1조원가량이 증가한 수준이다.

지난해 9월 이후 올해 1월 말까지 금감원에 보고된 EOD 발생 사업장은 28개로, 지난 해 9월 이후 3건이 추가됐다.

기한이익상실은 선순위 채권자에 대한 이자·원금 미지급, 자산가치 하락에 따른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조건 미달 등의 사유로 인해 대출금을 만기 전에 회수하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해 9월 이후 3건의 EOD가 추가로 확인해 이달 현재 기준 EOD 사유가 발생한 규모는 2조4600억원(사업장 총 28곳)으로 늘어났다. 

김병칠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는 "북미 지역에 상업용 부동산 가격이 빠르게 하락해 LTV에 문제가 발생하면서 EOD 문제가 커지고 있는 것 같다"며 "다만 EOD가 발생했다고 해서 전액 손실이 되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임대에 문제가 없고, LTV 조건만 조정하면 되는 경우에는 투자자 간 대출 조건을 조정해 만기 연장을 하는 경우가 많다"며 "앞으로 상업용 부동산 가격이 회복세로 돌아가면 정상적인 투자금 회수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다만 올해 들어 유럽에서 EOD가 주로 나타나고 있다며, 일부 추가 손실이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 9월 말 이후 최근까지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4~6% 추가로 하락한 상태다.

금감원은 시장관계자들의 의견을 취합한 결과 최근들어 기준금리 하락에 대한 기대감이 어느 정도 형성되면서 낙폭이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전했다.

김 부원장보는 "금융회사가 자체 평가한 결과를 받아서 점검할 뿐만 아니라 해외 사무소로부터 현지 정보를 받아 정확한 상태를 교차 검토하는 등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며 "만기 임박한 투자 건과 관련해 금융회사에 대응 계획을 미리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임대형 해외 부동산에 투자한 공모펀드는 21개로 설정액은 2조3000억원이다. 이중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 규모는 1조9000억원으로 파악됐다. 21개 공모펀드 중에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펀드는 8개로 설정액은 9000억원으로 일부 개인 투자자들의 손실도 불가피해 보인다.

김 부원장보는 "상업용 부동산이 추가로 상당폭 하락할 것이라는 가정하에 테스트를 진행해 본 바, 위험성이 발생하는 금융회사는 나타나지 않았다"며 "국내 금융회사의 자본력을 비교해 보면 추가적인 손실이 발생한다고 하더라도 흡수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이며, 국내 시스템이 감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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