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2024년의 시작, 한 해의 투자지도를 그려볼 때
[전문가 기고] 2024년의 시작, 한 해의 투자지도를 그려볼 때
  • 안용섭 KB증권 WM투자전략부 수석연구위원
  • seoulfn@seoulfn.com
  • 승인 2024.01.16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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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용섭 KB증권 WM투자전략부 수석연구위원
안용섭 KB증권 WM투자전략부 수석연구위원

2022년 글로벌 금융시장에 닥친 큰 파고를 넘고 맞이한 2023년은 많은 우여곡절에도 결과적으로 해피엔딩으로 끝났다. 

역사상 손에 꼽을 만큼 드물었던 주식, 채권 동반 부진에 희망보다는 긴축과 침체 우려로 시작했던 2023년은 오랜 격언처럼 불안의 벽을 타고 상승하는 모습을 연출했다. 국가간 해묵은 갈등이 낳은 지정학적 리스크와, 역대급 긴축으로 인한 고금리 장기화 우려는 예기치 못한 부작용과 함께 한해 내내 투자자의 불안 심리를 자극했다. 

그러나 각종 난관 속에서도 혁신테크 기업들의 성장은 두드러졌고, ‘매그니피센트 7(빅테크 7 종목)’을 필두로 AI 혁신이 이끌 미래 청사진에 시장은 상승하며 화답했다.

다시 한해의 출발점에 선 지금, 올 한해 펼쳐질 각종 변수들이 어떤 기회와 위기를 가져오고, 대응 전략은 어떻게 가져가야 할지 가늠해볼 때다. 

우선 매크로 측면에서 보면, 제한적인 물가압력 완화 속에서 전반적인 경기는 전년보다 둔화하겠지만, 침체를 가져올 정도는 아닐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 금융긴축 환경에서도 소비와 투자가 견고할 수 있었던 배경을 대규모 정부지출에서 찾았다면, 올해는 재정기조가 점차 축소지향적으로 변할 것이기 때문이다. 

당분간 지속될 고금리의 영향은 부담이지만 물가의 하향 안정 속에 여전히 탄탄한 고용시장을 감안하면 경기연착륙 이후 디스인플레이션 기대감은 연말로 갈수록 시장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미 연준 등 주요국의 통화정책은 올해 시장 향방을 좌우할 핵심이다. 금리인하 기대는 올해 시장 전반을 떠받칠 재료가 되겠지만, 이미 연내 연준의 ‘피봇(통화정책 전환)’이 예견되는 상황에서 관건은 향후 있을 금리인하의 폭과 속도일 것이다. 

작년 11월 이후 조기 금리인하 기대감이 시장에 확산되면서 글로벌 주식과 채권은 큰 폭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이후 과도한 낙관에 대한 경계심이 연초 시장 조정을 야기한 것처럼, 실제 금리인하 사이클이 시작되기 전까지는 현실과 기대 사이의 간극을 벌이고 좁히는 과정에서 시장은 변동성을 보이면서 방향성을 찾아갈 것으로 기대된다.

전세계 50여개국에서 치러질 선거가 미칠 영향도 주시해야 한다. 올해 선거가 예정된 국가들의 총 경제규모는 세계 전체 생산의 60%를 차지하는 만큼 향후 국제 사회의 정치, 안보, 경제에 미칠 파장에 귀추가 주목된다. 

자국우선주의, 보호무역주의가 이미 보편 정서로 자리잡은 현실에서 선거가 진행될수록 그러한 기조가 한층 강화되지 않을 지에 대한 우려가 크다. 특히 미 대선을 앞두고 변동성이 확대된 사례를 빈번히 목도해온 만큼 올해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대체로 선거의 해에 시장 성과는 양호했고, 당선자 결정 후 정책 기대감이 시장을 끌어올렸던 점을 상기하면 연말 심리 회복을 동반한 시장 상승을 기대해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떤 대응이 필요할까? 정리해보면, 경기 하방 압력 속에 금리인하를 둘러싼 낙관과 비관이 교차하면서 한동안 시장 변동성이 예상된다. 

예고된 정치 이벤트가 세계 경제의 큰 흐름을 바꿀 가능성은 높지 않다. 물론 이것이 다는 아니다. 예측의 영역을 벗어난 불확실성이 우리 판단을 흐리게 할 수 있다. 작년 SVB 파산 사태나 중동 분쟁처럼 말이다. 

이때 중요한 것은 사실과 데이터에 근거한 이성적 사고와 명확한 분석일 것이다. 시장은 경제를 주도하지만 시장을 이끄는 것은 현명한 투자자이다. 변동성의 시기야 말로 수익으로 이어질 수 있는 탄력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수 있는 잠재적 기회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2024년이 지속가능한 성과를 위한 발판을 마련하는 전환의 해가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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