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위기 넘긴 대한항공-아시나아 합병···남은 과제는?
[초점] 위기 넘긴 대한항공-아시나아 합병···남은 과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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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필수승인국의 승인, 합병 이후 기업 간 조율 등
"신속한 재정 안정화로 빠른 부채 리스크 탈출 필요"
아시아나항공사의 항공기(왼쪽)와 대한항공의 항공기 (사진=각사)

[서울파이낸스 김수현 기자] 유럽연합집행위원회(EC)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을 조건부 승인할 예정이라는 소식에 지난 2020년부터 이어진 기업 결합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그러나 추가 필수승인국의 승인, 기업 내부적 조절 과정 등 남은 과제들로 '축배를 들기 이르다'라는 평가다.

15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 진척 소식에 양사의 주가가 동시에 상승하는 등 중대 고비를 넘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합병이 된다면 대한항공은 자산 40조원 규모의 세계 10위권 '초대형 항공사'로의 도약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 항공사는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LCC(저비용항공사)와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국토교통부 항공통계에 따른 국내 LCC 국제선 여객 수는 총 2419만4339명으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포함한 FSC 이용객 2300만7405명을 처음으로 역전했다. LCC 업계는 엔데믹 이후 중·단거리 노선에 집중해 고물가·고환율로 인한 장거리 여행 수요 감소에 대비한 덕분이다. 기업 결합이 완전히 종결된 후 성숙기에 들어선다면 LCC보다 높은 경제적 우위성을 가질 예정이다. 또 높은 수송의 편의성, 안정성 등으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안정적 수익 창출을 위해서는 추가 필수승인국의 승인, 합병 이후 기업 간 조율 등 풀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지난해 초 대항항공은 기업결합 신고한 14개 국가 중 EU와 미국, 일본을 제외한 11개 국가로부터 승인 결정을 받았다. 지난 12일(현지시각) 로이터 통신은 EC가 두 항공사의 결합을 승인할 예정이라 보도하며 합병이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EC의 최종 결정은 빠르면 이달 말에서 다음달께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EU가 최종 승인을 결정한다면 미국과 일본의 심사가 남게 된다.

경쟁당국의 승인이 있더라도 내부적 합병 조절 과정으로 인해 2년에서 3년간은 각 사를 유지하며 통합과정이 이뤄지는 일종의 유예기간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 개의 항공사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장비·인력 간 결합, 고용 승계, 두 회사간 직급 통합·조절 등 문제 요소들이 많이 남아있다. 이에 모든 경쟁당국의 승인하더라도 상황에 따라 유예기간이 더 늘어나거나 짧아질 수 있다.

증권가는 인수 불발 시 항공사의 손실이 1500억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항공사는 인수 과정이 오래 지속된 만큼 의지는 확고하다. 대한항공은 조원태 한진 회장이 올해 신년사를 통해 "아시아나항공 인수 과제도 마무리하겠다"며 인수 의지를 밝혔다. 또 초대형 항공사인 '메가 캐리어'로서 절대적 수익성 우위가 전망됨에 따라 합병의 필요성은 강조된다.

이휘영 인하공전 항공경영학과 교수는 "아직 일본과 미국의 승인 여부가 남아있기 때문에 낙관만 해서는 안 되며 예기치 못한 돌발 변수 또한 대비해야 할 것"이라며 "각 나라는 자국의 이윤 극대화 전략을 취할 것으로 예측되는데, 일본의 경우 수익성이 높은 노선에 추가 슬롯 반환과 미국의 경우 화물 사업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화물 노선에 대한 제한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끝까지 추이를 지켜 봐야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또 아시아나가 실질적으로 안고 있는 부채가 2조에 가깝기 때문에 완전한 합병 이후 신속한 재정적 안정화를 이뤄 얼마나 빨리 부채 리스크를 빠져나오느냐가 수익성 창출에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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