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화 평면'으로 소비자 잡는 건설사들···'알파룸'·'세컨리빙'이 대세
'특화 평면'으로 소비자 잡는 건설사들···'알파룸'·'세컨리빙'이 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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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아파트 브랜드 특화 아이템 60%는 내부 평면 계획 관련
재화 기능 넘어 각자의 취향·개성 반영된 공간 원하는 소비자들
'가변형 벽체'·'세대분리형'·'돌출형 발코니' 구조 등도 시도 활발
롯데건설이 제안한 주거평면 이고스페이스(Ego-Space) 이미지.   거실 외 별도 알파룸을 만들어 취미 공간 등으로 활용할 수 있게 했다. (사진=롯데건설)
롯데건설이 제안한 주거평면 이고스페이스(Ego-Space) 이미지. 거실 외 별도 알파룸을 만들어 취미 공간 등으로 활용할 수 있게 했다. (사진=롯데건설)

[서울파이낸스 박소다 기자] 최근 건설사들이 미래 주거 수요층을 위한 아파트 '특화 평면'을 선보이며 소비자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특히 현대 사람들의 라이프 스타일이 다양화되고, 1,2인 가구가 늘어남에 따라 획일화된 아파트 내부 평면을 벗어난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한국생태환경건축학회에서 팬더믹 이후 국내 10대 아파트 브랜드(△힐스테이트 △푸르지오 △자이 △롯데캐슬 △더샵 △래미안 △아이파크 △e편한세상 △두산 위브 △한화포레나 등) 별 주거 특화 아이템을 분석한 결과, '가변형 단위세대 평면 계획'이 26.9%로 가장 중요한 특화 요소로 뽑혔다. 이어 △세컨리빙(거실과 하나된 주방) 등 주방공간 변화(19.2%) △특화 발코니(15.3%) △환기 설비(15.3%) △욕실의 건식 세면대(7.8%) 순으로 나타나, 약 60%가량이 평면 계획과 관련됨을 알 수 있다. 

실제로 최근 분양한 아파트의 평면 구조에서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평면 재배치 과정에서 발생한 자투리 공간을 합쳐낸 '알파룸(α-room)'의 제공이다. 또 주방공간 특화도 강화됐다. 기존의 조리공간으로 넓은 면적을 선호하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젊은 소비자의 의견을 반영한 '콤팩트 키친(작은 주방)', '히든 키친(숨겨진 주방)'을 구성하고, 식사활동 외 가족·지인과 활동할 수 있는 거실과 연결해 '세컨리빙'으로 활용하고 있다. 

올해 분양된 서울 동대문구 '래미안 라그란데(3069가구)', 광진구 '롯데캐슬 이스트폴(1363가구)', 관악구 '서울대벤처타운역 푸르지오(571가구)' 등에서 모두 알파룸을 적극 활용했고, 다수 세대에서 세컨 리빙을 채택했다. 

김진욱 서울과학기술대 건축학부 교수는 "최근 아파트는 소유를 넘어 향유하는 주거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현대인들은 여러 목적을 수행하면서도 동시에 자신의 취향과 개성을 반영하는 내부 공간을 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일하고 운동하고, 휴식 기능이 가능해야 하고, '홈까페', '홈가드닝' 등 원래는 외부에서 했던 활동을 집에서도 할 수 있게한 멀티플렉스 주거 공간이 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변화된 트렌드에 따라 국내 건설사들도 다양한 평면 구성을 제시하고 나섰다. 

삼성물산은 지난 8월 기둥과 벽을 실내에 없앤 '넥스트 라멘구조'를 발표했다. 획일화된 평면 구성이 아닌 세대별로 방이나 욕실, 물 쓰는 공간을 자유롭게 지정할 수 있다. 1인에 특화해 거실을 확장한 내부 공간을 결혼 이후 방 2개로 재구성하는 등, 집 평면도를 생애 전반에 걸쳐 바꿀 수 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주방이나 화장실 포드(pod)를 공장에서 제작해 주택에 조립하는 '가변형' 시스템을 사용한다. 

23일 래미안 갤러리에서 진행된 '래미안, THE NEXT' 발표회에서 김명석 삼성물산 주택본부장(부사장)이 넥스트 라멘구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박소다 기자)
23일 래미안 갤러리에서 진행된 '래미안, THE NEXT' 발표회에서 김명석 삼성물산 주택본부장(부사장)이 넥스트 라멘구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박소다 기자)

롯데건설은 80~90년대 후반 출생 고객들의 주거 트렌드를 분석해 두 가지 평면을 제시했다. 먼저 현관이 실외와 실내를 이어주는 곳이란 점에 집중해 이곳을 확장하고, 운동과 같은 외부 활동을 집 안에서 할 수 있도록 '엔터라운지'평면을 개발했다. 이어 '이고 테라스·스페이스' 평면은 거실 외 별도 알파룸을 만들어 트레이닝·악기 연주 공간 등으로 활용할 수 있게 했다.  

SK에코플랜트의 경우 '세대분리형' 평면을 도입해 서울 중랑구에 공급되는 '리버센 SK뷰 롯데캐슬'에 적용하기로 했다. 해당 평면은 '한지붕 두 가족' 형태의 평면구성으로, 육아 혹은 봉양 등의 이유로 부모와 자식세대가 함께 거주하면서도 프라이버시를 보호할 수 있고, 아파트의 분리된 가구를 원룸처럼 전세나 월세를 놓아 임대수익을 얻을 수도 있다.  

대우건설의 리모델링 특화 평면은 1970년대와 1980년에 많이 지어진 복도식 1베이(Bay), 2Bay 타입의 전면과 후면을 확장해 침실과 거실공간을 추가적으로 확보하고, 주방공간을 개선하거나 외관에 돌출형 발코니를 적용하는 방식이다. 또 '계단식 관통형' 평면에선 내부 전용면적이 최대 20%가 늘어나 '욕실 3개+침실4개+알파룸' 평면 또는 '세대분리형' 평면이 가능하다. 

포스코 이앤씨도 최근 리모델링 추진 단지가 늘어나는 것에 주목하고 올해 '리모델링 전용 수직증축 구조'시스템을 개발, 이후 사업에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아파트 옥상에 특수 강건재로 제작한 전이층(합성보와 테두리보의 결합)을 설치해 상부의 하중을 분산하며 실내에 다양한 평면을 구현할 수 있게 한 것이다.

포스코 이앤씨 관계자는 "기존에는 하부 구조물 내력벽을 수직 연장함에 따라 벽체의 좁은 간격 때문에 상부 평면 구성이 제한적이었다"며 "이 기술은 리모델링 아파트에 펜트하우스 등 다양한 평면을 구현할 수 있게 한다"고 했다. 

아파트의 내부 구조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는 'bay(베이)'다. 이는 전면 발코니를 기준으로 벽과 벽 사이의 한 구획(방·거실 등)을 말한다. 1990년대 지어진 아파트는 안방과 거실이 전면에 배치되고 후면에 방2개와 주방이 배치되는 2베이 구조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전면에 안방과 거실, 방1을 배치한 3베이나 방과 거실 외의 공간 전부를 후면으로 배치한 4베이 형태가 인기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에는  전 세대 남향을 포기하더라도 전망과 사생활 보호를 강화하고 좁은 땅을 최대로 활용해 짓는 것이 대세다"라며 "판상형 아파트의 주동을 L자 형태로 꺾어 일부 세대 거실에 직각으로 창을 2개 내는 이면개방형 등 판상형과 타워형이 융합되고 서로의 장점을 살린 다양한 평면 구조가 계속 시도될 것 같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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