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로 눈 돌리는 금융사···호실적 등에 업고 점포 확대 '총력'
해외로 눈 돌리는 금융사···호실적 등에 업고 점포 확대 '총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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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금융사, 해외점포 증가세···3월 기준 417곳
'이자장사' 비판에 4대 은행, 해외점포 확대 주력
당국도 해외진출 지원···자회사 소유 범위 확대 등
(왼쪽부터) KB·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 사옥 전경 (사진=각 사)
(왼쪽부터) KB·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 사옥 전경 (사진=각 사)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주춤했던 국내 금융사들의 해외진출이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주요 시중은행의 경우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해외법인 순이익이 늘어난 가운데, 금융 당국도 국내 금융사들의 해외진출 지원에 적극 나서면서 이런 흐름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금융회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해외점포(현지법인·지점·사무소)는 올해 3월 기준 417곳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1년(338개)과 비교했을 때 23.4%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업권별로 보면 은행이 204곳으로 가장 많은 해외점포를 보유하고 있었고, 다음으로 보험사 77곳, 자산운용사 70곳, 증권사 66곳 등의 순이었다. 은행의 경우 지점(87곳), 보험사는 현지법인(33곳)과 사무소(33곳)의 비중이 컸으며, 자산운영사는 현지법인(49곳)의 비중이 높았다.

해외영토 확장에 적극적인 은행권은 '이자장사'에 몰두한다는 비판이 거세지자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은 해외점포 수를 늘리는 한편, 실적도 호전되면서 과실을 누리는 모습이다.

실제로 4대 은행의 해외점포는 105곳으로, 전체(417곳)의 약 25.2%에 달한다. 이는 전체 은행권 해외점포의 과반을 차지하는 규모다. 효율화를 위해 점포를 빠르게 정리하고 있는 국내와 달리 해외점포는 현상을 유지하거나 되레 늘리는 추세다.

지난해에는 하나은행이 대만 타이페이에 지점을 열면서 국내 은행 최초로 대만 진출에 성공했으며, 국민은행도 싱가포르에 지점을 설립하며 영역을 확대했다. 농협은행은 호주와 중국에, 산업은행은 홍콩지점을 새로 열었다.

해외법인을 중심으로 한 실적은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4대 은행이 올해 상반기 해외법인에서 거둬들인 순이익은 5920억원으로 전년 동기(4082억원) 대비 45%가량 증가했다.

은행별로 보면 신한은행이 260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 전년 동기(1928억원) 대비 34.85% 증가했고, 국민은행은 1139억원으로 같은 기간 166.8% 늘었다. 우리은행(1420억원)과 하나은행(777억원)도 각각 지난해보다 9.86%, 77.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최근엔 국민은행이 지난 8월 캄보디아 상무부로부터 통합 상업은행 'KB프라삭은행(KB PRASAC BANK PLC.)' 출범에 대한 최종 승인을 받는가 하면, 하나은행이 인도 국영 상업은행인 스테이트뱅크오브인디아와 글로벌사업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는 등 은행들은 해외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

앞서 국민은행은 지난 7월 캄보디아 중앙은행으로부터 두 개의 해외 자회사인 '프라삭 마이크로파이낸스'와 상업은행 'KB캄보디아은행'의 합병을 통한 통합 상업은행 출범 인허가를 취득한 바 있다. 이번에 통합 최종승인을 받으면서 'KB프라삭은행'이 출범하게 됐다.

기존 소매금융만 가능했던 프라삭 마이크로파이낸스의 인프라를 기업금융 등 법인고객 대상으로까지 확대해 영업 범위를 점차 넓혀가겠다는 게 국민은행의 계획이다.

하나은행도 이번 인도 국영 상업은행과의 협력을 통해 해외 금융시장 공동 투자, 해외 영업점 상호 지원 등을 추진한다. 현재 인도에 하나은행 첸나이지점과 구루그람지점이 진출해 있는 상황으로, 하나은행은 인도에 2개 지점 추가 개설을 검토 중이다.

중장기적으로 글로벌 이익 비중을 늘려나가는 걸 공동 목표로 하고 있는 만큼, 은행들은 글로벌 영업망을 넓히는 데 더욱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 당국도 이들의 해외진출을 돕기 위해 두 팔을 걷어붙이면서 은행을 비롯한 금융사들의 글로벌 진출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당국은 지난 7월 국내 금융사의 해외 진출 확대를 지원하기 위해 금융사의 해외 자회사 소유 범위를 확대하는 등 규제를 대거 완화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해외에서 현지 법이 허용하는 범위에서 은행, 보험, 여신금융사 및 핀테크사의 해외 금융회사 및 비금융회사 출자 제한을 완화하기로 한 것이다.

보험사의 경우 해외 은행을 소유하는 것이 전향적으로 허용되고, 해외 자회사에 대한 자금지원 규제도 완화된다. 금융지주회사 감독규정 개정을 통해 3년간 신용공여 한도를 10%포인트(p) 이내로 추가 부여하는 등 자금조달 애로를 해소할 방침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그간 금융사에서 규제 완화를 건의했던 내용들을 당국이 수용하기로 하면서 해외시장으로 더욱 발을 넓힐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있다"며 "최근 당국이 해외 금융당국과 교류를 늘리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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