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테크 '기업용 생성AI 서비스' 경쟁에 먼저 나선 까닭은?
빅테크 '기업용 생성AI 서비스' 경쟁에 먼저 나선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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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MS·오픈AI 등에 삼성SDS·LG CNS 등 국내 IT기업도 기업용 AI 출시
일반인 대상 생성AI 서비스, 획기적 콘텐츠 없고 엄청난 투자비가 걸림돌
기업 업무 생산성과 보안 향상에 생성형 AI가 당장 더 효과적이란 분석
(사진=freep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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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이도경 기자] 챗GPT가 불러온 생성형 AI 열풍이 올해 하반기 들어 일반 소비자 사이에서 시들해졌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국내 IT 업계에선 B2B(기업 간 거래) 생성형 AI 서비스 경쟁이 격화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구글·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빅테크를 비롯해 삼성 SDS·LG CNS 등 국내 IT기업들까지 기업용 생성 AI 서비스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MS는 지난 7월 'MS 인스파이어 2023' 행사에서 보안 기능을 강화한 기업용 챗봇 '빙챗 엔터프라이즈'를 선보였다.

이 서비스는 오픈 AI의 GPT-4 모델을 기반으로 제공하는 '프라이빗 AI 챗봇'으로, 일반 사용자에게 제공 중인 '빙챗' 서비스에 기업용 데이터 보안 서비스를 결합해 입출력 데이터를 보호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에 질세라 구글은 지난달 말 연례 콘퍼런스 행사에서 구글 워크스페이스의 생성 AI 기반 도구 '듀엣 AI'를 출시했다.

구글 워크스페이스는 구글이 제공하는 클라우드 협업 소프트웨어 도구로, 듀엣 AI는 생성 AI를 이용해 회의 내용을 메모·요약하고 이미지를 생성하는 기능을 제공한다.

챗GPT를 개발한 오픈AI 역시 구글 및 최대 투자사인 MS와 경쟁하는 '챗GPT' 엔터프라이즈'를 내놨다. 최신 대규모 언어모델(LLM) GPT-4를 기반으로, 일반 서비스 대비 보안 기능을 강화하고 업무 처리 속도 최대 2배 높였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기업용 AI 서비스 출시 경쟁에 한창인 가운데, 국내 기업들도 기업용 AI 시장 선점을 위해 각각 서비스를 출시했다.

삼성SDS는 지난 12일 '리얼서밋 2023' 행사를 통해 지적 작업 자동화 솔루션 '브리티 코파일럿(Brity Copilot)과 AI 플랫폼 '패브릭스(Favrix)'를 공개하며 기업용 AI 시장 참전을 선언했다.

브리티 코파일럿은 단순 반복 업무 외에도 메일, 메신저, 영상회의, 데이터 저장 등 공통 업무 시스템에 생성 AI를 접목한 솔루션이다. 삼성SD측은 시범 적용 결과 개발 속도 30% 향상, 고객 요청사항 대응처리 60% 자동화 등의 효과를 얻었다고 전했다.

패브릭스는 기업의 데이터와 지식자산, 업무시스템 등 IT 자원을 하나의 플랫폼에 모아 공유할 수 있게 하며, 생성 AI와 업무시스템의 빠른 연결을 지원한다. 최초 프롬프트(AI에 명령) 단계에서 정보가 새나가지 않도록 제어하는 필터링 기능을 통해 보안 기능도 강화했다.

LG CNS는 지난 6월 개발자들의 코딩 업무 지원을 위해 챗GPT를 기반으로 한 'AI코딩' 서비스를 출시했으며, 금융·제조·물류·유통 등 각 산업분야에 맞춘 생성AI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예를 들어 수 천개의 투자상품 중 고객에게 맞는 상품을 생성 AI로 분석하고, 상품 소개를 위한 스크립트까지 즉각 출력해 상담사가 제공하는 식이다.

MS·구글·앤스로픽 등 글로벌 AI 기업들과 전략적 협업에도 나서고 있다. 지난 4월 AI 제품 및 신규 서비스 개발을 위해 MS와 업무 협약을 맺었으며, 지난 8월에는 챗GPT의 대항마로 꼽히는 LLM 기업 '앤스로픽'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지난달 29일에는 구글 클라우드와 함께 생성 AI 공동 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이처럼 기업들이 B2B AI 서비스를 내놓는 것은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생성 AI가 보여줄 수 있는 '킬러 콘텐츠'가 아직까지 나오지 못한 상황에서, 소비자 경험 확대보다는 기업의 업무 생산성과 보안 기능 향상에 생성 AI가 당장 더 효과적이라는 분석 때문이다.

일반 소비자 대상의 획기적 생성형 AI 서비스가 없는 것은 개발과 운영에 막대한 비용이 드는 점 역시 원인으로 지목된다.

AI 서비스의 경우 많은 양의 데이터 학습이 필요해 초기 구축이 쉽지 않은 데다,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할 경우 프롬프트와 API(응용 프로그램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 호출 횟수가 비약적으로 늘어나 시스템 구축과 유지에 많은 비용이 들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간 생성 AI 기술을 개발하는 원천 기업들이 주목을 많이 받았다면, 이제는 기술을 통해 어떤 서비스를 개발하는 지가 중요해졌다"며 "일반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획기적 AI 서비스가 나오기 전까지 IT업계는 기업 생산성 향상을 위한 AI 서비스 개발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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