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덩이처럼 불어난 리볼빙 잔액···카드사 부실뇌관 되나
눈덩이처럼 불어난 리볼빙 잔액···카드사 부실뇌관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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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리볼빙 잔액, 7조3735억···전년比 11.4% 증가
18~20% 고금리 비중 35.8%···연체에 따른 부실위험↑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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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올해 상반기 카드사 연체율이 크게 상승한 가운데, 신용카드 분할 납부 서비스 중 하나인 '리볼링' 이월잔액이 급증하면서 카드사 건전성에 비상등이 켜졌다.

특히 리볼빙 고객 중 35% 이상이 18~20%대 초고금리가 적용되는 취약자주로 드러나면서 연체율 증가 등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11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국내 9개 카드사의 지난 6월 말 기준 결제성 리볼빙 이월잔액이 7조3735억원으로, 일년 전보다 11.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볼링 잔액 기준으로 보면 신한카드가 1조565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6% 증가했다. 이어 △KB국민카드(1조4674억원, 16.5%↑) △삼성카드(1조3318억원, 21.3%↑) △롯데카드(1조529억원, 23.3%↑) 등의 순이었다. 이 밖에 NH농협카드의 리볼링 잔액은 1037억원으로 타 사에 비해 작았지만, 증가율은 전년 동기대비 40.6%나 늘었다.

반면 현대카드의 리볼빙 잔액은 952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3% 감소했는데, 카드사 중 유일하다.

리볼빙(일부결제금액이월약정)은 이달 결제해야 할 카드값의 일부를 이월하는 서비스다. 결제대금 중 일부를 연체 없이 상환을 연장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하지만 이에 따른 이자가 카드론보다 높아 이월 잔액이 누적되면 이자부담이 가중되고, 연체리스크도 커질 수밖에 없다.

실제 올해 6월말 기준 7개 전업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의 결제성 리볼빙 이용고객 중 평균 35.8%가 18~20%대 초고금리가 적용되고 있다. 이중 △현대카드(45.93%) △롯데카드(45.11%) △KB국민카드(43.28%) △신한카드(41.02%) 등 4개사는 18~20%가 적용되는 고객 비중이 40%를 상회했다.

여기에 16~18%가 적용되는 고객 비중이 23.8%라는 점을 고려하면, 리볼빙 고객 절반 이상(59.6%)이 16% 이상의 고금리가 적용되는 저신용자인 셈이다.

문제는 고금리의 리볼빙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 대다수가 당장 급전이 필요한 저신용자나 취약차주다 보니, 연체리스크 역시 커질 수 밖에 없다. 6월 말 기준 지주계열 4개 카드사의 평균 연체율은 1.31%로, 전년 동기 대비 0.49%p 상승했다. 이 가운데 하나카드의 경우 연체율이 1년새 0.69%p나 악화됐다.

반면 NPL커버리지비율(부실채권 잔액 대비 충당금설정액)은 평균 245%로 전년 동기 대비 181.1%p나 급감했다. 상반기 대손비용(1조1377억원)이 전년 동기보다 59.7%나 급증했지만, 연체율이 증가하는 속도가 더 빠르다보니, 손실흡수능력이 악화된 것이다. 

다중채무자 비중이 높다는 점도 연체 리스크를 커지게 하는 요인이다. 한국신용평가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3건 이상 다중채무자의 대출성 리볼빙 이월잔액 비중은 65.4%에 달했다. 연체율의 경우 3.18%로 나타났다.

이처럼 리볼빙 서비스를 둘러싼 리스크가 커지면서 카드사 건전성에도 비상등이 켜지고 있다. 연체율 상승에 따른 대손비용 증가가 실적 악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최근 금융권 대출문턱이 높아지면서, 접근성이 좋은 리볼빙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며 "다만 이전부터 대출 영업을 축소하고 건전성 관리에 중점을 두고 있다. 향후 모니터링을 더욱 강화해, 연체리스크로 번지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채영서 한신평 애널리스트는 한 보고서를 통해 "결제성 리볼빙 잔액의 급격한 확대는 부실위험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며 "고위험 회원 점검 및 고위험 자산 비중 관리 등 보수적인 건전성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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