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손비용에 발목잡힌 카드사···하반기 실적도 '먹구름'
대손비용에 발목잡힌 카드사···하반기 실적도 '먹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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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대손비용, 1년새 60%↑···순이익 27.1%↓
2분기 연체율 1.31%···하반기 충당금 부담 커질 듯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카드사의 상반기 실적이 일년새 27% 가량 쪼그라든 가운데, 하반기마저 불투명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고금리 기조 속 연체율이 급등하면서 대손비용이 크게 불어난데다 손실흡수능력마저 악화되고 있어서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지주계열 4개 카드사(신한·KB국민·우리·하나)의 상반기 대손비용이 1조137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9.7%나 급증했다.

대손비용 증가율을 보면, 하나카드의 대손비용은 1932억원으로 전년 대비 109.8%나 증가했다. 이어 KB국민카드(3635억원· 59.9%↑), 우리카드(2090억원·54.8%↑), 신한카드(3720억원·44.2%↑) 등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올해 상반기 대손비용이 크게 늘어난 것은 연체율이 급증해서다.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2분기 말 기준 4개 카드사의 평균 연체율(1개월 이상)은 1.31%로 전년 동기 대비 0.49%포인트(p)나 늘었다.

이 중 하나카드의 연체율은 1.48%로 0.69%p나 악화됐고, 신한카드 역시 1.43%로 0.51%p나 상승한 상태다. 다만 KB국민카드와 우리카드의 연체율은 각 1.16%로 0.38%p, 0.36%p씩 상승하는데 그쳤다.

그 결과 4개 카드사의 상반기 순이익은 664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1% 급감했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신한·KB국민카드의 상반기 순이익은 3169억원, 1929억원으로 각각 23.2%, 21.5% 감소했다.

우리카드와 하나카드의 상반기 순이익은 각각 823억원, 72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38.7%, 38.8% 감소한 규모다.

문제는 대손비용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가량 늘었지만, 손실흡수능력은 오히려 약화됐다는 점이다. 대표적으로 대손비용이 전년 대비 두배 가량 증가한 하나카드의 6월 말 NPL커버리지비율은 245%로 전년 동기 대비 181.1%p나 악화됐다.

NPL커버리지비율은 대손충당금 전입액을 NPL(부실채권)로 나눈 비율로, 카드사가 부실채권 대비 어느 정도 충당금을 쌓았는지를 나타낸다. 해당 비율이 하락했다는 것은, 그 만큼 카드사의 손실흡수능력이 약화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6월 말 기준 신한카드의 NPL 커버리지비율은 240%로 전년 동기 대비 120%p나 급감했다. 우리카드는 311%로 전년 대비 93%p 하락했으며, KB국민카드만 331.7%로 32.5%p 감소하는데 그쳤다.

더구나 고금리 기조와 맞물려 연체율 상승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보이면서 하반기에도 카드사들의 충담금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혁준 나이스신용평가 금융평가본부장은 "카드이용실적은 계속 증가 중이지만, 시중금리가 급등했던 지난해 조달한 자금의 이자비용 반영이 본격화되고 있다"며 "연체율 상승으로 대손비용 증가폭도 커지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수익성 저하압력이 더 큰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이는 경기가 둔화된 가운데 고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채무상환능력이 약화되고 한계차주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러한 환경은 단기간 내 개선되기 어렵다. 하반기에도 카드사 자산건전성 저하압력은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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