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환율전망] 고용지표 둔화에 강달러 '숨고르기'···美 CPI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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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고용둔화에 긴축종료설 탄력···달러인덱스 102선 하회
7월 CPI 3.3%, 근원 CPI 4.7% 전망···中 생산자물가도 변수
관망세 속 제한적 하락세 전망···예상밴드는 1280~1330원
미국 달러화. (사진=픽사베이)
미국 달러화. (사진=픽사베이)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지난주 4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보이며 장중 1310원을 돌파했던 원·달러 환율이,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미국 고용지표 둔화로 긴축종료설에 탄력이 붙자, 달러 약세 흐름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다만 하락폭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1300원이 새로운 지지선이 된 가운데, 이번주 미국과 중국의 물가지수 발표를 앞두고 관망세가 예상된다. 이번 주 원·달러 환율(7~11일)은 지난주 상승분에 대한 숨고르기 장세가 예상되며, 주 후반 물가지표 결과에 따라 변동폭이 커질 전망이다.

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전장 대비 3.2원 내린 달러당 1306.6원에 개장했다. 이후 점진적 하락세를 보이며 오전 10시 기준 1304.6원까지 떨어졌다.

이는 지난주 상승세와 대비된다. 앞서 원·달러 환율은 7월 31일 전장 대비 2.4원 하락한 1274.6원으로 마감했지만, 4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보이며 1309.8원까지 상승했다. 이는 지난 6월 30일(1317.7원, 종가기준) 이후 약 한달 만에 최고치로, 장중 1310원을 돌파하는 강세를 보였다.

해당 강세가 꺾인 원인은 고용지표다. 지난 4일(현지시간) 미 노동부가 발표한 7월 비농업 신규고용이 18만7000명으로,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20만명)를 밑돌았다. 또한 6월 신규고용 역시 기존 20만9000명에서 18만5000명으로 하향 수정되는 등 고용이 예상보다 둔화된 모습을 보였다.

앞서 견고한 고용에 대한 우려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을 뒷받침하는 재료로 소화됐다. 그러나 예상보다 둔화된 고용은 연준의 긴축 중단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선물 시장에서 9월 금리동결 가능성은 88.5%로 전주 대비 8.5%포인트(p) 확대됐다. 연내 동결 가능성도 69%로 같은 기간 6.9%p 올랐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채 2년물 금리는 지난주 4.93%대에서 현재 4.798%선까지 떨어졌으며, 10년물 금리 또한 4.057%대로 내려왔다. 또한 지난주 피치사의 미 국가 신용등급 강등에도 102선을 상회했던 달러인덱스도 현재 101.87선까지 떨어졌다. 이는 원화가치에 반영, 환율 약세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현재 시장의 눈은 다시 물가로 향하고 있다. 오는 10일(현지시간) 미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앞둔 가운데, 현재 시장 전문가들은 전년 대비 3.3%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전월 대비 0.3%p 상승한 수치로, 기저효과의 소멸 등이 근거다.

주목할 점은 변동폭이 큰 에너지 및 식료품을 제외한 근원 CPI 상승률이다. 현재 시장 전망치는 4.7%로, 전월 상승률 대비 0.1%p 둔화됐다. 앞서 연준은 데이터를 보고 정책을 결정하겠다는 기존 방침을 고수했다. 다음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9월 예정된 만큼, 직접적 영향을 미치긴 어렵지만, 근원 CPI의 유의미한 둔화는 달러 약세 및 원화 강세 등으로 연결될 수 있다.

중국 위안화도 변수다. 지난주 달러당 7.2위안에 근접했던 위안화 가치가, 현재 7.141위안선까지 절상했다. 문제는 오는 8~9일 중국 무역수지와 생산·소비자물가 발표를 앞두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생산자물가 상승률이 예상치를 밑돌 경우, 중국 경기 둔화우려를 자극할 수 있다. 이는 위안화와 함께 '프록시(Proxy·대리)' 통화로 분류되는 원화의 가치를 함께 떨어뜨릴 재료다.

이밖에 최근 통화정책 관련 약세를 보이고 있는 엔화와, 유로화 가치 역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엔화의 경우 일본은행(BOJ)의 수익률곡선통제(YCC) 정책의 유연화 선언 이후, 국채금리가 불안한 추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순매도 흐름이 이어지고 있는 외국인 주식매매 추이도 변수다.

종합하면 예상보다 부진한 고용지표에 달러가 약세 전환했다. 지난주 환율 상승분 일부에 되돌림이 나타나고 있으며, 연준의 긴축종료설이 탄력을 받고 있다. 다만 이번주 예정된 물가지표 발표를 앞두고 주중 관망세가 나타날 것으로 보이며, 물가지표 결과에 따라, 환율 변동폭이 커질 수 있다.

여기에 최근 약세를 보인 중국 위안화와 일본 엔화의 절상 여부, 외국인 주식매매 추이 등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번주 원·달러 환율 예상밴드는 1280~1330원이다.

[다음은 이번 주 원·달러 환율 향방에 대한 외환시장 전문가들의 코멘트]

▲소재용 신한은행 S&T센터 리서치팀장 : 1290~1320원

미국 비농업 부문 고용지표가 예상치를 하회하자, 긴축 속도가 늦춰질 것이라는 전망에 미 국채 금리가 하락했다. 이에 연동해 원·달러 환율도 내렸다.

이번주도 예상치를 하회하는 고용지표와 긴축 우려 완화 등으로 달러 약세 분위기가 조성될 것으로 본다. 역외 차익실현 물량 등으로 환율 하락 우위 흐름이 예상되지만, 중국 경제지표 부진 등에 따른 위안화 약세와 미 CPI 발표 관망세에 하단이 지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연구원 : 1295~1310원

지난주 환율 너무 많이 오른 부분이 있다. 현재 원화가 지닌 펀더멘탈 대비 너무 과매도 상태다. 이번주 외환시장도 변동성이 크지만, 현재 수준을 고점으로 보고 있다.

관건은 미 물가지표다. 현재 헤드라인물가 상승률은 소폭 올라갈 것이나, 근원물가 상승률은 오히려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달러 약세 흐름이 이어지며, 환율 중심선이 1300원에서 1200원 후반으로 옮겨질 것으로 보고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 1280~1330원

이번주 외환시장 내 핵심 재료는 미 물가지표다. 6월에 이어 7월에도 둔화세가 확인된다면 연준의 동결기조는 더욱 강화될 것이며, 달러화는 물론 주요국 통화 흐름에 큰 영향을 줄 것이다. 기저효과 소멸로 헤드라인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반등이 예상되는 가운데, 근원물가의 추가 안정세에 주목해야 한다.

중국 생산자물가도 중요 변수다. 마이너스 증가율이 얼마나 축소될지가 중요하며, 이번에도 시장 기대치를 하회한다면 중국 경기 둔화 우려가 증폭될 것이다.

이번주 환율은 지난주 큰 폭으로 상승했다는 점에서 숨고르기 혹은 하락이 예상되지만, 미국과 중국 물가지표가 변수다. 다만 추가 상승폭은 제한적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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