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상 확실한 美 연준 7월 FOMC, 관전 포인트는?
기준금리 인상 확실한 美 연준 7월 FOMC, 관전 포인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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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전망 25bp 인상 유력···'마지막 인상' 기대감 높아
긴축 당위성 약화된 연준···"매파적 기조는 유지할 것"
한미 금리차 사상 첫 2%p···한은 추가 인상에 '미온적'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 (사진=연방준비제도 홈페이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 (사진=연방준비제도 홈페이지)

[서울파이낸스 신민호 기자] 지난해부터 숨가쁘게 달려온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상 사이클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를 앞두고, 연준이 이번 금리 인상을 끝으로 금리인상을 종료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시장의 눈은 연준의 성명서와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에 쏠린 가운데, 이번 FOMC에서 주의 깊게 살펴야할 관전포인트를 몇가지를 짚어본다.

◇인상은 기정사실···추가 인상 가능성은?

25~26일(현지시간) 7월 FOMC 정례회의가 진행되는 가운데,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FFR, 기준금리)) 선물 시장에서 연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인상할 가능성은 98.3%로 집계됐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미국채 2년물 금리 역시 전일 오전 4.84%선에서 현재 4.893%로 상승하는 등 사실상 금리인상이 기정사실화됐다.

주목할 점은 추가 인상 가능성이다. 앞서 연준은 최종금리(파이널 금리) 전망이 담긴 점도표(Dot-plot) 중간값을 5.1%에서 5.6%로 0.5%p나 상향 조정한 바 있다. 현재 미 기준금리가 5~5.25%임을 감안하면, 사실상 이달 한차례(0.25%p) 인상 후 추가 인상을 예고한 셈이다.

다만 FFR 선물 시장에서 9월 동결 가능성은 78.7%이며, 연말 기준으로도 58.7%로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블룸버그의 사전조사에서도 대부분의 이코노미스트들이 7월 인상을 끝으로 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예상하는 등 시장에서는 이번 인상을 마지막으로 보고 있다.

해당 전망의 핵심 근거는 물가둔화다.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3%로 전월 대비 1%p나 급락했기 때문이다. 이는 연준의 물가 목표치(2%)를 여전히 상회하고 있지만, 2021년 3월(2.6%) 이후 2년 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특히 하반기에는 본격적으로 주택가격 하락 영향이 반영될 전망이며, 고용시장 역시 다소 완화되면서 서비스물가 상승압력도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지난달 연준은 올해 물가 전망치를 기존 3.3%에서 3.2%로 낮추는 등 물가 둔화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임재균 KB증권 연구원은 "대부분의 물가지표가 기준금리를 하회하면서 실질적 긴축영역에 진입한 가운데, 연말로 갈수록 긴축의 영향이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라며 "9월부터 재개되는 학자금 대출 상환도 연준의 추가 인상을 조심스럽게 하는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분열에도 매파적인 연준···"피봇 기대감을 막아라"

연준의 분열도 주목할 만하다. 연준의 대표적 '매파(통화긴축 선호)'로 꼽는 제임스 불라드 전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의 사임으로, 연준의 의견이 다소 갈리기 시작했다.

현재 연준에서 매파로 지목되는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나 미셸 보우만 이사 등은 여전히 높은 수준의 인플레이션과 견조한 고용시장 등을 근거로 추가인상을 지지하고 있다.

반면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로 꼽히는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와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 등은 인플레이션이 둔화하고 있는 반면, 누적된 긴축의 영향이 실물경기를 위축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착륙 측면에서 정책방향을 물가에서 경기로 이동시켜야 한다는 주장이다.

현재 파월 의장을 필두로 한 중도파가 합의점을 찾고 있지만, 일부 인사들은 아예 연내 동결을 주장 중이다. 특히 연준 내 소수의견 비중이 이번 금리인상 사이클 이래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신중론이 커져가는 모양새다.

다만 이와 별개로 연준의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기조는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물가상승률이 3%까지 둔화됐지만, 근원 CPI 상승률은 4.8%로 여전히 견조하기 때문이다. 향후 기저효과가 축소되면서 물가가 반등할 위험도 존재한다.

섣부른 시장 기대를 통제하는 관점에서도 일맥상통한다. 실제 시장은 6월 점도표 상향에도 7월 인상 후 동결 가능성을 금리에 반영하고 있다. 7월 회의에서 연준이 완화적 기조를 보일 경우, 피봇(Pivot, 정책선회) 기대감이 극대화돼 금리가 급락했던 올해 2~3월 당시의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 이를 통제하기 위해서라도 긴축 경계심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지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물가지표와 그외 지표 간에 간극이 존재함에도, 금리가 떨어지길 원하는 시장은 그 기대에 좀 더 부합하는 물가지표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점도표도 없는 회의에서 연준이 시장을 제어할 방법은 매파적 구두개입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시장과 연준의 괴리는 이번에도 확인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연준은 시장금리 하락을 막기 위해 금리인하 기대를 계속 통제해야 하는데, 7월 회의엔 경제전망 발표가 없어 파월 의장의 발언 말고는 가용한 매파적 수단이 없다"면서 "금리 인상과 성명문 문구 유지 등을 통해서 계속해서 미 연준의 긴축 의지를 표명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한미금리차, 사상최초로 2%p···금통위는 '시큰둥'

한미금리차가 역대 최대치를 경신한다는 점은 우려요인이다. 현재 한미 금리차는 상단 기준 1.75%p로 역대 최대치지만, 이번 인상으로 2%p까지 벌어지게 된다. 말 그대로 사상 최대 격차다.

통상 양국간 금리 격차가 벌어질수록 외국인 자본 이탈, 환율 급등 등의 부작용이 발생한다. 이 때문에 과거 한은 금통위는 양국간 금리 격차를 1%p 내외로 관리하려는 경향이 강했지만, 이번 인상 사이클에서 연준의 긴축 수위가 높아지며 점차 격차가 벌어진 상황이다.

다만 한은 금통위의 반응은 '제한적'이다. 역대 최대 금리차에도 뚜렷한 외국인 자본 유출 흐름이 확인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한은의 '6월 이후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외국인의 증권투자자금은 29조2000억달러 순유입을 기록했다. 특히 채권자금의 순유입이 유지되고 있다는 점에서 금리차로 인한 자본 유출 우려가 불식된 상황이다.

원·달러 환율 역시 안정적이다. 원·달러 환율은 이달 초 1300원 초반에서 미 CPI 발표 후 1260.4원(7월 18일 종가)까지 떨어졌으며, 최근 반등해 1280원까지 올라왔다. 팬데믹 이전 5년간(2015~2019년) 평균치인 1137.7원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지만, 1440원을 돌파했던 지난해 고점 대비 크게 낮아진 상태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한은 금통위가 현재 금리차를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인식하고 있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 금통위에서 이창용 한은 총재는 "최근 금리차가 커졌음에도, 외국에서 채권자금이 유입됐고 외화수급 사정도 개선되고 있다"며 "한미 금리차도 봐야하지만 금리차가 벌어지면 환율이 절하된다는 공식은 더 이상 맞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점을 종합할 때 한은 금통위는 8월 통화정책방향회의에서도 동결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경기둔화 우려와 새마을금고 사태 등으로 인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금통위의 추가 금리인상 여력이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많다.

민지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한은은 국내 경기가 수출이 개선되며 회복할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최근 새마을금고 사태 등 신용이벤트에 대한 경계심 등이 이어지고 있다"며 "연준 긴축 경로가 불확실하다는 점에서 금통위도 금리인하를 고려하기는 어렵겠지만, 연말까지 동결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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