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금리 오름세···대출자 시름 다시 깊어진다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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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신규취급액 코픽스 3.70% '0.14%p ↑'
최저 '국민銀 4.17%'·최고 '농협銀 5.89%'
서울 송파구 잠실 일대 아파트 밀집 지역. (사진=서울파이낸스DB)
서울 송파구 잠실 일대 아파트 밀집 지역. (사진=서울파이낸스DB)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은행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 상승세가 본격화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추가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각종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시장금리가 상승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한때 연 3%대까지 떨어졌던 주담대 변동금리 하단은 현재 4%대로 올라섰다. 이런 가운데 주담대 변동금리에 영향을 주는 코픽스가 또 오르면서 차주들의 빚 상환부담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은행연합회는 지난달(6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가 3.70%로 전월(3.56%)보다 0.14%p(포인트) 상승했다고 17일 공시했다.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올해 들어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역대 최고치인 4.34%를 기록한 후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3개월 연속 하락했다. 이후 3월 시장금리가 오른 영향으로 소폭 반등한 후 4월 다시 하락했으나, 5월에 이어 6월에도 상승세가 이어졌다.

잔액기준 코픽스와 신잔액기준 코픽스도 일제히 올랐다. 6월 잔액기준 코픽스는 3.80%로 전월(3.76%)보다 0.04%p 올랐다. 신잔액기준 코픽스는 전월(3.14%)보다 0.04%p 오른 3.18%를 기록했다. 잔액기준은 2012년 7월(3.85%) 이후 10년 11개월 만에, 신잔액 기준은 지난 2019년 6월 처음 공시를 시작한 후 최고 수준이다.

이번 코픽스 상승은 시장금리 상승에 따른 결과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다.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 금리가 인상되거나 인하될 때 이를 반영해 상승 또는 하락한다.

코픽스에 영향을 주는 은행채 6개월물(AAA·무보증) 금리를 보면 5월 3.5~3.7% 수준을 유지하다 6월 들어 대부분 3.8% 수준을 유지했다. 글로벌 긴축 기조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관측에 시장금리 상승세가 이어진 것이다. 시장금리가 오르면서 은행 예·적금 금리도 오름세를 보였고, 이는 은행 조달비용이 상승하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이날 코픽스가 오르면서 이와 연동된 주요 시중은행 주담대 변동금리도 오는 18일부터 상승한다. 코픽스를 변동형 주담대 지표로 삼는 KB국민·우리·NH농협 등 3대 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 중 최고금리는 연 5.89%(농협은행·신규취급액), 최저금리는 연 4.17%(국민은행·신잔액)다. 한 달 전 최고·최저금리와 비교하면 각각 0.04%p, 0.02%p 높다.

주요 은행 코픽스 연동 주택담보대출 금리 (자료=각 사)
주요 은행 코픽스 연동 주택담보대출 금리 (자료=각 사)

은행별 주담대 변동금리를 보면, 신규취급액 기준으로 국민은행은 연 4.21~5.61%에서 연 4.35~5.75%로 최고·최저금리가 코픽스 상승분만큼인 0.14%p씩 오른다. 우리은행도 연 4.33~5.53%에서 연 4.47~5.67%로 금리 상단과 하단이 0.14%p씩 상승한다.

농협은행은 내부 금리조정을 거치면서 주담대 금리 상승폭이 다른 은행 대비 낮았다. 농협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주담대 금리는 기존 연 4.34~5.85%에서 연 4.38~5.89%로 최고·최저금리가 0.04%p씩만 오른다.

신잔액기준 주담대 금리도 변동된다. 국민은행의 신잔액기준 연동 주담대 금리는 연 4.13~5.53%에서 연 4.17~5.57%로 상단과 하단이 0.04%p씩 상승한다. 우리은행의 경우 연 4.35~5.55%에서 연 4.39~5.59%로 조정된다. 농협은행은 신잔액기준 주담대를 취급하지 않는다.

대출금리가 오름세를 보이면서 차주들의 이자부담도 한층 커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채 6개월물을 기준으로 하는 신한·하나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의 경우 이날 기준 연 4.85~6.983%로 최고금리가 7% 돌파를 앞두고 있다. 지난달 3%대를 기록하던 최저금리도 사라진 상태다.

고정형 주담대를 받았거나 고려하고 있는 대출자들의 고민도 클 것으로 보인다. 주담대 고정(혼합)금리의 기준이 되는 은행채 5년물이 상승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5월 초 3% 후반대를 기록하던 5년물 금리는 현재 4% 초반대까지 오른 상황이다. 이에 따른 이날 기준 5대 은행의 주담대 고정(혼합)금리는 연 3.98~6.175%다. 

대출금리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연준은 오는 25~2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한 차례 인상한 뒤 올해 추가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도 지난 13일 기준금리를 동결한 후 상당 기간 긴축기조를 유지하겠단 입장을 밝혔다.

한 은행 관계자는 "연준의 매파적 기조에 시장금리가 5월 들어 계속 올랐고, LCR(유동성커버리지비율) 규제 정상화 조치로 은행들이 자금 조달에 나서면서 금리가 상승 압력을 받은 부분이 있다"며 "특히 이달 초 새마을금고 사태 여파로 장단기 채권금리가 모두 뛰었기 때문에 조달비용 상승이 불가피해졌고, 다음달 코픽스 상승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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