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금융 당국이 금융지주 및 은행 경영 승계 절차에 대한 가이드라인 제정을 추진 중인 가운데,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차기 회장 선임 절차를 밟고 있는 KB금융지주를 두고 "선도적인 선례를 만들어줬으면 한다"고 언급했다.

이 원장은 17일 서울 중구 신한카드 본사에서 열린 '소상공인 함께, 성장 솔루션' 론칭 행사 직후 취재진과 만나 "원칙적으로 공론화해서 금융권뿐만 아니라 다양한 각계각층의 의견을 들을 예정이고,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어떤 부분이 개선이 필요한지 정리가 될 것 같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특정 인물이라든가 특정 후보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최소화해야겠지만, 지난 연말·연초 여러 지배구조 이슈 이후 KB가 첫 이벤트를 맞는 만큼 선진적인 선례를 만들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최근 집중호우로 피해가 속출하는 상황에서 피해 기업의 자금 공급 등 금융권에 지원 방안을 요청했다고도 언급했다. 그간 시중은행을 시작으로 카드사, 보험사를 찾아 상생금융 지원 방안 마련을 독려해 온 그는 이날 신한카드를 방문, 금융권을 향해 '조속한 지원방안 이행'을 주문하기도 했다.

그는 "폭우로 인해서 너무 큰 피해가 발생한 것에 대해서 진심으로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면서 "금융권에서는 보험금 지급 등은 물론이고 피해 기업 등의 정상 운영과 관련된 금융권의 자금 공급, 재건을 위한 여러 가지 금융지원 활성화 방안을 검토해 보고자 업권에 요청을 보낸 상태"라고 전했다.

이어 "고금리·고물가 상황에서 여러 자연재해 등이 발생하는 가운데 가장 큰 피해는 아무래도 취약계층, 소상공인 등 상대적으로 여력이 작은 층에 쏠릴 수밖에 없다"며 "금융권의 상생금융 지원방안이 3·4분기에 실질적으로 집행될 수 있도록 챙겨보고 금융권과 함께 호흡하겠다"고 설명했다.

가계부채에 대해서는 당국에서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이 원장은 "통화당국의 어려움과 가계대출의 지나친 팽창 우려에 100% 공감하고 있다"며 "가계 대출을 가급적 GDP 대비 신속하게 줄일 수 있으면 하는 바람이 있지만 다른 부작용이 초래될 수 있는 상황에서 가계대출 관리 흐름을 기재부, 금융위, 한국은행과 긴밀히 협의, 추이를 이끌어 가고 있다"고 했다.

그는 또 "다만 가계 대출 팽창 등의 우려가 지나쳐서 오히려 물가 관리에 문제를 초래한다는 것이 명백하게 지표로 나올 경우에는 거시건전성 고려 요소로 삼을 수 있다고 이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원장은 당국이 현재 들여다 보고 있는 카카오의 SM엔터테인먼트 공개매수 방해 의혹 사건과 관련해선 수사가 신속하게 진행 중이라고 답변했다. 조만간 조사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이 원장은 "수사·조사의 영역에 말씀드리기 조심스럽지만 역량을 집중해서 자료 분석을 진행 중이고 생각보다 수사가 신속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실체 규명에 대한 자신감을 갖고 있어 조만간 기회 될 때 말씀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희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