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 25조, 설비투자 17조, 전략투자 7조 등 50조 투자 계획
디지털홈 헬스케어 진출, 전기차 충전사업 내년 2분기 미 진출
[서울파이낸스 이서영 기자] LG전자가 가전을 넘어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해 2030년 매출 100조원을 넘어설 것이란 비전을 제시했다.
12일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2030년까지 50조원을 투자하고, 트리플7(연 매출 성장률과 영업이익률 7% 이상, 기업가치 7배 이상 성장)을 통해 시장과 고객으로부터 제대로 인정받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밝혔다. 조 사장은 "매출 규모를 지난해 65조원(LG이노텍 제외)에서 2030년까지 100조원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앞서 10년 전인 지난 2013년 3가지 목표를 제시했다. 세계 가전 1위, OLED(올레드, 유기발광다이오드) TV 사업 진출, 전장(VS)사업본부 출범이었다.
조 사장은 "이 3가지 목표를 모두 지켰던 만큼, 앞으로 7년 뒤에도 제시한 목표도 반드시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는 3대 사업 축으로 △비 하드웨어 사업모델 혁신 △B2B(기업 간) 사업 영역 성장 △신사업 동력 확보를 제시했다. 2030년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이들 3대 사업 비중을 50%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회사 측은 밝혔다.
회사는 구체적으로 연구개발(R&D) 투자에 25조원 이상, 설비투자에 17조원 이상, 전략 투자에 7조원을 각각 투입할 계획이다.
비 하드웨어 사업에서는 콘텐츠 경쟁력 강화에 5년간 1조원 이상 투자키로 했다. 현재 무료 방송인 LG 채널 서비스 국가와 이용자는 지난해 25개국 2000만명에서 올해 29개국 4800만명 이상으로 늘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방송 콘텐츠를 TV외 다른 IT기기 등에도 적용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 외에도 가전 경쟁력에 고객이 홈 영역에서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더해 집안 전체를 아우르는 '홈 솔루션 사업'을 추진한다는 구상도 밝혔다. 최근 출시한 스마트코티지(일종의 디지털 모듈러 주택) 등이 대표적이다. 이삼수 최고전략책임자(CSO)는 "집의 영역 뿐 아니라, 호텔,병원 등의 모든 영역에서 끊임없이 고객의 경험을 연결하겠다"고 말했다.
B2B사업은 2030년까지 매출 40조원 이상 달성을 목표로 잡았다. 전장사업의 경우, 2030년까지 매출액을 2배 이상으로 키워 20조원 규모의 '글로벌 톱10' 기업으로 성장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가전 부문 B2B 사업은 가정·상업용 냉난방공조(HVAC) 사업을 확대해 2030년까지 관련 매출을 배 이상으로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HVAC사업에서 북미와 유럽이 약 37%의 점유율 차지하는 만큼, 이곳에 연구개발부터 생산·영업·유지보수를 해 '현지 완결형 사업구조'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빌트인 가전도 '글로벌 톱5' 브랜드로 육성하고, 상업용 디스플레이는 특정 고객군 맞춤 솔루션을 통해 성장을 가속한다는 구상이다. 류재철 H&A본부 사장은 "저희 사업본부 내에서도 5년 동안 살펴보면 빠른 성장을 하고 있는 분야가 빌트인 가전"이라며 "올해 유럽시장에서 신제품을 대거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사업 발굴은 헬스케어, 전기차 충전사업, 메타버스 등에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디지털 헬스케어는 미국 실리콘밸리 소재 북미이노베이션센터(NAIC)를 중심으로 전략적 투자를 이어간다. LG전자는 지난해 말부터 미국 원격의료 기업 암웰과 함께 북미에서 비대면 원격진료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다만 헬스케어 시장 개척에서 스마트폰 사업을 철수한 점은 약점으로 꼽힌다. 이삼수 CSO는 "헬스케어는 모바일 부분을 타깃으로 하는 게 아니라 집에 있는 빅 스크린을 가지고, 병을 미리 예방하는 데 포커스를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북미 등지에서 신규 법인 설립할 계획이다.
전기차 충전 사업은 단순히 충전기 판매에 그치지 않고 충전 관제서비스를 아우르는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는 게 목표라고 회사 측은 밝혔다. 최근 자회사 하이비차저를 통해 국내용 충전기 제품 4종을 출시했다. 내년 북미를 시작으로 유럽과 아시아 등으로 시장 진출을 확대하며, 북미 공략을 위한 추가 생산기지도 연내 구축할 계획이다.
그러나 전기차 충전 사업은 LG뿐 아니라 세계 각국 대기업들도 진출해 경쟁이 심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은석현 VS사업본부장은 "LG전자가 전기차 시장에서 가진 장점은 '제조'에 있다"며 "최근에 전기차 시장은 테슬라의 (슈퍼차저) 충전 방식으로 통일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이를 중심으로 내년 2분기까지 준비해 미국 시장 진출에 어려움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진출 후 유럽과 아시아 시장까지 순차 사업 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메타버스 영역에서는 폭넓은 전략적 협업 관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혼합현실(MR) 기기의 경우, 글로벌 유력 플랫폼사와 공동 개발하고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증강현실(AR) 기기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AR글라스 고도화 및 콘텐츠 제작 생태계 구축 지원사업' 과제를 진행하고 있다. 관련해 조인트 벤처(JV)나 인수·합병(M&A)을 통한 사업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