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건설사 5곳, 1분기 성적 '암울'···"해외·신사업도 쉽지 않네"
대형 건설사 5곳, 1분기 성적 '암울'···"해외·신사업도 쉽지 않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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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건설사 5곳 중 4곳, 영업익 하락 전망···"원가율↑·주택 부진 탓"
향후 신사업 성과·해외수주 실적 추이 관건···"당장 성과 내긴 어려워"
서울의 한 건설현장 (사진=서울파이낸스DB)
서울의 한 건설현장 (사진=서울파이낸스DB)

[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건설업계가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가운데 대형건설사 대부분이 암울한 성적표를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원자잿값 상승과 고금리로 초래된 부동산 경기 위축의 직격탄을 받은 탓이다. 건설사들은 국내 미분양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해외시장과 신사업 분야로 눈을 돌리고 있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실정이다. 

2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시공평가능력 10대 건설사 가운데 올해 1분기 실적 컨센서스가 나온 삼성물산·현대건설·DL이앤씨·GS건설·대우건설 5곳 중 4곳의 수익성이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소폭 증가한데 반해 영업이익이 전반적으로 하락해 작년부터 심화된 주택경기 하락 영향이 본격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컨센서스를 살펴보면 삼성물산의 1분기 매출은 10조1218억원, 영업이익은 524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05%, 3.19%가 감소한 수치다. 현대건설의 경우 1분기 매출은 전년보다 29.8% 상승한 5조3821억원으로 예상됐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9.0% 줄어든 1560억원으로 추정됐다. 

DL이앤씨와 대우건설도 매출은 10%대 증가하지만 영업이익은 30% 수준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DL이앤씨 1분기 컨센서스는 매출 1조8042억원, 영업이익 84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9.1% 상승한 반면, 영업이익은 32.7% 감소했다. 대우건설의 경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2% 증가한 2조5025억원이지만 영업이익은 27.0% 감소한 1614억원으로 예측됐다.

국내 원자잿값과 인건비 상승으로 원가율이 높아진 데다 미분양 급증 등 경기 침체 영향으로 주택 마진이 감소하며 건설사들의 수익성이 대부분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불황 속에서도 GS건설은 계열사 플랜트 등 수익성 위주 사업 전략과 베트남 개발 등 신사업 부분 호조로 실적이 선방할 것으로 예상된다. GS건설의 1분기 실적은 매출 3조1042억원, 영업이익 159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0.6%, 4.1% 오를 것으로 추정된다. 

부동산 침체 국면 속에서 향후 관건은 각 사의 신사업 성과와 해외수주 실적 추이에 달렸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다만 그간 건설사들이 마진이 많이 남던 주택 사업에 치중해왔던 만큼 해외·신사업이 실적에 반영되기까진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이 급등한 상황에서 분양 세대수도 지난 2년 동안 계속 줄면서 업계 전반의 수익성이 악화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 "이미 작년 말부터 주택 부문을 줄이고 해외·토목 등 비주택 부문을 늘려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고 있지만 당장 실적에 반영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 건설 분야에서 국내 건설사 진출국은 선진국보다는 동남아, 아프리카 등 개발도상국이나 중동 산유국으로, 이들 국가에서 민자·민관합동사업 요구가 커지고 있어 국가 ODA 자금 또는 파이낸싱 지원 등 실질적이고 적극적인 정부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라면서 "또 소형모듈원자로(SMR), 도심항공교통(UAM), 수소연료전지 등 신사업 분야의 경우 투자를 확대하고 있지만 사업이 가시화돼 주택 매출 부진을 상쇄하기엔 아직 초기 단계 시장"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작년부터 건설사는 물론, 정부까지 '원팀코리아' 지원에 나서면서 해외건설에 박차를 가했지만 아직까진 그 성과가 미미한 수준이다. 실제 1분기 누적 해외건설협회 기준 한국 건설사 해외수주 규모는 61억 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오히려 7.7% 감소했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1분기 전반적인 해외수주가 기대보다 부진했지만 2~3분기 단기적으로 다양한 입찰 파이프라인을 통해 수주 증가 가능성도 높다"면서도 "중장기적으로 초대형 그린 수소 프로젝트가 발주 시장 핵심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변화하는 발주 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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