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건설사 1분기 실적 선방했지만···앞으로가 관건
대형건설사 1분기 실적 선방했지만···앞으로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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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현대건설·GS건설 등 전년比 영업이익 상승
경기 침체 속 2분기부턴 주택 줄이고, 해외·신사업 확대
삼성물산, 현대건설, DL이앤씨, GS건설, 대우건설, 현대엔지니어링 각 사 전경 (사진=각 사)
삼성물산, 현대건설, DL이앤씨, GS건설, 대우건설, 현대엔지니어링 각 사 전경 (사진=각 사)

[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어려운 부동산 업황에 따라 올해 1분기 실적 악화가 우려됐던 대형건설사들의 영업이익이 소폭 상승하면서 예상 밖에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부동산 시장 위축에 따른 수주 실적 감소로 앞으로 실적 개선을 이어 나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건설사들은 국내 주택 비중을 줄이고 해외시장과 신사업 분야를 강화해 대응에 나섰다.

2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1분기 영업이익은 2920억원으로, 전년 대비 52.4% 증가하며 주요 건설사 가운데 가장 큰 폭으로 성장했다. 국내 주택 사업보단 반도체 등 국내외 첨단기술과 해외·신사업 프로젝트가 본격화하면서 수익성이 개선된 결과다. 

증권가 영업이익 컨센서스가 -6.6%로 예상됐던 현대건설은 1분기에 작년보다 1.2% 증가한 1735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선방했다. 사우디 네옴 러닝터널, 파나마 메트로 3호선, 사우디 자푸라 가스처리시설, 이라크 바스라 정유공장 등 해외 대형 현장의 공사가 본격화한 영향이다. 

GS건설은 전년보다 3.9% 늘어난 1590억원을 기록했다. 지속 투자해 온 신사업 부문 매출이 크게 늘어 실적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영업이익 501억원으로 작년 동기(영업손실 942억원)와 비교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주요 도시 정비 및 민간 수주 사업지 공정 본격 진행, 자체 사업지 청주 가경 아이파크 5단지 준공 등으로 실적이 개선됐다. 

삼성엔지니어링도 멕시코, 말레이시아, 사우디 등 주요 해외 프로젝트와 모듈화, 자동화 등 신사업 강화를 통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2% 상승한 2254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반면 DL이앤씨와 대우건설은 지난해 높은 실적에 따른 기저효과와 주택사업 원가율 상승으로 영업이익이 20% 이상 대폭 하락했다. DL이앤씨는 작년보다 28.30% 감소한 902억원의 영업이익을 보여, 주요 건설사 가운데 하락 폭이 가장 컸다. 대우건설 1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2% 감소한 1767억원을 기록했다. 

1분기 건설사 실적을 살펴본 결과, 작년부터 이어진 부동산 경기 침체와 금리·물가 상승 등 원가율 급증 여파로 대부분 건설사 수익성이 악화할 것이란 시장 우려보다는 선방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앞으로 실적이 관건이다. 치솟는 원자잿값과 지속되는 주택 경기 불황 속에서 건설사들은 주택 사업 신규 수주보다는 신사업·해외 건설 부문을 강화해 포트폴리오 개편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실제 건설사들은 주택사업 수주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현재 국내 시공능력평가 상위 10위 건설사 중 대우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롯데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등은 올해 1분기 도시정비사업 수주에서 마수걸이도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1분기 기준 10대 건설사의 도시정비사업 신규 누적 수주액은 전년 동기 6조7786억원 대비 33.3% 감소한 4조5242억원이다. 

이 가운데 친환경 신사업 개발과 해외 건설 사업은 강화하는 모습이다. 삼성물산은 2분기부터 중동 신재생에너지 사업, 동남아 빌딩 사업 등 추가 수주를 진행해 국내외 수주 호조세를 이어간다. 삼성엔지니어링도 UAE 해일앤가샤 가스전 프로젝트를 비롯, FEED(기본설계) 참여를 통한 EPC(설계 조달 공사) 연계수주 전략으로 수익성 중심 사업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현대건설은 차세대 원전, 수소플랜트, 전력중개거래사업 등 에너지 전환 신사업을 확장하는 한편, 스마트 건설기술을 활용해 현장의 안전과 생산성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수익성이 급감한 DL이앤씨는 작년 설립한 자회사 카본코(CARBONCO)를 통해 탄소 포집 및 활용(CCUS) 및 수소 에너지 분야 사업 개발과 신규 수주를 추진하고 최근 2000만불을 투자한 소형모듈원자로(SMR) 개발사 미국 엑스에너지(X-Energy)와 소형원전 사업에 진출한다는 전략이다. 대우건설 역시 나이지리아 카두나 정유시설 긴급보수공사와 리비아 패스트트랙 발전 공사 대규모 수주를 시작으로 이라크 알 포(Al Faw) 추가공사, 나이지리아 인도라마 비료공장 3차, 리비아 발전 및 SOC 인프라 복구 사업 등 후속 수주를 준비 중이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앞으로는 경기 영향을 많이 받는 주택 사업보다는 원전·재생에너지 등 신사업과 해외 플랜트 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며 "대부분 건설사가 주택 비중을 줄이고 비주택 사업에 투자를 확대하는 등 사업 구조를 개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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