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건설도 쉽지 않네"···'350억달러' 수주 목표 달성 빨간불
"해외 건설도 쉽지 않네"···'350억달러' 수주 목표 달성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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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수주액 86억달러 '16%↓'···목표액 25% 수준 불과
선두기업 실적 부진 탓···"수익 확실한 사업에 집중하는 모습"
대우건설이 최근 긴급 보수 공사 수주 계약을 체결한 '나이지리아 카두나 정유시설' 현재 전경 (사진=대우건설)
대우건설이 최근 긴급 보수 공사 수주 계약을 체결한 '나이지리아 카두나 정유시설' 현재 전경 (사진=대우건설)

[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건설업계가 해외 신시장 활로 개척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지만 올 상반기 수주 규모가 전년보다 감소하는 등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경우 올해 해외건설 수주액 350억달러 달성이 어렵지 않겠느냐는 우울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1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6월 현재 기준 해외건설 수주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103억0459만달러보다 약 16% 줄어든 86억7432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올해 목표치인 350억달러의 25% 수준이다. 상반기가 끝나가는 시점에 목표액의 절반도 미치지 못한 것이다. 상반기 기준 해외수주 수주액이 100억달러에 오르지 못한 것은 지난 2019년 이후 4년 만이다. 2019년은 금융위기(2008년) 이후 해외 수주액이 가장 낮았던 때로, 당시 총 수주액은 223억달러였다.

작년 해외수주는 대형건설사들을 중심으로 원자력발전소‧정유시설 등 대규모 산업설비 시설 프로젝트를 따내며 310억달러를 달성, 3년 연속 해외 수주액 300억달러 돌파라는 진기록을 세운 바 있다. 정부도 '원팀코리아'를 구성하고 사우디·인도네시아·베트남 등 각국과의 관계 강화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이에 올 한 해 해외시장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졌지만 실제 올 상반기 해외수주액은 전년보다 감소한 실정이다.

전 세계적인 거시경제 위축 상황에서 해외시장을 주도해 온 선두기업들이 부진한 실적을 보이고 있는 탓으로 풀이된다. 실제 매년 해외 수주 상위권에 올랐던 현대엔지니어링은 올해 들어 이날까지 단 한 건도 신고하지 못했다. 지난해 6월1일 기준 17억달러 가까이를 확보했던 삼성엔지니어링의 올해 실적은 5504만달러로, 1억달러에도 못 미친다. 같은 기간 롯데건설의 수주액은 작년 14억달러에서 5832만달러로 크게 감소했으며, 현대건설과 GS건설의 실적은 작년과 비교해 반토막 났다.

올해 대형 프로젝트 수주가 줄어든 것도 수주액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 수주 내역을 살펴보면 공사건수와 시공건수는 각각 248건, 2455건으로 전년(241건‧2112건) 대비 늘어난 반면 계약액은 줄었다. 실제 올해 집계된 대형 해외 계약은 △SK배터리 헝가리 제2공장 사업(SK에코엔지니어링, 약 1조2630억원) △카자흐스탄 복합화력발전소(두산에너빌리티, 약 1조1670억원) △나이지리아 카두나 정유시설(대우건설, 약 7800억원) △엘살바도르 로스 초로스 교량 건설 사업(동부건설, 약 4930억원) 등에 불과하다. 

지역별로는 태평양‧북미를 제외하고 모든 지역이 전년 대비 수주 실적이 감소했다. 특히 해외건설 실적에서 주요 비중을 차지했던 아시아 지역의 감소가 가장 컸다. 또 기대를 모았던 중동 건설 프로젝트도 사실상 성과가 전무하다. 최근 현대건설은 100억달러 규모의 카타르 LNG 프로젝트 수주에 실패했고 삼성엔지니어링은 컨소시엄을 구성해 계약을 따냈던 아랍에미리트(UAE) 하일앤가샤 가스전 초기업무 계약이 조기 해지되기도 했다. 

다만 업계 안팎으론 불확실성이 큰 해외 건설 특성에 맞춰 당장의 실적보다는 수익성을 확실히 담보할 수 있는 대형 프로젝트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는 만큼 실적 감소가 크게 유의미하진 않다고 본다. 특히 최근 3년여간 코로나19로 발주를 보류했던 사업들이 엔데믹을 맞아 적극적으로 발주를 늘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향후 전망이 부정적이지도 않다는 입장이다. 글로벌시장 조사기업 IHS마킷에 따르면 올해 세계 건설시장은 지난해보다 4.0% 성장한 13조9824억달러에 달한다. 

해외건설업계 관계자는 "해외시장의 경우 작은 규모의 사업을 쌓아가면서 실적을 올리는 게 아니라 대규모 프로젝트 한 건으로 몇십억, 몇백억불의 실적을 올릴 수 있기 때문에 현재 시점에서 부정적으로 전망할 필요가 없다"면서 "최근 자재비, 물류비 급등 등으로 인해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발주처와 시공사 간 공사비 갈등이 확산하는 가운데 기업들이 과거 '일단 따내고 보자'는 기조에서 벗어나 수익성이 담보되고 현실성 있는 사업을 중심으로 신중하게 접근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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