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가 반토막' 카카오뱅크···성장둔화에 먹통사태까지 '이중고'
'공모가 반토막' 카카오뱅크···성장둔화에 먹통사태까지 '이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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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일比 5.14% 하락한 1만6600원에 마감
시총 순위 42위···"주가 반등, 당분간 요원"
(사진=카카오뱅크)
(사진=카카오뱅크)

[서울파이낸스 이진희 기자] 카카오뱅크가 혹독한 가을을 나고 있다. 상장 직후 9만원대까지 치솟았던 주가가 1만원대로 내려앉은 상황에서, 성장 둔화 우려에다 지난 주말 카카오 '먹통 사태'까지 겹친 형국이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카카오뱅크의 주가는 전일보다 5.14%(900원) 떨어진 1만6600원에 장마감했다. 공모가 3만9000원의 반절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시가총액은 7조9121억원으로, 시가총액 순위는 42위까지 밀려났다.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장 초반보다는 낙폭을 줄였지만, 지난 금요일 깜짝 반등한 상승분을 그대로 반납해야 했다.

가뜩이나 최근 하락세를 겪고 있는 카카오뱅크 주가가 또다시 우하향 곡선을 그린 것은 지난 주말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카카오 먹통 사태가 벌어졌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15일 오후 3시30분께 경기도 성남시 판교 SK C&C 데이터센터에서 화재가 발생, 카카오톡과 다수 카카오 서비스에서 오류가 발생했다. 카카오뱅크의 경우 전산센터가 상암에 위치해 이번 화재로 인한 직접적인 전산상 손상은 없던 것으로 파악됐으나, 카카오톡을 통한 간편이체 일부가 작동하지 않았다.

이번 사태로 카카오뱅크를 비롯해 카카오, 카카오페이 등 카카오 3형제는 이날 한때 일제히 52주 신저가를 새로 쓰기도 했다. 장 시작 후 8~9%대 급락했던 이들 주가는 4~5% 하락선에서 장을 마쳤다.

주말부터 가슴을 졸인 주주들은 '울고 싶은데 뺨 맞은 격이 됐다'는 반응이다. 카카오뱅크의 주주환원정책이 큰 효과를 보지 못하는 데다 먹통사태로 인한 불안감 등이 맞물리자 주가 냉각이 한동안 이어질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실제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지난 7일 "최근 주가 하락에 대해 주주분들께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밝힌 데 이어 카카오뱅크 임원 12명이 지난 6일과 7일 이틀에 걸쳐 자사주 총 5만685주를 매입하기도 했다.

자사주 매입은 주가 안정과 주주가치 제고 등을 목적으로, 주주환원정책 중 하나로 여겨진다. 카카오뱅크는 자사주 소각 등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자사주 매입 등 주가부양책 발표에도 시장에선 약발이 먹히는 않는 모양새다. 주주환원정책이 발표된 지난 7일 9.38% 하락한 1만8350원에 마감, 신저가를 갈아치웠던 카카오뱅크는 주가 반등에서 더 멀어지고 있다는 평이다.

카카오 먹통 사고로 인한 신뢰 하락과 함께 악재로 꼽히는 것은 성장 둔화에 대한 우려다. 금융권 대표 '성장주'로 분류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인상 기조에 따른 약세를 면치 못한 카카오뱅크는 가파르게 타격을 입는 추세다.

일부 증권사에서는 부정적 리포트를 내기 시작했다.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금리인상 탓에 대출 감소와 수익성 감소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토스뱅크 등 후발주자와 경쟁사들의 추격으로 차별화에 대한 효과가 희미해지고 있다는 점도 불안요소 중 하나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주주환원정책 등 대응책 발표에도 카카오뱅크의 가치는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주주환원 취지는 긍정적이지만, 당분간 환경 악화에 따른 이익 전망 하향 조정과 회복을 위한 최대 관건인 차별화된 성장도 확인까지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는 주택담보대출, 자영업자 대출 등 신규 상품 출시에도 당초 예상과 달리 기대 이하 대출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금융 안정 위험 완화를 위한 규제 강화 가능성이 있어 인터넷은행 성장은 제약을 받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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