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오른 시멘트 값···건설업계, 수익 악화·공정 차질 우려 '한숨'
또 오른 시멘트 값···건설업계, 수익 악화·공정 차질 우려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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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건설 현장 모습 (사진=서울파이낸스DB)
서울의 한 건설 현장 모습 (사진=서울파이낸스DB)

[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시멘트 업계가 시멘트 가격을 7개월여 만에 또다시 인상하면서 건설사들의 시름이 커지고 있다. 원자잿값, 물가 및 인건비 등 비용 상승 여파가 수익성 악화로 이어져 올해 하반기 실적 하락 우려도 불가피해 보인다. 특히 레미콘 업계가 가격 인상에 반발해 셧다운(조업 중단)에 나선다는 입장인 만큼 현장 공정 차질이 전망된다.

2일 시멘트 업계에 따르면 삼표시멘트는 이달부터 t당 시멘트 공급 단가를 10만5000원으로 11.7% 인상하기로 한 데 이어 한일시멘트·한일현대시멘트, 성신양회, 한라시멘트도 10만5000∼10만6000원으로 인상할 계획이라고 각 업체에 통보했다. 이들 업체들은 앞서 올해 상반기에도 t당 시멘트 가격을 17∼19% 인상한 바 있다.

시멘트 업계가 1년 동안 세 차례에 걸쳐 가격 인상에 나선 것은 주요 원자재인 유연탄을 비롯해 전력비, 물류비, 환경부담금, 인건비 등 원가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시멘트업계 관계자는 "올해만 24% 인상된 화물운임비 등으로 3년간 물류비가 1200억원 상승했고, 전력요금 5% 인상, 금리 인상 등이 원가 급상승을 압박하고 있어 내부적으로 감내하는데 한계에 도달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시멘트를 주원료로 쓰는 레미콘업계가 올해에만 벌써 두 번째인 시멘트 값 인상을 수용할 수 없다고 반발하며 다음달 10일부터 조업 중단(셧다운)에 들어가기로 결정했다. 

건설사들은 두 업계의 움직임에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자칫 골조 공사 지연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건설업계는 올해 초부터 화물연대, 레미콘 운송 노조, 철근·콘크리트 등 관련 업체들의 '파업 도미노'를 겪으며 시름을 앓아왔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시멘트업계와 중소레미콘업계 간 협상이 불발돼 셧다운까지 이어지면 규모나 기간에 따라 미칠 영향이 다르지만 공정에 차질이 생겨 공기·납기를 맞추기 어려운 상황으로 번질 것"이라며 "시멘트업계 역시 원가 상승에 따라 가격을 인상하는 것이지만 이번 결정으로 후방 산업들까지 영향권에 놓이게 됐다"고 했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시멘트, 레미콘을 비롯해 주요 자재인 철근 가격도 작년초 톤당 69만원에서 올해 5월 기준 톤당 119만원으로 72.5% 급등했다. 또 유류비와 요소수 가격 인상으로 대다수 건설장비의 임대료가 물가상승률을 크게 웃도는 수준으로 인상됐으며, 타워크레인의 경우 최대 30% 넘게 인상돼 시공원가 급등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최근 가파른 인플레이션(물가상승)에 따라 상승한 건설노임 역시 업계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대한건설협회의 '2022년 하반기 적용 건설업 임금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127개 전체 직종의 9월 현재(올해 5월 조사 기준) 일 평균임금은 24만8819원으로, 전년 동기(23만5815원) 대비 5.51% 늘었다. 상승한 임금은 이달부터 건설공사 원가계산에 적용된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주택경기 침체와 함께 원자잿값, 물가 및 인건비 등 비용 상승 여파가 수익성 악화로 이어져 올해 하반기 건설업계 실적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는 "수급 불균형으로 원자재값 안정이 장기간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 수급을 받아야 하는 건설사 입장에서는 어려움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건설업계의 경우 미래 부담 비용 등을 감안해 실적을 보수적으로 집계하는 측면이 있는데 자잿값 등 비용 증가에 따른 타격이 더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원가율이 나빠져서 공사비가 올라가면 영업이익 감소로 3분기부터 수익성이 악화할 우려가 있다"면서 "공정이나 사업관리를 효율적으로 하는 등 벨류 엔지니어링을 통해서 원가율 방어 및 개선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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