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경상흑자 883억달러 '역대 3위'···한은 전망치 밑돌아
지난해 경상흑자 883억달러 '역대 3위'···한은 전망치 밑돌아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제유가·원자재가격 급등에 상품수지 흑자폭 줄어
역대급 운송흑자에 서비스↑···본원소득도 '역대 1위'
"견조한 수출 호조 지속···향후 전망은 가늠 어려워"
HMM 컨테이너선. (사진=주진희 기자)
HMM 컨테이너선. (사진=주진희 기자)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지난해 우리나라의 경상수지 흑자가 883억달러를 기록했다. 에너지·원자재 가격 급등세에 상품수지 흑자 규모는 소폭 줄었으나, 서비스수지·본원소득수지가 모두 큰 폭으로 개선되면서 지난 2016년 이후 5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역대 세 번째로 많은 흑자 규모를 기록했지만, 한국은행이 전망했던 920억달러 달성에는 실패했다.

한은이 10일 발표한 '2021년 12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경상수지는 883억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전년(759억달러)보다 흑자폭이 124억달러(16.3%) 늘었다. 지난 2016년 979억2000만달러를 기록한 이후 5년 만에 최대 흑자이며, 2015년(1051억2000만달러)와 2016년에 이어 역대 세 번째 최대 흑자폭을 기록했다.

델타 변이 및 오미크론 변이 등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세가 가라앉지 않고 글로벌 공급망 차질 등이 예상보다 길어졌지만, 글로벌 경기 회복 속에서 IT수요가 꾸준히 늘어나는 등 수출이 견조한 성장을 견인했. 다만 당초 예상했던 연간 목표치인 920억달러 달성에는 미치지 못했다. 이는 지난해 4분기 이후 원자재 가격이 급증한 데 따른 것이라고 한은은 설명했다.

황상필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작년 코로나 변이 확산 및 공급망 차질에도 견조한 수출 성장이 지속되는 가운데 화물운임 단가·물동량 확대 영향에 운송수지도 큰 폭으로 흑자를 기록했다"면서 "또한 기업 배당금 수입 증가 본원소득수지도 역대 1위를 기록하면서 경상수지가 24년 연속 흑자 행진을 이어갔다. 다만 원자재가 급등에 흑자폭이 줄고, 기초통계자료 수정 및 최신 조사 결과 등을 소급 반영하면서 전망과 결과치에 소폭 차이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상품수지 흑자 규모는 762억1000만달러를 기록하면서 전년(806억달러)보다 흑자폭이 44억달러가 줄었다. 수출이 같은 기간 1321억1000만달러(25.5%) 확대됐으나, 수입의 오름폭(1365억달러, 31.2%)이 더욱 크게 나타났기 때문이다. 수출은 글로벌 경기 회복세에 힘입어 반도체, 석유제품 등의 주요 품목 확대 및 동남아·중국·미국 등 대부분의 지역에서 고르게 늘었다. 수입 역시 원자재 수입가격 급등과 내수 회복에 자본재(20.2%)와 소비재(18.3%)도 큰 폭으로 늘어났다.

서비스수지와 본원소득수지는 역대급 개선세를 보였다. 우선 지난해 서비스수지의 경우 31억1000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해 전년 146억7000만달러 적자보다 적자폭이 115.6억달러(78.8%) 줄었다. 운송수지가 11억달러 흑자에서 154억3000만달러로 확대돼 역대 1위의 흑자폭을 기록한 영향이다. 수출화물운임 상승 및 화물 물동량 증가 영향에 화물운송수입이 역대 최대를 기록하는 등 운송수입(455억1000만달러)이 2배 가까이 늘어났다.

본원소득수지 역시 193억3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해 역대 1위 기록을 갈아치웠다. 전년(134억9000만달러)와 비교해 58억4000만달러(43.3%) 늘었다. 해외직접투자 및 주식투자 확대 등의 영향으로 배당소득수입이 큰 폭으로 증가해 역대 가장 많은 324억1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배당소득수지도 33.3억달러에서 97억달러로 흑자폭이 63억7000만달러 늘어 역대 1위를 기록했다. 이전소득수지는 6억5000만달러 적자를 시현했다.

황 국장은 "코로나 변이 및 공급망 차질 속에서도 우리나라의 주요 수출 품목이 확대되고 운송수지 흑자폭 확대 및 해외투자·증권투자가 크게 늘어난 점은 의미가 있다"면서 "올해에도 세계경제 국제교역 회복세 보일 것이며, 이는 우리나라의 반도체 등 주력 수출품목을 중심으로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견조한 수출 성장 흐름은 올해 경상수지 버팀목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같은 한은의 기대에도 최근 국제유가·원자재가격 급등에 따른 무역수지 적자 흐름이 이어지고 있어 재정적자와 함께 '쌍둥이 적자'에 대한 우려는 날로 커지고 있다. 실제 두바이유, 브렌트유, 서부텍사스산원유(WTI) 등 국제유가는 최근 한 달 새 약 50~60%  급등했으며, 지정학적 리스크에 향후 배럴당 100달러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이에 무역수지는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2개월 연속 적자를 보였는데, 이는 14년 만이다.

이에 한은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올해 연간 경상수지 810억달러 흑자 전망 달성 가능성에 대해 예상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황 국장은 "원유수입 등 원자재에 대한 해외의존도가 매우 높은 우리나라의 경우 원자재 가격 급등의 영향이 매우 크게 나타난다"면서 "수입 물량이 늘지 않아도 금액이 늘며 경상수지에 악영향을 미치는 구조다. 현재로서는 810억달러 달성 가능성을 평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 재확산 및 공급망 차질, 원자재가격 급등, 중국 성장세 둔화 등이 향후 국내 경상수지의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면서 "다만 1월 수출입차 감소 여파로 무역수지가 적자를 시현했지만, 여전히 수출·중개수입·가공무역 등이 여전히 좋은 상황이기 때문에 상황을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관련기사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