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교체·외부영입' 자산운용사, 잇단 수장 물갈이···격전 예고
'세대교체·외부영입' 자산운용사, 잇단 수장 물갈이···격전 예고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래운용, 성과 중심 파격 인사로 조직·인력 쇄신···삼성운용 맹추격
'ETF 선구자' 배재규, 한투신탁운용···'20년 CEO' 조재민, 신한운용行
사진=서울파이낸스 DB
사진=서울파이낸스 DB

[서울파이낸스 남궁영진 기자] 자산운용업계에서 최고경영자(CEO)를 잇따라 교체하며 새 경영 전략을 꾀하고 있다. 파격 세대교체를 단행하는가 하면 경쟁사에서 업계 관록을 자랑하는 인물을 전격 영입했다. 바뀐 수장의 진두지휘로, 내년에는 자산운용사 간 상장지수펀드(ETF)를 위시한 격전이 예상된다.  

17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달 최창훈 부회장과 이병성 부사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했다. 지난 6년간 미래에셋운용을 이끌었던 김미섭·서유석 사장에서 새로운 '투톱' 체제를 구축했다. 그룹 차원의 성과 중심 과감한 발탁인사가 이뤄졌다.

미래에셋운용은 새 수장을 중심으로 시스템 정비와 조직·인력 쇄신에 나설 예정이다. 수년째 업계 선두 자리를 수성 중인 삼성자산운용을 바짝 쫓는 데 주력한다. 이를 위해 지난달 잇단 인사를 통해 임원 수를 113명으로 늘렸다. 전체 임직원(542명) 5명 중 1명은 임원인 셈이다.

현재 미래에셋운용의 ETF 순자산가치총액은 24조6009억원으로 전체 시장의 34.7%를 점유한다. 삼성자산운용(30조3890억원, 42.9%)에 8% 남짓 뒤져 있다. 하지만 2019년 말 각각 52.3%, 24.9%로 두 배 이상 벌어졌던 것을 감안하면 역전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다. 

삼성자산운용은 서봉균 삼성증권 세일즈앤드트레이딩(Sales & Trading) 부문장이 새 대표이사 후보로 추천됐다. 그동안 삼성생명 자산운용본부장 출신들이 새 수장으로 낙점돼 왔던 선례를 비춰보면 파격 인사라는 평가다. 

삼성그룹 전반적으로 세대교체 바람이 이는 가운데, 삼성운용 역시 외부 전문가 선임을 통해 조직에 긴장감을 불어넣는 한편, 새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복안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들어 미래에셋운용에 쫓기는 추세다 보니, 선두 수성에 박차를 가하려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삼성맨'을 전격 영입했다. 조홍래 사장의 뒤를 이을 차기 대표이사 사장으로 배재규 삼성자산운용 부사장을 내정했다. 'ETF 선구자'라는 평을 받는 배 부사장은 국내 ETF 시장을 70조원 규모로 성장시킨 주역으로 손꼽힌다. 

삼성자산운용이 KODEX200을 선보이며 오랜 시간 ETF 시장을 선도할 수 있었던 것도 배 부사장의 역량이 절대적이었다는 게 업계 평가다. 한국투신운용은 외부인을 수장으로 데려온 파격 행보를 보인 만큼, 5%를 갓 넘긴 ETF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는 데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운용사 CEO만 20년의 베테랑을 자랑하는 조재민 전 KB자산운용 사장이 경쟁사인 신한자산운용으로 적을 옮긴 것도 눈길을 끈다. KB자산운용을 '가치투자의 명가'로 성장시켰다는 평을 받는 조 전 사장은 신한운용에서 전통자산 부문 수장으로 새롭게 출발한다. 

내년 초 신한대체투자와 통합으로 종합자산운용사로 발돋움하는 신한자산운용은 조 전 사장이 운용업계 내에서 단일대표와 각자대표제를 모두 경험한 점을 높이 샀다. 신한지주 관계자는 "시장을 보는 뛰어난 안목과 탁월한 인재 발굴 육성·역량에 적임자로 추천됐다"고 말했다.

자산운용사 한 관계자는 "호실적을 이끈 공으로 대부분 CEO의 임기 연장이 유력한 증권업계와 달리, 자산운용사 수장은 물갈이되는 모습"이라며 "회사 내 파격적 세대 교체와 외부 인사 영입에 나선 점이 눈에 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존 경영 전략을 이어가는 안정을 택하기보다 새 전략을 통해 향후 치열한 경쟁에 맞서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관련기사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