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 4% 유지···한은, 경기회복에 무게(종합)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 4% 유지···한은, 경기회복에 무게(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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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재확산보다 수출호조·추경효과 등 기대
"물가 상향 조정, 농축산물·유가 등 공급압력 영향"
이환석 한국은행 부총재보가 26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경제전망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이환석 한국은행 부총재보가 26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경제전망 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서울파이낸스 유은실 기자] 한국은행이 코로나 4차 대유행에도 불구하고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기존 4.0%로 유지했다. 수출, 투자, 정부소비 부문에서 좋은 성적표를 받으며 경기 회복 흐름에 청신호가 켜졌고 재난지원금 등 정부의 대규모 재정정책과 백신접종 확대가 예고된 만큼 견실한 회복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은행은 26일 수정경제전망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4.0%로 유지하고,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기존 1.8%에서 2.1%로 상향 조정했다. 내년 경제성장률은 3.0%로,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1.5%로 제시했다.

한은은 델타변이가 올 3분기 경제성장률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지만 경제정상화 흐름 자체를 되돌릴 수는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

요인은 다양하다. 우선 국내 실물경기 전반에서 양호한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코로나19 재확산 영향으로 민간소비가 다소 둔화된 점은 있지만 수출과 설비투자 분야에서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상품수출은 앞으로도 주요국의 경기회복 등의 영향으로 양호한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민간소비도 3분기 이후 백신접종 확대, 추경 집행 효과 등으로 점차 개선될 전망이다.

특히 전반적인 수출입 지수에서 기대 이상의 성적표를 받았다는 점이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했다. 7월 수출입물량지수 11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고 수출입금액지수도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수출의 경우 반도체를 중심으로 전기·운송·컴퓨터전자·섬유 등에서 높은 상승 흐름을, 수입의 경우 운송장비 및 석유제품의 오름세가 돋보였다. 

설비투자는 글로벌 경기회복에 힘입어 견조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IT부문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중심으로 경쟁력 제고를 위한 투자가 꾸준할 것으로 보인다. 건설투자는 양호한 착공실적 등에 힘입어 건물건설을 중심으로 점차 회복될 전망이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우려했던 고용 상황도 취업자수 증가가 지속되는 개선세를 보였다. 기획재정부가 지난 20일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에 따르면 올해 7월 취업자는 2764만8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54만2000명 늘었다. 고용률 또한 67.1%를 기록하며 지난해보다 1.1%p 상승했다.

이에 따라 취업자는 올해와 내년의 경우 직전 연도와 비교해 각각 20만명, 24만명씩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서비스업 취업자수는 당분간 대면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증가세가 둔화되겠지만, 향후 백신접종이 늘어나고 경제활동 제한이 완화되면서 증가폭이 점차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이번 성장률에는 과거 대유행 시기와는 다르게 이동성 지수가 팬데믹 이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반영됐다. 이는 백신효과 등으로 서비스업 부진이 지표상 심각하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7월 들어 백신 접종이 가속화되고, 20~40대 백신 접종이 오는 9월부터 본격화될 것을 감안할 때 연내 집단면역 도달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세계경제는 선진국을 중심으로 회복세가 점차 확대될 것으로 예측했다. 코로나19 전개양상과 최근 주요국 경기상황을 반영한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5.7%, 세계교역 신장률은 8.3%다. 

문제는 선진국과 신흥국 간 회복속도가 다르다는 점이다. 미국·유로지역·일본의 경우 회복이 다소 더딜 것으로 전망되는 중국과 신흥국과는 다르게 하반기부터 회복세가 점점 뚜렷해질 것으로 예측된다. 향후 주요국의 경제활동이 가속화되는 점은 국내 성장경로에 상방압력으로, 중국 경제의 성장세 둔화와 글로벌 공급차질 회복 지연 등은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농축산물가격, 유가 등 공급측 요인의 영향이 당초 예상보다 커진 데다 수요측 물가상승압력도 점차 확대되면서 5월 전망수준(1.8%)을 상당폭 상회할 전망이다. 다만 근원물가 상승률은 지난 전망치인 1.2%를 유지했다.

물가는 국제유가에 영향을 크게 받았다. 국제유가(두바이유 기준)는 7월 중 70달러대 중반까지 상승했다가 최근 60달러대 중후반 수준에서 등락세를 보인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에 들어가지 않는 산유국으로 이뤄진 OPEC+의 감산합의가 지연되면서 유가가 상승했지만, 최근 델타변이 확산, 달러화 강세 등의 영향으로 하락하며 변동폭을 키우고 있다.

국내 농수산물은 오름세가 진정되고 있기는 하지만 상승폭이 높은 수준이고 전세지수·수입물가 등 소비자물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이 계속 오르고 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석유류 및 농축수산물 가격 오름세 지속, 서비스 가격 상승폭 확대 등으로 2%대 중반의 높은 수준을 이어가는 데다가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율도 2%대 중반으로 높아졌다. 

경상수지는 상품수지 흑자폭이 축소될 전망이다. 다만 서비스수지가 개선되고 본원소득수지 흑자폭도 확대되면서 지난해보다 흑자규모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올해 GDP대비 경상수지 흑자 비율은 지난해와 비슷한 4%대 중반을 기록하고, 2022년에는 3%대 후반으로 낮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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