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트업 효과' 2분기 GDP 0.8%↑···연간 4% 성장 청신호
'펜트업 효과' 2분기 GDP 0.8%↑···연간 4% 성장 청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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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수성장·민간경기, 코로나19 뚫고 경제성장 견인
年4% 성장 위한 분기별 성장률 상회···수출은 2%↓
내수 소비 견실·수출 호조 지속···3분기 전망 '맑음'
HMM 컨테이너선. (사진=주진희 기자)
HMM 컨테이너선. (사진=주진희 기자)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올해 2분기(4~6월)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강한 민간소비 회복세에 힘입어 0.8%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7월 발표된 속보치 대비 0.1%포인트(p) 올라선 것으로, 제조업이 하향 수정됐지만 서비스업이 큰 폭으로 성장한 결과다. 앞서 분기별 성장률이 0.6% 후반대만 기록해도 연간 4%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일단 2분기 잠정치로는 이를 웃돌았다.

하반기 전망도 밝다. 델타 변이발 코로나19 '4차 대유행' 확산에 민간소비 둔화는 불가피해 보이지만, 과거 확산기와 비교해보면 충격은 상당히 완화된 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 수출 역시 견조한 호조세를 지속하면서 연간 4% 성장에 한 발 더 다가설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 7월 속보치比 0.1%↑···민간소비 12년來 '최고'·서비스업 2.1%↑

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1년 2분기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는 전기대비 0.8% 성장했다. 이는 지난 7월 발표한 속보치(0.7%)보다 0.1%포인트(p) 상향 조정된 것이다. 전년동기(6.0%) 대비로도 속보치(5.9%)보다 0.1%p 올라선 모습이다. 앞서 우리나라 분기별 실질 GDP 성장률은 지난해 코로나19 충격에 1~2분기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해오다, 같은 해 하반기 이후 회복하기 시작했다.

올해 1분기에 이어 2분기 GDP 성장에도 '펜트업(기대심리 이전)' 효과가 이어지면서 내수의 힘이 성장을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수 성장 기여도는 2.5%로 전분기(1.9%) 대비 0.6%p 상승했다. 경제주체별 기여도로는 민간에서 0.5%p, 정부에서 0.3%p를 기록했고, 특히 민간의 경우 지난해 3분기부터 4개 분기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2분기 민간소비는 전기대비 3.6% 성장했으며, 속보치(3.5%)보다 0.1%p 높아졌다. 코로나19의 민감도가 둔화되면서 외부활동이 많아졌고, 의류 등 준내구재, 음식숙박 및 오락문화 등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소비활동이 늘어났다. 민간소비 증가율은 지난 2009년 2분기 3.6%를 기록한 이후 12년 만에 가장 높은 오름폭이었다. 정부소비도 코로나19 검사비 지원 등 건강보험급여비 지출을 중심으로 3.9% 성장했다. 이는 1987년 2분기(4.2%) 이후 34년 만에 가장 높았다.

수출은 자동차, LCD 등을 중심으로 2.0% 감소했고, 수입은 1차금속제품, 화학제품 등이 늘어 2.5% 증가했다. 이에 따라 수출에서 수입을 뺀 순수출의 성장기여도는 같은 기간 -0.3%p 에서 -1.7%p로 둔화된 흐름을 보였다. 제조업도 운송장비, 금속가공제품 등을 중심으로 전기대비 1.3% 감소했다. 반대로 내수 성장에 힘입은 서비스업의 경우 속보치(1.9%) 대비 0.2%p 높은 2.1%로 상향 조정됐다. 이는 지난 2002년 1분기(2.8%) 이후 19년여 만에 가장 높다. 

명목 국민총소득(GNI)은 직전 분기보다 2.4% 증가했다. 배당 수입을 중심으로 명목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이 3개월 새 2조5000억원가량 늘면서 명목 GNI 증가율이 명목 GDP 성장률(1.9%)을 웃돌았다. 실질국민총소득 증가율은 0.1%를 기록하면서, 실질 GDP 성장률을 하회했다. 실질국외순수취요소소득이 6조3000억원에서 8조8000억원으로 불어났지만, 교역조건이 악화돼 실질무역손실규모(5조1000억원→10조9000억원)가 큰 폭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GDP 디플레이터는 전년 동기 대비 1.6% 상승하면서 전분기(2.6%)보다 오름폭이 줄어든 모습이다. 소비자물가 상승 요인으로 내수 디플레이터가 2.8% 상승했지만, 교역조건 악화는 GDP 디플레이터 오름폭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GDP 디플레이터는 명목 GDP를 실질 GDP로 나눈 값으로, 자본재와 수출입 등 전반적인 물가수준을 나타내는 거시경제지표다.

신승철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국민계정부장이 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21년 2분기 국민소득(잠정) 설명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 한국은행)
신승철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국민계정부장이 2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2021년 2분기 국민소득(잠정) 설명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 한국은행)

◆ 年4% 성장, 3~4분기 0.6%면 가능···4차 확산 영향 제한적일 것"

한은은 이번 속보치 상향 조정 결과에 대해 경제회복 지표 확인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승철 한은 국민계정부장은 "지난 1분기에선 마지막 달 통계 발표가 없어 반영하지 못했다"라며 "하지만 이번 잠정 통계에서는 6월 산업활동동향, 국제수지, 민간기업 2분기 영업실적 등이 반영되면서 상향 수정됐다"고 말했다.

성장률 상회 조정으로 연간 경제성장률 4% 달성 가능성도 더욱 커졌다. 앞서 지난 1분기 국민소득 발표 당시 내수·민간 부문 성장세에 힘입어 1.7%라는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고, 2~4분기 0.6% 후반대의 성장률만 기록해도 연간 4.0% 성장이 가능하다고 분석한 바 있다. 신 부장은 "2분기 성장률이 상향 조정되면서 연간 4% 성장을 위해 3~4분기 0.6% 성장이면 달성할 수 있다"며 "지난주 통화정책 방향 경제전망에 따라 성장 전망을 따라가면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하반기 이후 발표된 경제지표로 볼 때 과거 확산기보다 충격 정도는 둔화될 것이란 관측도 내놨다. 신 부장은 "7월 산업활동 동향, 카드사용액, 통관수출, 소비자물가지수(CSI),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등 발표된 기초자료에 따르면 과거 확산기와 비교해 (충격은) 상당폭 줄어든 모습"이라면서 "투자에서도 계절적 요인으로 주춤한 건설투자가 올라설 전망이며, 설비투자도 IT분야 및 반도체 등에서 증가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7~8월 수출 내용도 주력 수출 상품들이 양호한 실적을 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4차 대유행 확산 추이는 여전한 변수로 꼽았다. 그는 "2분기 민간소비 규모는 코로나19 발생하기 전 지난 2019년 4분기의 98% 수준으로, 여전히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하회하는 모습"이라면서 "델타 변이발 재확산은 소비심리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소비심리 회복 경향을 추세적인 흐름으로 판단하기에는 이르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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