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퇴출' 앞둔 리보금리 대체지표 속속 도입
은행권, '퇴출' 앞둔 리보금리 대체지표 속속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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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1월 리보 중단에 따른 금리 변동 가능성↑
금융상품 연동 대체지표·금리산정 시스템 마련
(왼쪽부터)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사옥 전경 (사진=각 사)
(왼쪽부터)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사옥 전경 (사진=각 사)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내년 1월부터 리보금리(LIBOR·런던 은행 간 금리) 산출이 중단되면서 국내 은행들이 대체지표 마련 등 대응에 속도를 내고 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은 내년 1월 리보금리 중단을 앞두고 연동상품 금리 변동 가능성을 고객에게 안내하거나 새로운 지표금리 도입을 위한 시스템 구축에 나서고 있다.

리보금리는 영국 대형 은행들이 제시한 금리를 기초로 산정된 평균금리다. 각 국가들이 금융거래를 할 때 기준금리로 활용하고 있다. 통상 국채와 회사채를 발행할 때 리보금리에 가산금리를 얹어 이자를 산출한다.

리보금리는 2012년 일부 대형 은행들이 담합·조작해온 것이 드러나 시장의 신뢰를 잃었고, 결국 올해를 끝으로 폐지가 결정됐다. 이에 따라 전 세계 은행들은 그동안 리보에 연동됐던 금융상품에 대해 다른 지표를 적용해야 한다.

문제는 금리 산출의 기초가 되는 지표가 바뀌면서 관련 금융상품의 금리가 변동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또 금리를 적용하는 규칙 등에도 변화가 불가피한 만큼 은행들로서는 리보를 대체할 금리를 확정해야 하고, 관련 시스템도 구축해야 한다.

하나은행은 최근 리보금리 변동에 따른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금융솔루션 제공 핀테크 '웨이브릿지'로부터 컨설팅을 받기로 했다. 은행들은 기존의 리보 연동 파생상품을 새롭게 평가할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는데, 웨이브릿지가 관련 금융·IT솔루션을 하나은행에 제공하기로 한 것이다.

웨이브릿지 관계자는 "리보를 사용하는 파생상품들의 이자계산 방식이나 데이터 처리 방식들이 바뀌는 만큼 관련 솔루션을 제공하기로 했다"며 "리보 트랜지션 작업을 하려면 금리지수가 만들어지는 방법도 알아야 하고, 파생상품에 대한 평가도 할 줄 알아야 하는데, 관련 전문 인력이 충분해 컨설팅 영역까지 진출하게 됐다"고 말했다.

다른 은행들의 경우 리보를 대체할 지표를 확정하고 이를 고객에게 안내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리보 중단에 따라 USD리보를 SOFR 금리로, 유로(EUR)를 유리보(EURIBOR) 금리로, 엔화(JYP)는 티보(TIBOR) 금리로 대체하기로 결정하고, 이를 이달 중 홈페이지에 게시하기로 했다.

우리은행도 조만간 리보를 대체할 금리를 확정하고 이를 고객에게 안내할 예정이다. 이미 리보 연동 금융상품에 가입한 고객에게 지표 변동에 대한 안내는 마쳤으나 어떤 금리를 지표물로 사용할지는 아직 확정하지 않은 상황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리보 지표가 변동될 예정이란 안내물을 이미 고객들에게 다 발송했으나 대체되는 금리에 대해서는 아직 검토 중"이라며 "유로와 엔화리보는 올해가 마지막이라서 (대체금리를) 조만간 확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KB국민은행은 올해 초 시중은행들 가운데 처음으로 SOFR 금리 연동 외화채권을 발행한 바 있다. SOFR는 미국채를 담보로 하는 환매조건부채권거래(Repo) 1일물 금리다. 주로 미국·유럽 우량 기관들의 변동채권 발행에 활용되며 리보 대체금리로 제시되고 있다. 국민은행 측은 SOFR 발행은 리보금리 중단으로 대체 지표가 필요한 상황에서 새로운 지표 산출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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