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마통 한도 줄이고 DSR 40% 적용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오는 30일 가계대출 규제 시행을 앞두고 대출 '막차' 수요가 늘면서 은행들이 선제적으로 신용대출 조이기에 들어간다.
23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이날부터 1억원 초과 신용대출 고객과 연소득 대비 200% 초과 신용대출에 대한 심사를 강화한다. 국민은행뿐 아니라 다른 은행에서 받은 신용대출 합산 금액이 1억원을 초과하는 고객(차주)에 대해서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를 적용한다.
DSR은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카드론 등 모든 가계대출 원리금 상환액을 연소득으로 나눈 비율이다. DSR은 차주의 상환능력을 현미경 심사해 실제 대출가능 금액 자체를 줄이는 가장 강력한 대출규제로 여겨진다.
우리은행도 이날부터 비대면 마이너스통장 대출 한도를 최고 2~3억원에서 1억원으로 축소한다. △우리주거래직장인대출·우리원(WON)하는직장인대출 2억원→1억원 △우리스페셜론 3억원→1억원 등이다. 영업점 창구에서는 지난 20일부터 적용됐다. 또 1억원 초과 신용대출에 대한 규제도 전산시스템 개발이 마무리되는 대로 시행할 예정이다. 가계대출 규제가 시행되는 30일 전 실행에 들어갈 방침이다.
NH농협은행도 신용대출 한도와 우대금리를 줄여 신용대출 조이기에 들어갔다. 이달 18일부터 우량 신용대출과 일반 신용대출 우대금리를 각각 0.2%p, 0.3%p 인하했으며 20일부터는 연소득 8000만원 초과 고소득자의 신용대출 가능 한도를 '연소득의 2배 이내'로 축소했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별도 한도를 두지 않았던 전문직 마이너스통장에 1억원의 한도를 설정했다. 하나은행도 '하나원큐' 신용대출 최대한도를 1억5000만원까지 줄였다.
은행들이 가계대출 규제 시행을 일주일 앞두고 선제적으로 신용대출 조이기에 들어간 것은 금융당국의 요청과 더불어 규제 발표 이후 대출 막차 수요가 폭증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신한·KB국민·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지난 19일 신용대출 잔액은 131조354억원으로 신용대출 규제 강화 방안이 발표되기 전날인 12일(129조5053억원)보다 1조5301억원 늘었다. 금융당국의 월간 신용대출 증가 목표치(2조원)의 약 75%가 일주일 만에 실행된 것이다.
한 은행 관계자는 "앞으로는 대출이 어려워질테니 막차를 타려는 고객들이 많이 늘어난 걸로 보인다"며 "규제가 시행되기 전에 자율적으로 신용대출을 관리해달라는 당국 요청도 있었고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대출) 심사 기준을 강화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