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현실화된 '임대차 3법'···전문가들 "시장 혼란 불가피"
[초점] 현실화된 '임대차 3법'···전문가들 "시장 혼란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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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얽히고 설킨 전세시장···급등 막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
"규제 능사 아냐···침체된 시장 불확실성 가중시킬 수도"
서울시 전경.(사진=서울파이낸스DB)
서울 아파트 전경.(사진=서울파이낸스DB)

[서울파이낸스 박성준 기자] '임대차 3법' 도입이 가시화됨에 따라 임대차 시장에는 '격변'이 예고된다. 업계에서는 임대차 3법이 임대 시장의 양성화, 세입자 권리 강화라는 측면에서 필요한 법이기도 하지만, 민간 주택공급 감소 우려와 불안정한 시장에 불확실성을 더욱 확대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함께 제기된다.

29일 국회에 따르면 현재 상정된 전월세 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제는 국회 문턱을 넘어서게 되면 즉시 시행될 것으로 보이며, 신고제의 경우 시스템 구축 등 준비 기간을 거쳐 내년 6월1일부터 적용될 전망이다. 야당의 반발에도 더불어민주당이 지배적인 현 국회 의석 수를 고려한다면 이 법안들은 무난히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임대차 3법의 도입 취지에 대해 공감하고 있으며, 법 자체로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깜깜이 시장'으로 불리던 임대차 시장을 양성화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임차인의 거주권을 보호하고 권리 보장을 강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잦은 이사에 따른 부대비용을 줄이고 심리적인 안정을 통해 시장 안정화를 기대할 수 있다.

특히 전셋값 급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해소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견해도 나온다. 저금리에 따른 금융비용 저하로 전세대출이 용이해졌으며, 3기신도시 및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에 따른 대기 수요 증가로 전세 수요가 늘었다. 또한 취득세·종합부동산세·양도소득세율 인상 등 다주택자의 세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보이자 집주인들이 전셋값을 올리고, 공급을 줄이고 있다는 것이다.

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임대차 3법의 경우 시기를 정확하게 짚을 수는 없어도 언젠가는 도입이 될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면서 "전셋값 상승은 단순하게 한, 두 가지의 요인이 아닌 복합적으로 상황이 맞물려 상승하고 있는 것이며, 이는 매매값 상승까지 부추길 수 있기 때문에 도입이 어느정도 필요한 시기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세부 입법 적용에 따라 혼선이 빚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재산권과 거주 이전의 자유 등의 문제와는 별개로 임대료 인상률이 연 5%인지, 갱신 시점의 5%인지를 두고 당정의 정확한 설명이 제시되지 않은 탓이다. 집주인이 허위로 임차인을 내쫓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갱신 거부 가능 조건을 둔다고 할 때는 내 집에 내가 사는 이유를 입증해야 하는 황당한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은 "내 집의 재산권을 내 마음대로 행사하지 못하는 경우와 내 집에 사는 이유를 내가 설명해야 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라면서 "임대시장을 안정시키겠다는 의도를 모두가 이미 알고 있고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다. 시행하는 정도가 너무 급진적이라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정치적인 계산도 맞물린 결과라고 보지만, 점진적인 도입을 통해 시장 부작용을 최소화시킬 필요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민간 임대차 시장을 압박해 공급 감소가 예상되는 만큼 공공 공급책 확대와 바우처 등 지원책이 병행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대책 부작용으로 임차인에게 세 부담이 전가되거나 이면계약 등이 나타날 수도 있다"라며 "민간 공급 축소에 대비해 공공 임대차 공급을 확대하거나 바우처와 같은 임대료 보조 정책, 임대인 맞춤형 지원 등 규제 기조에서 균형을 유지할 수 있는 보완책이 병행돼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같은 임대차 3법 도입에 따른 시장의 변화에 대해서 전문가들은 단기적인 소강 상태를 보이고 향후 변동성이 강해질 수 있다고 전망한다. 김 연구위원은 "빠르게 올라갔던 지역들의 경우 대체적으로 소강 상태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라면서 "지방 같은 경우 전세 수요보다 공급이 많은 지역이 많고, 5%까지 임대료가 뛸만한 시장이 형성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일각에서는 현재와 같이 부동산 시장이 혼란한 상황에서의 임대차 3법 도입은 되레 시장에 불확실성·변동성을 키워 시장의 혼란을 더욱 가중시킬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부가 임대차 3법의 도입에 따른 양질의 주택공급 저하, 단기적 임대가격 급등 전망 등의 우려에 대한 답을 내놔야 한다는 것이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연구실장은 "임대차 3법이 필요한 법인가에 대한 논의는 이미 해묵은 논제이며, 옳고 그름의 문제보다는 시장의 도입 시기가 지금 필요한 지 논의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라며 "안정된 상황에서야 규제 정책이든, 임대 정책이든 효과가 즉각적으로 나타날 수 있었겠지만, 불안정한 현재의 흐름으로 볼 때 임대차 3법은 수요자들의 판단을 더욱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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