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환율전망] 극단으로 치닫는 '안전자산' 선호···1300원선 뚫릴까
[주간환율전망] 극단으로 치닫는 '안전자산' 선호···1300원선 뚫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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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이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이번주(23~27일) 원·달러 환율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변동성 확대에 1300원선을 넘길지 금융시장의 촉각이 곤두세워진다. 

2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오전 9시15분 기준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4.8원 급등한 1270.3원을 나타냈다(원화 가치 하락). 전장 대비 18.5원 오른 1265.0원에 개장한 환율은 코스피가 폭락한 영향에 상승 폭을 늘려나가고 있다.

이날 오전 9시22분 기준 코스피지수는 전장 대비 101.84p(6.50%) 내린 1464.31를 기록했다. 지난 20일 7%대 급등 후 다시 급락이다. 거래소는 오전 9시6분2초에 선물 가격이 5% 이상 하락한 상태가 1분 이상 지속하면서 이후 5분간 프로그램 매도 호가 효력을 정지하는 매도 사이드카를 발동했다.

지난 19일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두 번째 체결된 한미 통화 스와프 이후 투자자들의 불안이 줄어드는 듯 했지만, 코로나19로 글로벌 경기가 동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여전하면서 환율은 뛰고, 주가는 급격히 빠지는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박정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는 1분기 성장률 둔화를 넘어 2분기 역성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경기침체가 가시화되는 시점에서 (이 경기침체가) 얼마나 지속될 것인가에 대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소비시장이 마비됨에 따라 해외 투자은행(IB)은 글로벌 성장 전망을 크게 낮추고 있다. JP모건은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을 2.5%에서 -1.1%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미국 경제 성장률이 -3.8%까지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주 외환시장이 심리적 저항선인 1300원을 뚫을 수 있을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분가 원·달러 환율의 상승 흐름이 쉽게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본다. 뉴욕 외환시장에서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는 최근 3년 동안 가장 높은 103선에 장 중 근접했다. 전세계적으로 주식, 채권, 금 등의 매도와 현금화 추세가 강해지고 있는 가운데 달러는 유일하게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한미 통화 스와프 효과에 대한 의구심도 제기된다. 소병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금융 상품 부실로 인해 금융시장에서 위험요인이 발생한 2008년 당시와 달리 현재는 바이러스 전파와 유가하락이 실물경기와 금융시장으로 전이돼 원화가치 하락으로 이어진 것"이라며 "부양책에 앞서 바이러스 백신 개발과 치료, 확진자수가 둔화되는 모습이 금융시장의 불안요소를 잠재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번주 원·달러 향방에 대한 외환시장 전문가들의 코멘트.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 : 1240 ~ 1280원

이번주 환율은 가팔라지는 코로나19 확산과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의 경제활동 중단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경신한 위안화 환율 등에 하방 경직성과 변동성을 유지할 듯 하다. 다만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스와프 거래 확대에 따른 글로벌 달러 자금 조달 압박 완화, 우리 외환당국의 시장 관리 등 1300원 저항이 예상된다. 한미 통화 스와프 체결로 최악(의 상황)에 대한 우려는 완화됐지만 글로벌 금융시장이 진정되지 않는 한 상승 압력과 변동성은 유지될 전망이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 : 1240 ~ 1300원

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추세와 맞물려 달러화 지수는 100선을 돌파하는 등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고조되고 있다. 가팔랐던 원화 약세의 주된 배경 역시 달러화 선호로 파악된다. 전통적인 안전자산인 금, 미 국채가격이 하락하고 일본 엔화 가치도 내리고 있다. 이는 극단적인 안전자산 선호 현상에 따라 현금, 즉 달러화 수요가 늘어나고 있음을 의미한다. 

2019년 고점(1220원), 2016년 고점(1246원) 등 기존 심리전 저항선이 모두 돌파된 상황이다. 다음 저항선은 2008년 12월의 1206원 수준이고, 향후 달러 유동성 경색 우려에 원화자산 매도가 이어질 경우 원·달러 환율 1300원 돌파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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