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 기업 체감경기 곤두박질···4년 만에 '최악'
'코로나19 여파' 기업 체감경기 곤두박질···4년 만에 '최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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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며 시민들이 외출을 꺼려 동성로의 대부분 상가가 이날 휴업하거나 일찍 문을 닫았다. (사진=연합뉴스)
대구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며 시민들이 외출을 꺼려 동성로의 대부분 상가가 이날 휴업하거나 일찍 문을 닫았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이달 기업 체감경기가 4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곤두박질 쳤다. 

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2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및 경제심리지수(ESI)'에 따르면 이달 전산업 BSI는 65로 전월 대비 10p 급락했다. 두 달 연속 하락세를 이어간 것으로 2016년 2월(63) 이후 4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BSI는 기업의 체감경기를 나타내는 지표다. 기준치 100 밑이면 기업 경영 상황을 부정적으로 응답한 업체가 긍적적으로 답한 곳보다 많다는 얘기다.

제조업 업황BSI는 65로 1달 전보다 11p 떨어졌다. 이 역시 지난 2016년 2월(63) 이후 4년 만에 최저치로, 낙폭은 유로존 재정위기 영향이 한창이던 2012년 7월(-11p) 이후 최대 였다. 비제조업 업황BSI는 64로 전월과 비교해 9p 하락했다. 지수는 2016년 2월(64) 이후 최저 수준으로 하락폭은 2015년 6월(-11p)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MERS) 사태 이후 제일 컸다. 

제조업, 비제조업 가릴 것 없이 체감경기 경기가 가라앉은 것은 코로나19 확산 우려가 깊게 자리잡고 있어서다. 중국 전역을 휩쓴 코로나19가 '팬더믹'(세계적 대유행)으로 번질 수 있다는 관측이 고개를 들고 있는 가운데, 지난 25일 오후 4시 기준 국내 확진자는 총 977명으로 집계됐다. 사망자는 총 10명이다. 

제조업 중에서는 전자·영상·통신장비(71)가 전월 대비 18p 급락했다.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관련 전자부품 수출 감소가 원인으로 꼽힌다. 자동차(56)와 금속가공(54)은 한 달 전보다 18p, 11p 각각 내렸다. 자동차의 경우 부품수급 차질로 인한 완성차 업체 생산가동 일시중단이, 금속가공은 전방산업(자동차) 부진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기업 규모별로 보면 대기업(72), 중소기업(58) 할 것 없이 전월보다 11p씩 각각 떨어졌다. 특히 중소기업 하락폭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던 2008년 11월(-11p) 이후 가장 컸다. 수출기업(72) 및 내수기업(61) 모두 전월 대비 13p, 10p 하락했다. 이 가운데 내수기업 수치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3월(56) 이후 10년만에 최저 수준이다. 

다음달 제조업 경기 전망도 악화됐다. 3월 제조업 전망BSI는 69로 전월 전망치인 77보다 8p 하락했다. 전자·영상·통신장비(-9p), 자동차(-17p), 화학물질·제품(-9p) 등을 중심으로 줄줄이 하락했다. 

비제조업 중에서는 운수창고업(60)이 국내외 여객 및 물동량 감소로 전월 대비 24p 급락했다. 도소매업(59), 정보통신업(74)도 13p, 10p씩 빠졌다. 도소매업은 소비 등 내수부진, 정보통신업은 게임업계 매출감소 및 미디어 업체 계절적 비수기 등의 영향이 반영됐다. 

3월 제조업 업황전망BSI는 68로 집계됐다. 도소매업(-8p), 운수창고업(-15p), 사업시설·사업지원·임대업(-11p) 등이 내려 전월 대비 6p 하락한 데 따른 것이다.

기업과 소비자를 포함한 민간 경제에 대한 심리를 나타내는 경제심리지수(ESI)는 전월보다 8.5p 하락한 87.2를 기록했다. 이달 ESI는 2009년 3월(69.3)이후 최저 수준이다. 낙폭은 2015년 6월(-11.3p) 이후 최대다. 이 지수는 BSI와 소비심리를 나타내는 소비자동향지수(CSI)를 합성한 지표다. 기준치 100을 넘으면 기업과 소비자를 포함한 민간 경제심리가 과거 평균치보다 나은 수준이고, 이하면 그 반대라는 얘기다. 

계절적 요인, 불규칙 변동을 제거해 산출한 ESI 순환변동치는 89.7로 전월과 비교해 0.9p 내렸다. ESI 순환변동치의 경우 2009년 5월(87.6) 이후 최저치로 떨어진 것이다. 낙폭은 2012년 9월(-0.9p) 이후 제일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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