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다시 꺾인 가계 소비심리, 낙폭 메르스 이후 최대
코로나19에 다시 꺾인 가계 소비심리, 낙폭 메르스 이후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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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2020년 2월 소비자동향조사'
3일 오후 마스크를 쓴 소비자들이 서울 중구 명동예술극장 앞 거리를 걷고 있다. (사진=이주현 기자) 
 마스크를 쓴 소비자들이 서울 중구 명동예술극장 앞 거리를 걷고 있다. (사진=이주현 기자)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이달 소비자심리지수가 6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지며 기준치(100)를 하회했다. 하락폭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MERS) 사태 이후 제일 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경기인식·가계 재정 관련 지수가 일제히 하락한 탓이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2020년 2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6.9로 전월대비 7.3p 하락했다. 지난해 11월(101.0)부터 올해 1월까지 3개월째 기준선인 100을 넘겼던 CCSI가 두 달 만에 다시 반락, 기준선을 하회한 것이다. 이달 수치는 지난해 8월(92.4) 이후 6개월 만에 최저치로, 낙폭은 2015년 6월(-7.3p) 메르스 사태 이후 최대였다.

CCS는 소비자동향지수(CSI) 17개 중 6개 주요지수를 표준화한 수치다. 100보다 낮으면 소비자의 경제상황에 대한 주관적 기대심리가 과거 5년(2003~2018년) 평균보다 비관적이라는 의미다. 코로나19가 국내에서 빠르게 확산되면서 소비자들의 경제 인식도 급랭한 것으로 한은은 해석했다. 

경기와 가계 재무상황에 대한 인식이 모두 악화됐다. 구체적으로 현재경기판단CSI는 66로 전월 대비 12p 가파르게 내렸다. 지난해 8월(63)이후 최저 수준으로 낙폭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이던 2016년 11월(-12p)과 같고, 메르스 사태인 2015년 6월(-14p) 이후 가장 컸다. 향후경기전망CSI 전월 대비 11p 빠진 76을 기록했다. 2016년 11월(-16p)보다는 하락폭이 작지만, 2015년 6월(-12p) 이후로는 가장 컸다. 가계수입전망CSI(97)와 소비지출전망CSI(106)는 전월 대비 4p씩 각각 떨어졌다. 현재생활형편CSI(91), 생활형편전망CSI(93)는 2p, 4p 각각 하락했다. 

중국에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둔화하고 있는 반면, 국내에서는 급증하면서 코스피·코스닥이 급락세를 보이는 등 소비자들의 경기·가계 재정에 대한 인식은 향후 더 악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전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83.80p(3.87%) 폭락한 2079.04에 거래를 마쳤다. 원·달러 환율은 전장 대비 11.0원 급등한 달러당 1220.2원에 마감했고(원화 가치 하락), 국고채 3년물은 4.3bp(1bp=0.01%p) 내린 1.139%에 고시됐다. 채권 금리 하락은 채권 가치 상승을 의미한다.

이달 취업기회전망CSI(81)는 경기인식 악화 등의 영향으로 전월 대비 7p 내렸다. 주택가격전망CSI(112)는 정부의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 시행 등의 영향이 지속되며 전월 대비 4p 빠지며 두달 연속 하락했다.

지난 1년 동안 소비자물가가 얼마나 오른 것 같은지를 나타내는 물가인식은 1.8%로 7개월째 역대 최저 수준에 머물렀다. 응답자들이 앞으로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어떻게 전망하는지를 보여주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한 달 전보다 0.1%p 하락한 1.7%를 기록, 다시 역대 최저치로 떨어졌다.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칠 주요 품목의 응답비중은 공공요금(43.1%), 석유류제품(37.1%), 농축수산물(26.5%)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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