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파이낸스 박지수 기자] 지난해 일본 상품 불매운동 영향으로 편의점에서 일본맥주의 판매가 크게 줄어들며 국산 수제맥주가 인기를 끌었다. 8일 BGF리테일은 지난해 7월부터 싸유(CU)에서 일본맥주 매출이 전년 대비 90% 이상 줄었다고 밝혔다.
일본맥주의 지난해 7월 매출증가율은 전년 동월 대비 52.2% 줄었다. 8월 -88.5%, 9월 -92.2%, 10월 -91.7%, 11월 -93.1%, 12월 -93.8% 등 이후 상황도 바뀌지 않았다.
일본맥주의 빈자리는 국산맥주가 채웠다. 국산맥주는 지난해 상반기 1~5% 한 자릿수 매출증가율을 기록했지만, 하반기 들어 30% 이상 치솟았다.
특히 수제맥주의 성장세가 눈에 띈다. CU에서 수제맥주는 지난해 상반기까지 40%대 증가율을 보였지만, 일본맥주 매출이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한 하반기부터 매월 전년대비 매출이 크게 늘었다. 전년대비 7월은 159.6%, 8월은 200.4%, 9월은 207.1%, 10월은 284.9%, 11월은 290.1%, 12월은 306.8%의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 국산맥주에서 차지하는 수제맥주의 매출 비중도 2018년 1.9%에서 2019년 5.6%로 확대됐다.
BGF리테일은 종량세 전환으로 그동안 대량 생산이 힘들어 생산 단가가 높았던 수제맥주가 가격경쟁력을 갖추면서 더욱 인기를 끌 것으로 내다봤다.
국세청에 따르면, 올해부터 맥주와 막걸리에 붙는 세금 부과방식을 '가격'을 기준으로 매기는 종가세에서 '양'을 기준으로 하는 종량세로 전환됐다. 수제맥주는 대량 생산이 어려운데다 상대적으로 제조원가가 높아 그동안 세금을 많이 냈지만, 종량세로 전환되면서 원가에 상관없이 리터당 일괄적으로 세금이 부여되기 때문에 가격이 떨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이승택 BGF리테일 음용식품팀 상품기획자(MD)는 "주류 과세체계의 개편으로 수제맥주 라인업이 더욱 늘어나고 가격도 점차 낮아지는 만큼 관련 시장도 앞으로도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