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경상흑자 유럽재정 위기 이후 최소···반도체 수출 200억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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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월 누적 기준 경상흑자 전년比 155.5억달러 감소
서비스수지 적자 개선 등 긍정적 신호도···여행수입은 역대 최대
박양수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이 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기자실에서 2019년 9월 국제수지(잠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양수 한국은행 경제통계국장이 6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기자실에서 2019년 9월 국제수지(잠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기자] 올 3분기(1~9월) 우리나라 경상수지 흑자가 414억6000만달러로 7년 만에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주력 수출품목인 반도체 수출이 전년 대비 약 200억달러 줄면서 상품수지 흑자가 6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9월 개별 경상수지는 11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전년과 비교하면 8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다만 한국은행은 올해 경상수지 전망치(연간 590억달러)는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6일 한은이 발표한 '2019년 9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올해 3분기(1~9월) 경상수지 흑자는 414억6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570억2000만달러) 대비 155억5000만달러 축소된 수치로, 유럽 재정위기가 있던 2012년(261억3000만달러) 이후 7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1~9월 상품수지 흑자 568.5억···6년來 최저 

경상수지를 이끄는 상품수지 누적 흑자가 568억5000만달러로 전년 동기(872억달러) 대비 303억4000만달러 축소된 영향이다. 이는 2013년(563억2000만달러) 이후 6년 만에 최저치다. 우리나라 경상수지는 서비스수지(여행, 운송)와 본원수지(투자소득, 급료), 이전소득수지(무상원조, 해외송금)에서 발생한 적자를 상품수지 흑자로 메우는 구조다. 상품수지 흑자규모가 줄면 경상수지 규모도 위축될 수밖에 없다. 

실제 수출금액(4171억4000만달러)이 전년 대비 10.6% 줄며 수입금(3602억9000만달러) 감소폭(-5.1%) 비해 더 큰 폭으로 하락했다. 통관기준 반도체 수출이 올해 3분기 734억6000만달러를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975억7000만달러) 대비 200억달러가량 빠진 영향이라고 한은 측은 설명했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최근 상품수지 흑자폭 둔화는 세계경기 둔화의 요인도 있지만 반도체 경기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부연했다. 

다만 긍정적인 신호들도 발견됐다. 서비스수지의 경우 183억3000만달러 적자로, 적자폭이 전년 동기(234억1000만달러) 대비 50억8000만달러 줄었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갈등으로 중국이 한국 단체 관광을 금지한 2017년 3월 이후 감소한 중국인 관광객 수가 차츰 늘면서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그 결과 여행수입은 135억2000만달러로 3분기 누적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급료, 임금, 투자 소득 등의 국내외 흐름을 보여주는 본원소득수지는 올 3분기 75억8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8000만달러 적자에서 올해 흑자 전환한 것으로, 역대 2위 규모다. 박양수 국장은 "본원소득수지는 배당 및 이자수익 증가에 힘입어 큰폭의 흑자를 냈다"며 "그동안 경상수지 흑자를 많이 쌓아온 것을 바탕으로 대외투자 잔액이 크게 늘어나면서 부가적으로 나타난 혜택"이라고 설명했다. 

한은은 당초 전망했던 연간 590억달러 경상수지 흑자규모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9월과 10월 통관기준 무역수지를 살펴보면 흑자폭이 1~8월에 비해 확대되고 있어 연간 전망을 벗어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수출의 중추 부산신항의 컨테이너 터미널.(사진=연합뉴스)
우리나라 수출의 중추 부산신항의 컨테이너 터미널.(사진=연합뉴스)

◆9월 경상흑자 74.8만달러, 전년比 8개월째 감소세 

9월 개별로 보면 우리나라 경상수지는 74억8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지난해 10월(93억5000만달러) 이후 11개월 만에 최대치를 나타냈다. 지난 4월 일시적인 요인으로 적자를 기록했던 경상수지는 5월부터는 다시 흑자로 전환했고, 그 후에는 월평균 60억달러 수준으로 흑자규모가 이어지고 있다. 9월 수치는 지난 8월(52억7000만달러)보다 흑자 규모가 확대된 것이지만 지난해 9월(110억1000만달러)과 비교하면 그 규모가 축소됐다. 전년 동월과 비교하면 8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9월 상품수지 흑자가 88억4000만달러로 전년 동기(130억1000만달러) 대비 41억7000만달러나 축소했다. 상품수지를 구성하는 요소 중 수출이 460억1000만달러로 전년 동기(513억2000만달러)와 비교해 10.3% 줄었다. 수출은 10개월 연속 감소를 지속했다. 수입도 371억7000만달러로 전년 동기(383억1000만달러) 대비 3% 감소하면서 5개월 연속 줄었다. 

수출의 경우 중국 등 세계 경기 둔화와 반도체 및 석유류 단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상품 수출이 축소됐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수입은 유가 하락에 원자재를 위주로 줄었지만, 가전·승용차 등 소비재 증가로 감소폭은 제한됐다.

서비스수지 적자는 25억1000만달러로 전년 동기(-24억7000달러) 대비 축소됐다. 서비스수지를 품목별로 보면 여행수지는 7억8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해 전년 동월(-11억5000만달러)보다 적자폭을 줄였다. 출국자 수가 전년 동월 대비 7.9% 줄어든 가운데 외국인 입국자 수가 전년 동월 대비 14.2% 늘어난 영향이다. 특히 중국인 입국자가 24.6%나 증가했고, 일본인도 1.3% 늘었다.

본원소득수지 흑자는 14억달러로 전년 동기(9억7000만달러)보다 흑자폭이 4억3000만달러 확대했다. 국내기업이 해외 현지법인으로부터 배당금을 수취한 게 영향을 미쳤다. 자본 유출입을 나타내는 금융계정 순자산(자산-부채)은 9월 중 61억4000만달러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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