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W은행 부지점장의 권유
[데스크 칼럼] W은행 부지점장의 권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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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은행 부지점장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퇴직연금을 방치하고 계신데 이런 경우 최소한의 이율만 제공합니다. 언제 점포로 오시어 상담을 받으시죠.”

A 고객은 시간을 내 해당 점포를 찾아가 부지점장을 찾았다. 때마침 자리에 있는 그와 상담을 했다. 부지점장은 미국 주식을 담은 펀드에 가입하면 지금보다 나은 수익률을 얻을 것이라고 했다.

A 고객은 당시 시장 분위기가 불안해 주식펀드에 투자하는 게 맞는지 확신이 서지 않았다. 때문에 단기채권 관련한 펀드를 알려달라 하고 부지점장의 애초 권유와 다른 상품에 가입했다.

이후 부지점장이 권유한 펀드는 1년 가까이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곤두박질을 쳐 A 고객은 높은 이율은 아니지만 꾸준히 수익을 내고 있는 단기채권 펀드에 가입한 것이 다행이라고 스스로 위안했다.

요즈음 파생결합펀드(DLF)가 연일 화제다. 우리은행의 지난달 26일 만기 상품은 전액 손실을 입고, 하나은행은 거의 절반 가까이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였다. 26일 만기를 맞은 우리은행 ‘KB독일금리연계전문사모증권투자신탁제7호’ 상품은 4개월 초단기 만기로 원금 손실 100%가 확정됐다. 금리 쿠폰 수익금과 일부 조정으로 최종 손실률이 98.1%로, 1억원을 투자했다면 190만원만 손에 쥐게 되는 셈이다. 때문에 금융감독원이 불완전 판매 관행은 없었는지 들여다봤고 금융위원회는 제도개선을 준비 중이다.

만기가 없는 상품은 장부상 가격이기 때문에 시간이 걸려도 장기투자 차원에서 보유하고 있으면 손실회복이 어느 정도 가능한 경우가 있지만, 이번 사단이 난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의 DLF는 만기가 정해져 있어 만기도래시 손실이 불가피하다.

이 상품들은 기초자산이 정해진 조건을 충족하면 약정한 수익률을 지급한다. 사전에 정해진 방식으로 수익률이 결정되기 때문에 기초자산이 일정기간 정해진 구간을 벗어나지 않으면 약속된 수익률을 지급하고, 구간을 벗어나게 되면 원금 손실을 보는 구조다.

기초자산이 독일 국채 등과 같이 믿을 만한 것이었음에도 더 마이너스가 날 정도로 변동성을 예측하지 못함은 과연 누구 책임일까. 우리은행과 하나은행과 달리 다른 은행들은 이 상품을 팔지 않았고 심지어 리버스(역)로 투자해 수익을 낸 경우도 있었다. 즉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의 상품 판매의 판단 등 과정을 당국이 꼼꼼히 확인해 봐야 하는 점이다.

실제 있었던 A 고객의 사례를 보면 은행 권유라 해도 투자수익률은 신뢰할 수 없는 것이다. 실제 부지점장은 투자손실 가능성에 대해 제대로 안내해 주지 않았다. 고객이 자기 투자의사와 판단을 가졌기에 그것으로 갈음했을 수도 있다.

기대수익률은 확률에 좌우된다. 불황이냐 호황이냐 등 수많은 사정에 따라 경우의 수가 다르다. 은행 예적금처럼 리스크가 거의 제로인 것과는 확연히 다르다.

때문에 DLF와 같은 상품을 은행 창구에서 파는 게 맞는지 논란이다. 현재의 은행 판매 관행과 고객성향을 보면 부정적이다. 지금은 아니라는 것이다. 최소한 문제를 일으킨 은행은 판매제한을 검토해야 한다. 

은행들은 지난 5년간 파생결합상품에서만 2조원의 수수료 수익을 거뒀다. 대출금리 등을 옥죄이고 저금리 상황에서 은행이 이자수익을 더 올리는 게 쉽지 않자 금융지주사들은 증권사 등 계열사 시너지 차원에서 은행창구를 적극 활용한다. 실제 우리와 하나은행 두 은행이 DLF 판매로 거둔 수수료는 397억원으로 전체의 94%였다. 금융지주의 맹점이 아닐 수 없다.

결국 ‘호갱’(호구와 고객을 합친 말로 어수룩해 속기 쉬운 손님)이 생길 수밖에 없는 구조다. 불완전판매는 창구 관행으로 볼 때 예견할 수 있는 상황이었고, 금융당국은 수수료(비이자수익) 체계와 함께 이번 피해자의 유형 분석도 해 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 1일 금감원이 조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이번 DLF로 금융회사들이 챙긴 수수료가 투자자에게 약속한 약정 수익률의 2.5배(4.93%)에 육박한다는 점은 쉽게 지나칠 부분이 아니다.

김무종 금융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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