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불안·美中 무역분쟁·韓수출↓ '3중고'···국내 금융시장 '출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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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2130선 후퇴···원·달러 환율 1136원 돌파

[서울파이낸스 김희정 박조아 기자] 유럽의 경제성장 전망이 급격히 악화하고 국내 경상수지 흑자 규모도 9개월 만에 최저치를 찍으면서 우리나라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렸다.

미국·유럽·아시아 증시가 차례로 쓰러진 가운데 코스피는 2130선으로 뒷걸음질을 쳤다.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강해지면서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11월 초 이후 처음으로 1130원대 중반으로 올라섰다.(원화 가치 하락)

8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8.35p(1.31%) 내린 2137.44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전날보다 12.99p(0.60%) 내린 2152.80에서 출발한 이후 내내 하락 흐름을 이어갔다. 6거래일 연속 내림세로, 종가기준 지난 1월23일(2127.78) 이후 약 한달반 만의 최저치다.

이날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759억원, 1265억원어치 주식을 팔아치웠다. 개인은 홀로 2939억원어치를 사들였지만 지수 하락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 가운데 외국인은 이틀째 순매도로 대응하고 있다. 외국인은 이달에만 7140억원어치 주식을 시장에 내다 팔았다. 

이에 앞서 7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00.23p(0.78%) 내린 2만5473.23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81%,나스닥 지수는 1.13% 각각 하락 마감했다. 이외에 영국(-0.53%), 프랑스(-0.39%), 독일(-0.60%) 등 유럽 주요국 증시도 약세를 면치 못했고, 일본(-2.01%) 등 주요 아시아 증시는 급락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이 출렁인 가장 큰 요인은 유럽중앙은행(ECB)의 경기전망 악화 충격 탓으로 풀이된다. ECB는 올해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7%에서 1.1%로 큰폭 하향조정 했다. 보호무역기조 확산,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와 함께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비롯한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한꺼번에 반영된 결과다.  

이와 더불어 미중 무역전쟁의 중심에 있는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는 전날 미국 시장진입 금지를 문제삼아 미국정부를 상대로 위험 소송을 제기하는 초강수를 둬 갈등을 증폭시켰다. 미중 무역협상 타결 기대감이 시장에 어느정도 반영됐다는 인식 속에 시장은 보다 구체적인 협상 소식을 대기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코스피가 전 거래일보다 28.35p(1.31%) 내린 2137.44로 장을 마감한 8일 오후 서울 중구 KEB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가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코스피가 전 거래일보다 28.35p(1.31%) 내린 2137.44로 장을 마감한 8일 오후 서울 중구 KEB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가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ECB에서의 경기 둔화 인정, 오는 9월부터 새로운 유동성 공급 정책을 시작한다는 것이 경기 둔화를 막으려는 조치이긴 하지만 단기적으로 유로화 약세, 달러 강세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원·달러 환율 급등으로 외국인 매물이 출회되면서 지수 급락을 부추겼다"고 말했다. 

지난달 경상수지 흑자가 9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것도 시장에 영향을 줬다는 평가다. 한국은행은 지난 1월 경상수지가 27억7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 2012년 5월 이후 81개월 연속 흑자를 유지했으나 지난해 4월(13억6000만달러) 이후 9개월 만에 최소 수준을 기록한 것이다. 

대내외 충격을 고스란히 반영한 원·달러 환율은 이날 전장 대비 7.2원 오른 1136.2원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11월1일(1138.1원) 이후 최고점이다. 종가 기준 이번주 초 1124.9원에 출발한 환율이 5거래일 만에 11.3원 급등하며 상승 압력을 계속 받는 모습이다. 원·달러 환율 상승은 원화 가치 하락을 의미한다. 

하준우 DGB대구은행 과장(수석딜러)는 "ECB의 경기둔화 우려로 유로화 가치가 하락한 것이 이날 환율 상승에 주효했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달러 대비 유로화 가치는 7일 1유로당 1.1316달러에서 이날 1.1192달러로 1.09% 떨어졌다. 하 과장은 "글로벌 경제성장 둔화로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금리를 올리지 못하는 형편이 어느정도 확인되면서 시장 참가자들의 매수세가 미 달러화로 몰린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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