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안사요"…들불처럼 번지는 '옥시' 불매운동
"이젠 안사요"…들불처럼 번지는 '옥시' 불매운동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참여연대가 옥시 불매운동에 본격 나섰다. (사진=참여연대)

시민운동 확산 움직임…대형마트는 여론 '눈치보기'

[서울파이낸스 김태희기자] 가습기 살균제 사태가 일파만파 확산되면서 본격적인 소비자 불매운동이 시작됐다. 옥시와 함께 보상안을 마련하겠다던 롯데마트도 옥시 제품을 최소 수준만 진열하는 등 여론 향배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3일 참여연대는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의 손을 잡아주세요!'라는 내용으로 '옥시' 제품 불매 캠페인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옥시불매 캠페인은 △나(우리집)부터 옥시제품 안사기 △주변에게 #옥시불매 운동 알리기로 확산되고 있다. 불매 인증샷과 해시태그를 통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유함으로 시민운동으로 확산시켜 나갈 계획이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자신들이 잘못 만든 가습기 살균제로 인해 수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봤음에도 불구하고 사과와 보상은 커녕 조작과 은폐로 책임을 회피하려는 악덕기업이 있다"며 "불매운동은 옥시를 비롯한 제조사의 공식사과와 피해자들에 대한 충분한 개별 피해보상이 이루어질 때까지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또 참여연대는 해당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징벌적 손해배상제도'와 '소비자집단소송제도' 도입 등의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분위기에 롯데마트는 전 매장에서 옥시 제품을 최소 수준만 진열·판매하기로 했다. 이날 롯데마트 관계자는 "내부 회의를 거쳐 가습기 살균제 사태가 마무리될 때까지 옥시 브랜드 제품들을 최소 수량만 매장에 남기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롯데마트는 우선 소비자의 눈길을 끄는 매장 선반 맨 끝쪽에 진열된 옥시 제품들은 당장 철수시키고, 옥시 제품에 대한 신규 발주도 중단하기로 했다. 일부 재고 물품만 소량 남겨둔다는 방침이다.

또 마트산업노조준비위원회 역시 옥시 제품 판매 중단 운동에 나섰다. 이들은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산하 민주롯데마트노조, 이마트노조, 홈플러스노조로 구성됐다.

마트산업노조는 옥시와 대형마트가 유해성 가습기 살균제를 생산하고 판매해온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죄하고 피해자에 대한 합당한 보상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또 옥시가 이번 사태를 책임질 때까지 대형마트에서 옥시 제품 판매를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마트산업노조 관계자는 "많은 마트노동자들도 누군가의 엄마다"라며 "우리가 일하고 있는 유통매장에서 유해한 제품을 제조하고도 책임지지 않는 회사의 물품이 더 이상 판매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또 옥시의 도덕성과 기업윤리에 대한 비난과 함께 시작된 '불매운동'은 일반 소비자뿐만 아니라 약사들에게까지 이어졌다. 일부 약사들은 옥시의 일반의약품인 개비스콘, 스트렙실 등을 판매하지 않겠다고 나섰다.

▲ 위해성 검증 절차 없이 가습기 살균제를 팔아 수많은 인명 피해를 낸 '옥시'에 대해 불매운동이 번지고 있는 가운데 한 대형마트에 옥시 제품들이 진열돼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옥시는 지난 2001년부터 폴리헥사메틸렌구아디닌(PHMG) 성분이 든 가습기 살균제 '옥시싹싹 뉴가습기 당번'을 판매해왔다.

2011년 임산부 4명이 원인 미상의 폐질환으로 연이어 사망하자 보건복지부는 역학조사에 들어갔고, 가습기 살균제가 원인 미상 폐손상 위험요인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

옥시는 해당 제품을 △2004년 51만개 △2005년 56만6000개 △2006년 44만1000개 △2008년 20만9000개 △2009년 23만4000개 △2010년 31만1200개 판매했다.

정부와 국회가 조사한 내용에 따르면 1·2차 가습기 살균제 피해조사에서 조사 대상 530명 가운데 옥시 제품만 쓴 사용자가 220명, 옥시와 타사 제품을 함께 쓴 사용자는 184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