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시 피해자들 "진정성 없는 사과 거부"
옥시 피해자들 "진정성 없는 사과 거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가족들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옥시 공식 기자회견에서 옥시레킷벤키저 한국법인 아타 사프달 대표에게 항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사프달 대표에게 강력 항의…불매운동 동참 호소

[서울파이낸스 김태희기자] 옥시레킷벤키저(옥시)가 가습기 살균제 사태와 관련해 첫 기자회견을 열었지만 진정성 없는 사과에 유가족들이 강력하게 항의 했다.

피해자들과 시민단체들은 5년간 사태를 묵인해온 옥시가 면피성 기자회견을 열었다며 국민들에게 옥시 불매 운동에 동참해줄 것을 호소했다.

2일 옥시는 서울 콘래드호텔에서 가습기 살균제 사태와 관련해 첫 공식 입장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하지만 이날 기자회견은 5분만에 일시적으로 중단됐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은 기자회견장에 나타나 "(기자회견에 대해)뉴스를 보고 알았다"며 "피해자들에게 먼저 연락하고 사과해야 하는 것이 도리이거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면책성 기자회견에 불과하다"고 항의했다.

실제로 옥시는 지난 5년간 가습기 살균제 사태에 대해 침묵을 지켜오다가 전 국민적인 소비자 불매 운동과 함께 검찰 수사 진행되자 공식 사과에 나섰다. 특히 검찰 수사가 영국 본사까지 확대되자 아타 사프달 옥시 한국 대표를 전면 내세우며 꼬리자르기를 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옥시 측은 회견이 늦어진 이유에 대해 "충분한 사과를 하기 위해 때를 기다린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구체적인 안을 마련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 가습기 피해자 유가족은 "그간 옥시 코리아에 100번도 넘게 전화를 했지만 아무도 대응해주지 않았고 피해 보상에 대해서는 언급도 없었다"며 "왜 지난 5년간 우리에게 사과를 하지 않고 지금에 와서 언론에 사과를 하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최승운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유가족 연대(유가족연대) 대표는 강단에 서서 "자식을 잃은 아빠"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아이가 만 1살이 되고 병원 입원한지 8개월 만에 사망했다. 5년의 시간 동안 얼마나 고통 받았는지 아느냐"고 외쳤다.

그는 "살인 기업 옥시가 대한민국에서 자진 철수하고 조속히 폐업하기를 요구한다"며 "우리 피해자들이 원하는 것은 쇼가 아닌, 진정 어린 사과다. 정말로 미안하다면 언론을 이용해 이번 기자회견을 하지 말고 피해자 한 사람 한 사람을 찾아가 진심으로 사과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이날 모인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은 옥시의 국민들에게 옥시 불매 운동에 동참해줄 것을 호소했다.

피해자 모임 관계자는 "범국민적 불매 운동이 시작된 가운데 대형할인매장 등에서 옥시 제품의 판촉 행사가 진행되고 있었다"며 "이는 가습기살균제 살인 공범들간의 감싸기이고 방송사들 역시 옥시 제품 TV광고를 중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 시간 주요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