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시, 가습기 살균제 사태…5년간의 침묵 깼다
옥시, 가습기 살균제 사태…5년간의 침묵 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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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옥시레킷벤키저 한국법인 아타 사프달 대표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옥시 공식 기자회견에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가족들에게 사과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파이낸스 김태희기자] 옥시레킷벤키저가 가습기 살균제 사태로 인한 첫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태가 발생한지 5년만이다.

옥시레킷벤키저 한국법인장 아타 사프달 대표는 2일 서울 콘래드호텔에서 가습기 살균제 사태와 관련해 첫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사프달 대표는 "소비자, 대한민국 국민들에게도 사과를 드린다. 당사는 피해를 보상해드리고 믿음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며 "포괄적인 보상계획을 마련하고 1등급과 2등급 받은 피해자 분들 가운데 옥시 제품을 사용한 이들을 대상으로 보상안을 마련하고 이외에도 인도적 기금 100억원을 출연하겠다"고 말했다.

옥시가 가습기 살균제 사태와 관련해 공식사과를 한 것은 지난 2011년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이 발생한 이후 5년 만에 처음이다.

옥시는 2001년부터 폴리헥사메틸렌구아디닌(PHMG) 성분이 든 가습기 살균제 '옥시싹싹 뉴가습기 당번'을 판매해왔다. 2011년 임산부 4명이 원인 미상의 폐질환으로 연이어 사망하자 보건복지부는 역학조사에 들어갔고, 가습기 살균제가 원인 미상 폐손상 위험요인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

옥시는 지난 5년간 자사의 가습기 살균제와 폐질환 사망 사고의 인과 관계를 부정하며 침묵을 유지해왔다. 그러다 올해 검찰이 본격적으로 수사를 시작하자 조직적인 증거 인멸 및 은폐정황 등이 꼬리 밟혔다.

이에 국민적인 공분을 사며 논란이 커지자 옥시는 지난달 21일 언론사에게 이메일을 통해 사과문을 보냈으나 이는 '진정성이 결여됐다'는 빈축만 샀다.

지금까지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피해자 수는 사망자 94명을 포함해 총 221명으로 파악된다. 이 중 옥시 제품의 피해자는 총 177명 이며 사망자는 70명에 달한다. 옥시 제품을 사용한 피해자가 가장 많았으며 △애경 가습기메이트 △와이즐렉 가습기살균제 △홈플러스 가습기청정제 △세퓨 가습기살균제 순으로 피해자가 발생했다.

이날 옥시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해당 제품은 △2004년 51만개 △2005년 56만6000개 △2006년 44만1000개 △2008년 20만9000개 △2009년 23만4000개 △2010년 31만1200개 판매됐다. 옥시측은 해당 제품을 전량 회수했다고 밝혔다.

한편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을 수사하는 검찰은 문제의 제품인 '옥시싹싹 뉴가습기 당번'을 판매한 옥시레킷벤키저(옥시)의 임직원들을 본격적으로 소환 조사한다.

검찰 수사는 △제품 첫 개발·제조(2000∼2001년) △제품 본격 판매(2001∼2011년) △증거 인멸·은폐(2011년 이후) 등 세 갈래로 진행된다. 이 과정에서 옥시의 증거 인멸 은폐 행위 등을 영국 본사가 지시했는지 여부도 집중 수사 하고 있다.

또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은 이날 옥시의 영국 본사인 레킷벤키저 이사진 8명 전원을 검찰에 고발했다.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와 가족 모임(가피모), 환경보건시민센터,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환경보건위원회는 서초동 법원삼거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영국 레킷벤키저의 최고경영자(CEO) 라케쉬 카푸어 등 이사진 8명을 살인·살인교사·증거은닉 등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이들은 "옥시가 폴리헥사메틸렌구아디닌(PHMG)을 넣은 가습기 살균제를 제조·판매한 것은 본사에 책임이 있다"며 "1998년부터 유럽연합에서 시행된 바이오사이드 안전관리 제도를 왜 한국에서는 적용하지 않았는지에 대한 이중 잣대 문제를 밝혀달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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