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출구전략 공포 엄습…채권·환율·주가 '트리플 약세'
美 출구전략 공포 엄습…채권·환율·주가 '트리플 약세'
  • 윤동 채선희 한수연 기자
  • dong@seoulfn.com
  • 승인 2013.06.20 10: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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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냉키 발언에 금융시장 요동
"당분간 약세지속" 전망 우세

[서울파이낸스 윤동 채선희 한수연기자] 그간 시나리오만으로 논의됐던 미국의 연내 양적완화 축소가 현실로 다가오면서 국내 금융시장이 공포에 휩싸였다. 주식시장은 연중 최저점으로 하락했으며 채권시장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환율 역시 크게 치솟았다.

◆ 시나리오가 현실로…채권시장 '휘청'

20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지난해 9월 단행한 제 3차 양적완화(QE3)를 종료할 시점에 이르렀다는 신호를 보내왔다. 경기부양을 목적으로 한 양적완화 정책이 장기간 지속될 경우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위험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그간 시나리오 수준이었던 연내 출구전략은 급작스럽게 현실화되는 조짐이다. 19일(현지시간) 미국에서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발표되는 경제지표가 우리의 전망과 일치한다면 연준은 올해 말 양적완화 속도를 줄이는 것이 적절하다고 보고 있다"고 말해 연내 양적완화 조기 종료 가능성을 시사한 것.

이날 미국이 연내 출구전략을 공식 언급하면서 당장 채권시장이 동요하고 있다. 미국이 양적완화를 종료하게 되면 그간의 무제한적인 채권매입이 중단되기 때문이다.

20일 오전 9시40분 현재 3년 만기 국채선물 9월물은 전 거래일보다 37틱 하락한 105.53을 기록하고 있다. 은행은 4010계약 순매도세다. 반면 외국인은 1966계약 순매수를 나타내고 있다.

10년 만기 국채선물 9월물은 전 거래일보다 117틱 폭락한 113.48을 나타내고 있다. 증권과 투신은 각각 1042계약, 169계약 순매도세다. 미결제약정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문홍철 동부증권 연구원은 "FOMC 이후 단기적인 매도압력이 재개될 것"이라며 "외국인의 통안채 매수 강도가 둔화될 가능성도 있다"며 리스크 관리 필요성을 시사했다.

◆ 환율 급등…주가, 연중 최저점

원·달러 환율도 장중 13원 넘게 치솟는 등 외환시장 역시 크게 흔들리는 모습이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도 전날보다 12.2원 오른 1143.0원에 출발한 직후 상승폭을 키우며 1144원까지 급등했다. 오전 9시51분 현재 환율은 전날보다 11.4원 오른 1142.2원에 거래되고 있다.

시장 참가자들의 양적완화 종료 불안감에 미 달러화 강세·아시아 통화 약세를 이끌며 환율 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엔·달러 환율 역시 급락하며 96엔대 거래를 이어가고 있다. 오전 9시20분 현재 엔·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33엔 오른 96.34엔에 거래되고 있다.

손은정 우리선물 연구원은 "미 연준의 연내 QE3 축소 발표에 따라 환율은 급등 출발했다"며 "전고점인 1145원선의 저항력을 테스트하고 국내 증시 및 채권시장의 외국인 동향과 고점 인식 네고 유입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최근의 포지션 쏠림이 이전보다는 완화돼 일시적으로 시장에 큰 충격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앞으로 변동성이 확대될 것에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주가 역시 연중 최저 수준까지 폭락했다. 이날 오전 10시5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일대비 23.74포인트(1.26%) 하락한 1864.57에 거래되고 있다. 만약 이 상태로 주가가 마감하게 된다면 지난 13일 1882.73을 크게 하회하는 연중 최저점을 기록하게 된다.

또 변동성에 대한 지표로서 '공포지수'라고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 200)은 이날 장 중 17.07까지 치솟았다. 이는 지난 4월16일 북한의 도발로 공포지수가 17.63을 기록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특히 아직 이른 시간임에도 외국인은 1574억원을 순매도해 한국시장 이탈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다. 문제는 미국의 양적완화로 인한 주가하락이 일시적인 수준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세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 상황은 단기 이벤트가 아니라 기조 자체의 변화로 인식될 소지가 크다는 점에서 금리 상단이 빠르게 확대될 개연성이 높다"며 "단기적으로 시세가 안정되기 전까지 보수적인 대응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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