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종분석] "증권업, 3년來 최악"…구조적 위기?
[업종분석] "증권업, 3년來 최악"…구조적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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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수답식 경영 한계 직면…"정책적 지원 필요"

[서울파이낸스 양종곤기자] # "증권사 FY11실적이 발표되고 있는데 최근 3년 가운데 가장 저조합니다. 증권업이 한단계 진화하기 위한 '교육비'가 될 것이다."(한정태 하나대투증권 연구원)

국내 증권사들의 '천수답식 경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과거 어느 때보다 높다. 국내 증권업계의 돌파구로 기대를 모았던 대형IB 도입마저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증권업 내부에서조차 '구조적 위기'라는 우려섞인 목소리가 심심치 않게 들리고 있다.

◇대형증권사, 목표가 줄줄이 하향

30일 정보제공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대형 증권사들은 목표주가가 줄줄이 하향조정 되고 있다. 5월 들어 대신증권은 삼성증권, 우리투자증권, 현대증권, 미래에셋증권에 대한 목표가를 하향 조정했다.

신한투자 역시 현대증권, 미래에셋증권에 대한 목표주가를 낮췄고, 상대적으로 선방했다는 한국금융지주(한국투자증권)과 키움증권의 목표주가도 KTB투자증권이 낮춰잡았다. 하나대투증권 역시 KDB대우증권을 비롯해 삼성증권, 우리투자증권의 목표주가를 내렸다.

이같은 대형 증권사들의 목표주가 하향 러시는 5개 대형 증권사들이 줄줄이 유상증자에 나섰던 지난 9월 이후 처음이다.

하지만 당시에는 뚜렷한 이유가 있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증자 따른 자기자본이익률(ROE) 하락분을 목표주가에 반영한 것. 이와함께 헤지펀드 및 대형IB 진출에 대한 불확실성도 일정부분 목표가에 반영됐다. 

◇ 천수답 경영시대의 종언?

문제는 굳이 대형IB 도입이 아니더라도 증권사들의 수익성이 악화일로에 있다는 점이다. 수익성 악화 우려는 고스란히 주가에 반영되고 있다. 실제 하나대투증권에 따르면 현재 증권업종 지수는 서브프라임 시기보다 더 하락했다. 당시 코스피 지수는 1019p까지 내려갔지만 현재 1800p근처인 만큼 증권업종 체감지수는 930p라는 설명이다.

더욱이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떨어져 있는 상황에서, 지금과 같은 증시 부진이 이어질 경우 증권사 수익은 추가로 고꾸라질 수 밖에 없다. 증권업계 전체가 구조적 한계에 직면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이다.

사실 그동안 증권사 수익은 브로커리지 부문이 40% 이상을 차지했다. 이런 가운데 브로커리지와 상품 판매에서 증권사간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졌다. 금융당국의 수수료 인하도 역풍으로 다가왔다.

강승건 대신증권 연구원은 "브로커리지와 금융상품 판매라는 저위험 사업에 집중하는 증권사 미래는 극히 단조로울 수밖에 없다"며 "코스피가 상승하면 이익이 늘겠지만 코스피의 지속적인 상승 가정은 다소 비현실적이고 증권사별 경쟁은 갈수록 수익성을 악화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무엇보다 국내 증권업의 구조적 변화를 예고했던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18대 국회에서 무산됐다는 점이 우려를 더하는 요인이다. 대규모 유상증자 등으로 실탄은 넘쳐나는데 투자할 곳이 마땅치 않은 실정이다.

실제 지난해말 기준 국내증권사의 영업순자본비율은 540%를 상회하는 '과잉자본' 상태다. 강 연구원은 "대형IB 진출만이 방법은 아니다"며 "장외주식투자, 신용공여 등 충분한 자본을 가진 증권사들이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 있고, 이를 위해서는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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