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가 불안한데 한국만 승승장구?
세계가 불안한데 한국만 승승장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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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세계 경제는 마치 여기저기서 지진`해일에 화산 폭발까지 잇달아 일어나는 지구의 지각운동을 보는 듯하다. 그리스의 국가부도 위기가 한고비 넘기는가 싶더니 이번엔 아일랜드가 재정위기로 부도설에 휘말렸다. 거기다 포르투갈도 위험한 수준이라는 소식이 뒤따른다. 덕분에 금융시장은 급속히 혼돈 속으로 빠져들었다.

유럽이 가장 심각한 상태라지만 다른 곳이라고 잠잠한 것은 아니다. 유로연합 여러 나라의 금융`재정 상태 악화로 인한 후폭풍도 물론 크지만 그밖에도 저마다의 자국 내 사정이 맞물려 더 어수선하다.

미국과 환율을 두고 기세싸움을 벌이고 있는 중국은 갑자기 치솟는 물가에 비상이 걸렸고 일본은 또다시 장기불황에 빠져들까 노심초사한다는 소식이다. 그렇다고 이런 어수선한 분위기가 미국을 편하게 하는 것으로도 보이지 않는다.

그리스의 위기가 과도한 국가부채 탓이라는데 미국이 그보다 사정이 썩 나을 것도 없기 때문이다. 금융위기 뒷수습이 여전히 늪에서 허우적대는 모습인데다 중국과의 환율전쟁도 미국이 뜻하는 대로만 치러지는 게 아닌 성싶으니 앞으로도 그 상황을 벗어나기는 수월해보이지 않는다.

지난 번 서울에서의 G20 정상회담에서 이명박 대통령에게 처음엔 친근한 표현을 마구 써대다가 하루 만에 냉담해진 오바마 미 대통령의 발언이 화제가 됐던 것도 따지고 보면 한`미간 경제 현안이 뜻대로만 풀려가지 않는 데 대한 예민한 반응이었을 터다. 그만큼 지금 미국은 다른 어떤 문제보다 경제문제에 모든 관심을 집중하고 있지만 어디서도 뜻대로 구해지는 것은 없는 형국이다.

유럽 여러 나라에서 잇달아 발생하고 있는 재정위기는 단일통화권으로 묶이면서 어느 정도는 예상됐던 부작용으로 볼 수 있다. 경제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국가들이 위기를 겪으리라는 것은 쉽게 예상할 수 있는 문제였기 때문이다. 다만 그 위험 정도가 당초 계산보다 좀 더 심하게 나타나는 것이 현재의 문제다.

하지만 결국 유럽 내에서 어떻게든 해결을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미국 경제와 그 어느 나라보다 밀착돼 있는 일본의 경우는 그 덕분에 숫자상으로는 연속 성장세를 보이면서도 내적으로는 더 부실화하는 기현상을 보이고 있다.

일본의 올해 대졸자 취업률은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보이고 성장세가 계속되는 가운데서도 소비자신뢰지수는 연속 하락하는 중이라고 한다. 게다가 미국의 2차 양적완화 이후 미`일간 금리 차이가 확대되면서 엔고 현상은 반전될 조짐이 보인다지만 아직은 엔고로 인한 생산기지 해외 이전이 가속되는 상황이라고도 한다. 산업공동화의 우려가 그만큼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동시에 자국 내 취업률 저하로도 이어져 국가 경제 전체가 또다시 장기불황의 늪에 빠져드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지금 세계 경제에 가장 큰 위험요소로 등장하는 것은 세계의 공장이라고 불리는 중국의 긴축 소식이다. 아일랜드에 대해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는 지원의지를 확인한데 뒤따라 유럽중앙은행(ECB)과 국제통화기금(IMF)이 실사단을 파견키로 하면서 일단 금융시장 쇼크는 가라앉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물론 아일랜드 정부가 IMF 구제금융을 받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어 향후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는 미지수다. 간신히 국유화한 기업들마저 IMF가 개입하면 다시 민영화시키도록 압력을 받을 것이 분명한데 아일랜드 정부 입장에서 섣불리 IMF 구제금융을 받으려 들지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 해도 유럽 전체의 안정에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역내에서 조율에 의한 해법을 찾을 것으로 보여 장기적 우려는 오히려 적을 듯하다.

그러나 중국은 지금 개방 이후 지나친 대국화의 의욕에 휘말려 고속성장에 적절한 제동을 걸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미 외발자전거를 탄 이상 쉽사리 멈추기도 어려운 딜레마에 빠진 것이다.

이런 세계경제 속에서 지금 한국은 정부가 발표하는 각종 수치에 거품이 끼어 실상이 호도되는 것은 아닌지 점검해봐야 한다. 우리만 지금 매우 잘나간다는 데 일말의 의심조차 품기를 거부하는 사회적 분위기는 매우 위태로운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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