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비 엇갈린 수익형 부동산···지산·상가 울고 오피스텔만 '방긋'
희비 엇갈린 수익형 부동산···지산·상가 울고 오피스텔만 '방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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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피해 틈새 투자처 됐던 수익형 부동산···매매 거래 30%씩 급감
그러나 월세 시장에서 희비 엇갈려···오피스텔 평균 수익률 연 5.28%
세입자 구하기 어려운 지식산업센터·예금금리 못 미치는 상가 수익률
"경기 침체에 거래 회복 더디지만 오피스텔은 일부 투자 가치 유효"
서울 종로구의 한 오피스텔 밀집 지역. (사진=박소다 기자)
서울 종로구의 한 오피스텔 밀집 지역. (사진=박소다 기자)

[서울파이낸스 박소다 기자] 부동산 규제 강화 시절 틈새 투자처로 각광을 받던 오피스텔, 지식산업센터, 상가 등의 수익형 부동산이 고금리에 거래가 크게 위축된 모습이다. 그러나 이들에 대한 수요가 조금씩 다른 탓에 같은 불황이더라도 수익 면에서는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16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오피스텔 매매 거래는 2만7059건으로 2022년(4만3558건) 대비 38% 줄었고, 2021년 6만3010건에 비해서는 57%나 감소했다. 한국부동산원의 전국 오피스텔 매매가격지수도 2022년 7월부터 올해 2월까지 20개월 연속 하락 중이다.

지난해 지식산업센터 거래량도 3395건으로 1년 새 33.1% 급감했다. 2021년(8287건)과 비교하면 60% 가까이 줄어들었다. 아울러 전국 상가 거래량은 △2021년 3308건 △2022년 2119건 △2023년 1294건 등으로 지속 감소 중이다. 올해 들어서도 1월 거래량이 전월 대비 17.2%, 2월에는 10.4% 각각 줄어드는 등 큰 감소세를 보였다.

그러나 매매 거래 하락세와 달리 월세 시장에서 오피스텔은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오피스텔 수익률은 2022년 3월(4.73%) 이후 지속 올라 23개월 연속 상승 중이다. 전국 평균 5.28%의 수익률을 보이고, △서울 4.58% △경기 5.2% △인천 5.94% △대전 7.58% 등, 공급 과잉이 우려됐던 세종과 광주 등 지방 오피스텔도 6%를 웃돈다.

이는 1·2인 가구가 증가하고 지난해 역전세 우려 등이 전세시장을 덮치며 비(非)아파트 중에서 그나마 안전성이 높은 오피스텔에 세 거래가 집중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도심지역에 주택 신규 공급이 감소한 것도 오피스텔 월세 수요를 긍정적으로 만들었다. 수도권의 좋은 입지에서는 시세보다 월세를 5만원만 낮춰도 금방 나가는 등 공실이 거의 없는 상황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올라온 서울 빌라·오피스텔 월세 신규 계약 64만7965건(지난해 3월~올해 2월)을 분석해보면, 서울 전용 40㎡(약 12평) 이하 평균 월세는 85만원으로 1년 전(74만6000원) 대비 13.9% 올랐다. 같은 기간 매매 가격은 소폭 하락한 점을 고려하면 기존 임대인들은 투자금 대비 수익률이 크게 오른 셈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앞으로도 오피스텔 월세는 상승할 가능성이 다분하다"며 "올해 공급 부족 현상까지 더해질 경우 수익률이 5%대 중반까지 오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지식산업센터 분양자들은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임대료 없이 대출 이자만 내고 있는 상황이 빈번히 발생했다. 분양 당시 대출도 LTV 70~80%까지 가능했기 때문에 이를 다 받았을 경우 현재 고금리 상황이 겹치며 월세 시세보다 대출 이자 금액이 더 크다. 오죽하면 금융감독원이 지식산업센터 관련 대출이 PF 부실의 새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대출 규모와 연체율을 파악하자고 나설 정도다.

(왼쪽) 입주 기업 안내 표시판을 보면 대부분이 공실인 부분을 알 수 있다. (오른쪽) 복도를 따라 대부분의 사무실들이 비어있다. 현재 1실(전용20평)의 월세는 80만원~120만원(보증금 1000만원)으로 부동산에 나와있다. (사진=박소다 기자)
경기도 한 지식산업센터의 입주 기업 안내 표시판과 임대문의가 붙은 매물. (사진=박소다 기자)

잇따른 지식산업센터 공실 발생 원인은 일반 오피스에 비해 불리한 입지 조건, 공급 과잉 등 복합적이다. 일례로 현재 공급된 지식산업센터의 절반 이상이 경기도에 몰려있고 일부는 서울로의 대중교통 접근성이 불편한 편인데, 상대적으로 도심에 비해 월세가 저렴한 것은 사실이지만 직원들의 출퇴근을 고려하면 기업들이 선뜻 이곳을 선택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아울러 2021년부터 2023년까지 3년간 전국에서 신규로 총 10만4978실의 상가(복합쇼핑몰·오피스·주상복합·지식산업센터 등)가 공급됐다. 매해 3만실 공급에 이어 올해도 전국에서 2만2000여실의 신규 상가들이 추가 공급된다. △서울 4453실 △경기 8297실 △인천 3536실 등이다.

과잉 공급에 일반 상가 공실률도 높아지며 수익률도 하락했다. 전국 상가 공실률은 지난해 4분기 중대형 상가(13.2%→13.5%)와 소규모 상가(6.9%→7.3%), 집합상가(9.3%→9.9%) 모두 1년 새 늘어난 모습이다. 투자수익률도 같은 기간 중대형 상가가 연 5.54%에서 3.18%로 줄었고, 소규모 상가는 연 5%에서 연 2.8%로 2.2%포인트(p)나 떨어졌다.

수익형 부동산은 당초 아파트처럼 매매로 시세 차익을 얻기보단 주기적인 임대수익을 얻기 위해 분양된 것으로, 물건에 대한 대출이자보다 월세 수익이 더 높아야만 투자가치가 있다. 지식산업센터는 월세 수입보다 대출이자가 큰 상황에 그마저 세입자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고, 상가 수익률은 현재 시중 은행 예금금리인 3.5%에 못미치고 있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팬데믹 당시 크게 타격받았던 상가 시장은 늘어난 온라인 소비와 경기 침체에 거래 회복을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반면 오피스텔은 세입자들에게 아파트 대체제로 각광받고 있어 임대 수익이 목적이라면 투자 가치가 유효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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