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톡톡] '금녀의 벽' 높다···성인지 부족 '톱3' 건설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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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사 중 현대ENG, 女 임원 최저···현대, 女 직원 가장 적어
성별 임금 격차 가장 큰 곳은 GS건설···"건축‧토목업 특성 때문"
남녀고용평등, 가족친화문화 확립 등을 위한 각종 복리후생 제공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GS건설 본사 전경. (사진=각 사)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GS건설 본사 전경. (사진=각 사)

[서울파이낸스 오세정 기자] 각 분야에서 여성의 사회 진출이 활발한 가운데 건설업계는 여전히 '금녀의 벽'이 높다. 과거보다 여성 근로자 비율이 높아졌다지만 타 업종 대비 현저히 적은 수준이다. 특히 건설사 중에는 기업별 평균 70여명의 임원 중 여성이 단 1명뿐인 곳부터 근로자 평균 급여가 성별에 따라 5000만원 이상 차이 나는 곳까지 있어 업계의 성인지 감수성 수준이 여실히 드러났다.

15일 서울파이낸스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2023년도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상위 10위권 건설사(삼성물산·현대건설·대우건설·현대엔지니어링·GS건설·DL이앤씨·포스코이앤씨·롯데건설·SK에코플랜트)의 등기·미등기 임원 총 621명 가운데 여성 임원은 22명에 불과했다. 여성 임원 비율은 전체의 3.54%로, 4%에도 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전체 등기이사 62명 가운데 여성 등기이사는 8명, 사외이사가 아닌 실무를 담당하는 미등기 여성 경영 임원은 전체 559명 중 14명으로, 그 비율은 각각 12.9%, 2.50%에 불과했다. 여성 임원 비율이 1~2%대에 머물렀던 것과 비교하면 소폭 늘었지만 여전히 절대적인 수치 자체가 적다.  

업체별로 보면 9개 건설사에서 현대엔지니어링(60명), GS건설(52명), 포스코이앤씨(34명), 롯데건설(51명)은 여성 임원이 단 1명에 불과했다. 현대엔지니어링과 GS건설은 여성 등기이사를, 포스코이앤씨, 롯데건설은 미등기임원을 1명씩 뒀다. 대우건설의 경우는 유일하게 등기이사 8명 중 2명을 여성으로 채웠지만, 사외이사를 제외한 미등기 여성 임원은 아예 없었다.

전 산업계에서 성별에 따른 경계가 낮아진 데다 전 세계적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흐름 확산에 따라 남녀고용평등과 함께 사회적 다양성을 강조하는 가운데 이 같은 국내 건설사들의 움직임은 아쉬움을 자아낸다.

다만 대표적인 '남초' 산업으로 일컬어지는 건설업의 경우, 업종 특성상 전문 여성 인재 풀 자체가 턱없이 부족한 게 현실이라고 업계는 토로한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건설사들도 ESG 강화와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 등을 위해 비건설 분야 전문가 발탁에 나서면서 여성 사외이사 영입도 많이 늘었고, 과거 3~5% 내외 여성 직원 비율도 현재 10% 수준으로 개선이 많이 됐다"면서 "다만 건설 분야의 여성 전문가 자체가 적다보니 임원까지 올라가는 경우가 많지 않고 외부 수혈하는 수준에 그치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기준 9개 건설사의 근로자 수(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 기준) 3만3890명 중 여성 직원은 2670명(7.9%)에 불과했다. 여성 직원 비율이 가장 낮은 곳은 5.74%의 현대건설(4546명 중 261명)이었고, 이어 포스코이앤씨(3455명 중 254명), GS건설(3441명 중 274명), 현대엔지니어링(4450명 중 363명) 등 순으로 낮았다. 

특히 여성 근로자의 경우 건설사 주요 사업인 토목‧건축‧주택‧플랜트 등이 아닌 경영 지원 업무에 치우치는 경향이 나타나면서 평균 급여 수준도 남성 근로자 대비 4000만원에서 5000만원가량 차이가 났다. GS건설의 성별 임금 격차가 5300만원으로 가장 컸고, △현대엔지니어링 4400만원 △대우건설‧포스코이앤씨 4300만원 △현대건설 4100만원 등 차이를 보였다.

각 사 사업보고서 임직원 현황 취합. 
각 사 사업보고서 임직원 현황 취합. 

남녀성비 불균형, 임극 격차에 대한 지적과 관련해 건설사들은 업종 특성에 따라 여성 인력이 부족한 게 사실이지만 남녀고용평등, 가족친화문화 확립 등을 위한 다양한 복리후생 제도와 프로그램을 확대‧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여성 임원과 근로자 비율(7.04%, 13.35%) 모두 10대 건설사 중 가장 높게 나타난 SK에코플랜트는 SK그룹사 차원의 ESG 강화 기조에 맞춰 '구성원 행복 극대화' 철학을 공유하고 여성 이사 선임 및 여성 임직원 복지 정책 강화 등에 힘쓰고 있다. 특히 임신과 육아로 인한 경력 단절과 차별을 겪지 않도록 모성보호 신청자에게 분홍색 사원증 목걸이를 지급해 하루 최대 2시간 가량 단축근무를 하도록 권장하며, 난임 휴직제, 출산‧육아 휴직 임직원 대상 별로 인사평가 제도 등을 마련했다.  

여성 근로자 비율이 10.76%로, SK에코플랜트에 이어 두자릿수가 넘는 롯데건설도 일‧가정 양립을 위한 출산 축하금 및 격려 물품 지급, 여성 육아휴직 연장 시 최대 2년 가능, 유연근무제, 아기 소망 휴직(난임휴직) 최대 2회 사용 등 각종 복지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이 밖에 삼성물산 건설부문, 현대건설, 대우건설, DL이앤씨, 현대엔지니어링, 포스코이앤씨 등 건설사들은 직원들을 위한 사내 어린이집을 비롯해 자녀보육비, 가족돌봄휴가, 남성육아휴직제도 등 다양한 복리후생 정책을 펼치고 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업종 특성상 여성 지원자 자체가 적고 전통의 업 외에 다른 사업을 많이 하는 건설사와 비교해 수치로는 차이가 있을 수 있고 전통적인 제조업 기반 회사와 그렇지 않은 회사 간에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채용 시 별도 성비를 두거나 하는 것은 아니"라면서 "내부적으로 확인해본 결과, 직원들은 다른 건설사 대비 회사의 복리후생이 부족하다고 느끼진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GS건설 관계자는 "채용 절차에서 자격 요건에 부합하는 지원자에게 동등한 기회를 부여하며 채용 후에도 성별에 관계없는 동등한 인사관리 정책과 임금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면서 "여성 인력의 확보뿐 아니라 온라인 및 집합교육, 수익창출 등 여성 인력의 성장을 위해서도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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