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뉴스] 정길호 OK저축銀 대표, 업계 1위 SBI에 '도전장'
[CEO&뉴스] 정길호 OK저축銀 대표, 업계 1위 SBI에 '도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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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적인 영업·포트폴리오 확장으로 자산·순익 '쑥'
PF 부실·이자수익 악화 '악재'···건전성 관리 숙제
정길호 OK저축은행 대표 (사진=OK저축은행)
정길호 OK저축은행 대표 (사진=OK저축은행)

[서울파이낸스 김현경 기자] 저축은행업계 2위권 회사인 OK저축은행은 양강구도를 이루고 있는 1위 SBI저축은행과 자산·순이익 격차를 좁혀 나가며 리딩뱅크 자리를 넘보고 있다. OK저축은행이 비약적인 성장을 통해 1위 자리를 넘볼 수 있게 된 비결로 정길호 대표를 주축으로 한 공격적인 영업력과 영토 확장이 꼽힌다.

정 대표는 2016년 7월부터 OK저축은행을 이끌어온 업계 대표 장수 CEO다. OK금융그룹은 지난 2014년 부실은행인 예주·예나래저축은행을 인수한 후 통합 법인 OK저축은행을 출범했다.

출범 직후엔 최윤 OK금융 회장이 OK저축은행 대표직을 맡았지만 성장속도를 높이기 위해 설립 2년차인 2016년 정 대표를 선임, 전문 경영인에 의한 책임경영 체제로 변경했다. 출범 직후 기업 안정화를 위해 최 회장이 1년여간 잠시 대표직을 맡은 후론 CEO 변경 없이 정 대표가 계속 OK저축은행을 이끌어온 셈이다. 

정 대표는 아프로서비스그룹(OK금융그룹 전 사명) 경영지원본부장, OK저축은행 소비자금융본부장, OK저축은행 러시앤캐시 배구단 단장 등을 맡아온 'OK맨'으로, 회사 사정에 밝은 내부 인사다. 정 대표는 취임 때부터 공격적인 영업력과 영토 확장에 대한 의지를 밝힌 바 있다. 그는 당시 취임사를 통해 "중장기적인 수익성 확보에 모든 경영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했다.

실제 정 대표 취임 직후 OK저축은행은 온라인 전용 대출상품 라인업 대폭 확대, 씬파일러(금융거래 이력 부족자) 발굴, 직접 찾아가는 금융상담 등 공격적인 영업을 펼쳤다.

이를 기반으로 2016년 말 3조5500억원이었던 총자산은 2021년 10조원을 돌파했고, 지난해 말엔 13조9092억원까지 증가했다. 정 대표 재임기간에만 자산규모가 4배 가량 증가했다. SBI저축은행과의 자산격차는 2022년 2조4000억원에서 지난해 1조5800억원으로 크게 줄였다.

순이익도 큰 폭의 성장을 이뤘다. 2016년 92억원이었던 당기순이익은 2021년 역대 최대인 2434억원을 기록했다. 이후 2022년 하반기 레고랜드 사태로 수신금리가 급등하고 부동산PF 부실 등 악재가 겹치면서 순이익이 2022년 말 1387억원, 지난해 말 711억원으로 하락했다. 그러나 실적 부진은 부동산시장 침체, 금리 상승 등 환경적 요인에 따른 것으로 저축은행업계 전반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었다.

OK저축은행은 영토 확장에도 적극적인 모습이다. 최근 DGB금융지주의 지분을 매입해 최대주주로 올라선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OK저축은행은 지난 2월 29일 DGB금융지주 보통주 161만6645주를 취득, 총 1435만3529주(지분 8.49%)를 확보해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OK저축은행 측에선 단순 투자 목적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있지만, 업계에선 DGB금융의 핵심 계열사 DGB대구은행이 시중은행으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1금융권 진출을 간접적으로 노리고 있는 것 아니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OK금융이 종합금융그룹으로의 도약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같은 해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OK저축은행은 JB금융지주 3대 주주에도 이름을 올리고 있다. 현재 JB금융지주 보통주 2074만2753주(지분 10.63%)를 보유하고 있는데, OK 측은 이 또한 투자 목적의 지분 매입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단순 투자 목적이든 경영권 참여를 염두에 둔 결정이든 여러 회사에 지분투자를 해온 덕분에 OK저축은행은 큰 폭의 배당수익을 올리기도 했다. 지난해 OK저축은행의 배당수익은 326억원으로, 이는 전체 순이익의 절반에 해당하는 규모다. 저축은행업권이 적자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OK저축은행은 배당수익을 통해 실적 추락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었다.

공격적인 영업과 포트폴리오 확장을 통해 탄탄대로를 걸어왔던 정 대표지만 앞으로는 내실경영에 집중해야 한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 이자수익 감소, 건전성 지표 악화 등 악재들이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특히, 부실 고리로 여겨지는 부동산PF 대출채권 규모가 지난해 말 기준 1조831억원으로 총자산 대비 12.8%를 차지하고 있는 점이 부담이다. 회수가 어려울 것으로 추정되는 고정이하분류 여신만 9139억원에 달한다. 이는 총 여신의 7.6%에 달하는 규모다. 이에 대비하고자 지난해 말까지 쌓은 대손충당금만 9510억원이다.

OK저축은행은 올해 리스크 관리 등 경영 내실화에 방점을 둔다는 방침이다. 특히, 올해 PF사업장 대규모 정리, PF 추가 부실이 예고된 만큼 전담 대응조직을 통해 발생 가능한 리스크에 대비할 계획이다. 부실채권 상·매각 기조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OK저축은행은 지난해 대규모 부실채권 상·매각 등으로 충당금 환입에 따른 순이익 증가와 건전성 지표 개선 효과를 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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